[금융시장 공황기 자산관리법] 버티느냐 파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금융시장 공황기 자산관리법] 버티느냐 파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주변을 둘러보면 주식이나 펀드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이 드물다.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중동·아프리카펀드와 브라질펀드가 개인 투자자를 울렸다. 포스코·현대차·SK하이닉스·대우조선해양도 ‘못난이’ 주식이었다. 이들에 이른바 ‘물린’ 개인 투자자가 적지 않다. 지금이라도 과감히 버려야 하나, 아니면 좀 더 버텨야 하나. 투자 전문가들에게 이들의 전망을 들어봤다. 아울러 올해 지갑을 불려줄 만한 금융상품을 물색해봤다. 포커의 마지막 패를 열어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 레이스를 따라 붙을 때마다 초조해지고 자칫하며 손해가 늘 것 같은 조바심이 든다. 그럼에도 상대방이 가진 패가 궁금해서 견디기 힘들다. 종국에는 돈을 벌든 잃든 어떻게든 패를 열어보고 싶어진다. 손실이 난 주식이나 펀드를 가진 투자자가 손절매하기 어려운 이유와 같다.
“계속 쥐고 있을 거라고 결정했다면 지칠 때까지 기다려라.” 지난해 큰 손실을 냈던 펀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따져 묻자 익명을 요구한 한 펀드매니저가 결론으로 내놓은 말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럴 경우 통상 “자산배분을 달리 하는 게 좋다” “상반기에 손실이 더 커질 수 있으니 손절매하고 다른 상품을 찾아보라”고 권한다. 그러나 손실 난 펀드를 팔아 현금화해서 갈아탄다 해도 손실을 회복할 만큼 유망한 상품이 별로 없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온다. “어차피 이러지 저러지도 못 할거면 바닥이나 확인해 보고 장기적으로 가져가는 게 낫다. 그게 마음이 편하다. 언젠가는 오르지 않겠나.” 이미 난 큰 손실을 회복할 수 없다면 마음을 편히 가지고 길게 보란 것이다.
지난해 많은 투자자를 울린 ‘못난이’ 금융상품이 여럿 있다. 이런 최악의 금융상품, 올해는 어떨까? 올해 전망이 괜찮다면 수익률이 떨어진 현재가 저점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더 이상 회복이 되지 않을 거라면 미련을 두지 않는 게 상책이다. 지난해 연초 대비 연말 기준 최악의 수익률을 보인 상품에는 원자재펀드·브라질펀드 등이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국내 초우량 대기업 주식이 개인 투자자를 울렸다. 지난해 증시에서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1년 평균 수익률은 -34.1%였다. 이 중 포스코(-39.6%)·SK하이닉스(-35.6%)·현대차(-11.8%)·대우조선해양(-72.5%) 등이 성적이 특히 나빴다.
지난해 성장세가 꺾인 중국이 이들 펀드와 기업 가치를 떨어뜨린 장본인이다. 세계 석유 소비량 2위인 중국의 생산력이 더뎌지면서 석유 수요가 줄어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일로에 있다. 석유와 원자재 생산에 기댄 신흥국과 중동국가가 도미노 침체에 빠지면서 관련 주식과 펀드가 힘없이 주저앉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도 하락을 부채질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직격탄이 됐고 그 여진이 장기화돼 연말까지 투자자를 울렸다. 원자재에 기댄 중동·아프리카펀드도 더불어 손실을 냈다. 지난해 중국 증시 쇼크의 여파를 입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국내 주가연계증권(ELS)은 올 초 손실 구간에 접어들었다. 개인 투자자의 손실이 커질 전망이다.
때문에 이미 손실이 난 금융상품을 쥐고 있는 투자자는 좌불안석이다. 바닥에 접근한 거라면 오히려 판단하기 쉽다. 이른바 ‘물타기’를 하든 손절매를 하든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머지않아 반등 가능성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투자 전문가들은 “여유가 있다면 기다리고, 없다면 상대적으로 유망한 주식·펀드를 골라 수익률별로 상품을 분리·재투자(포트폴리오 재구성)하라”고 입을 모은다. 유망 상품은 뭐가 있을까. 국내에선 바이오·헬스케어·자동차·화학·정유·화장품·미디어콘텐트·신규상장 종목이 기대를 모은다. 해외 상품으론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의 내수·경기방어주가 꼽힌다. 달러화 예금이나 관련 펀드도 ‘효자’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 박상주 기자 sangjoo@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계속 쥐고 있을 거라고 결정했다면 지칠 때까지 기다려라.” 지난해 큰 손실을 냈던 펀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따져 묻자 익명을 요구한 한 펀드매니저가 결론으로 내놓은 말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럴 경우 통상 “자산배분을 달리 하는 게 좋다” “상반기에 손실이 더 커질 수 있으니 손절매하고 다른 상품을 찾아보라”고 권한다. 그러나 손실 난 펀드를 팔아 현금화해서 갈아탄다 해도 손실을 회복할 만큼 유망한 상품이 별로 없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온다. “어차피 이러지 저러지도 못 할거면 바닥이나 확인해 보고 장기적으로 가져가는 게 낫다. 그게 마음이 편하다. 언젠가는 오르지 않겠나.” 이미 난 큰 손실을 회복할 수 없다면 마음을 편히 가지고 길게 보란 것이다.
지난해가 최악인줄 알았더니…
지난해 성장세가 꺾인 중국이 이들 펀드와 기업 가치를 떨어뜨린 장본인이다. 세계 석유 소비량 2위인 중국의 생산력이 더뎌지면서 석유 수요가 줄어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일로에 있다. 석유와 원자재 생산에 기댄 신흥국과 중동국가가 도미노 침체에 빠지면서 관련 주식과 펀드가 힘없이 주저앉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도 하락을 부채질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직격탄이 됐고 그 여진이 장기화돼 연말까지 투자자를 울렸다. 원자재에 기댄 중동·아프리카펀드도 더불어 손실을 냈다. 지난해 중국 증시 쇼크의 여파를 입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국내 주가연계증권(ELS)은 올 초 손실 구간에 접어들었다. 개인 투자자의 손실이 커질 전망이다.
때문에 이미 손실이 난 금융상품을 쥐고 있는 투자자는 좌불안석이다. 바닥에 접근한 거라면 오히려 판단하기 쉽다. 이른바 ‘물타기’를 하든 손절매를 하든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머지않아 반등 가능성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투자 전문가들은 “여유가 있다면 기다리고, 없다면 상대적으로 유망한 주식·펀드를 골라 수익률별로 상품을 분리·재투자(포트폴리오 재구성)하라”고 입을 모은다. 유망 상품은 뭐가 있을까. 국내에선 바이오·헬스케어·자동차·화학·정유·화장품·미디어콘텐트·신규상장 종목이 기대를 모은다. 해외 상품으론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의 내수·경기방어주가 꼽힌다. 달러화 예금이나 관련 펀드도 ‘효자’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 박상주 기자 sa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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