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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별 반퇴테크 성공 전략] 3040 금융상품 늘리고, 50대 보험 챙기고

[세대별 반퇴테크 성공 전략] 3040 금융상품 늘리고, 50대 보험 챙기고

재테크 세계엔 ‘100-나이’ 법칙이 있다. ‘100-나이’만큼 주식·펀드 등 수익성 상품에 투자하고 나이만큼은 예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라는 얘기다. 이를테면 30세는 30%를 안전자산에, 70%를 투자자산에 넣으라는 거다. 증시의 오르내림에 따라 다른 공식을 내세우는 사람도 있다. 물론 금과옥조는 아니다. 나이 들수록 안전자산을 늘리라는 메시지가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반퇴테크’ 성공을 위해 세대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30~40대는 중도해지가 어려운 상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50대는 보험과 부동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고, 60대는 최저 생활비라도 짜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반퇴를 준비하기에는 60대는 끝났고, 50대는 늦었다지만 그래도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30~40대는 중도해지 어려운 상품:
30~40대는 한창 자산을 모아야 할 단계다. 노후준비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고, 저축할 여력이 약하다. 그래도 30~40대는 3층 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첫 세대라는 분석이다. 개인연금에 대한 세제 혜택이 2001년 도입되고, 퇴직연금제도 역시 2005년 시작돼 이때 사회 생활에 뛰어든 30~40대가 온전한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50대 이후 상당수가 퇴직금을 중간정산한 것과 비교된다.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이사는 “30~40대는 3층 연금만 잘 활용하면 반퇴테크의 기본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을 중단 없이 납입하면 가입기간이 보통 30년은 넘는다. 연금수령액은 기간에 비례해 늘어나 30~40대는 앞선 세대보단 많은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반퇴 생활을 지탱하는 다른 기둥은 퇴직연금이다. 매달 300만원을 버는 30~40대 직장인이라면 퇴직 때까지 2억~3억원을 굴릴 수 있다. 다만 잦은 이직은 피하는 것이 좋다. 확정급여형(DB)에 비해 확정기여형(DC) 가입자는 스스로 투자상품을 선택하고 운용성과에 책임지기 때문에 수익률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중도 해지가 어려운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 상품으로 ‘세 번째 3층 연금’인 연금저축이 있다. 연간 최대 4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금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 받으면 기타소득세(16.5%)를 내야 한다. 쉽게 갈아타기 힘든 만큼 반퇴 때까지 그 돈이 남을 확률이 높다.

위험을 감수하는 성향이라면 3월 14일 출시된 개인종합자산계좌(ISA)를 통해 다양한 파생상품을 담는 것도 새로운 전략이다. 2월부터 비과세 혜택을 받기 시작한 전용 해외펀드도 눈여겨봐야 한다. 김태훈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선진국 투자 비중을 70% 이상으로 유지하면서 나머지는 신흥국 펀드에 투자하는 분산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50대부터 포트폴리오 조정:
100세까지 산다고 하면 50대는 인생의 전환점이다. 50대 이후 ‘밥보다 약을 많이 먹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래서 투자 못지 않게 ‘건강’을 위한 주머니를 따로 둬야 한다. 건강 자산과 관련해 ‘행복수명’이란 개념에 눈을 떠야 한다. 행복수명은 단순한 생체 나이가 아니라 본인과 가족 모두 오랫동안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나이를 뜻한다. 전문가들은 50대는 사실상 행복수명을 늘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있다.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행복수명을 늘릴 수 있는 것은 은퇴 전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노년·은퇴설계지원센터장인 최현자 교수(소비자학)는 “최근 50대가 반퇴 준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어 다른 시대에 비해 자산 관리에 가장 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상품 중 건강과 가장 관련이 높은 보험 포트폴리오를 잘 짜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좋지 않거나 건강이 허락해도 보험료가 비싸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기 어렵다. 그래서 과거 가입한 보험의 효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꼼꼼히 보험료를 내야 한다. 최근 병력이 있어도 가입가능한 유병자 보험 상품이 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은 비싸다. 중대 질병 보장은 챙기는 것이 좋다. 실손 보험은 중복 가입을 피해야 한다. 여기저기 중복 가입한다고 해서 보험금을 더 받는 것이 아니다. 상반기 중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서 중복 여부를 체크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 예정이다.

50대는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이윤학 소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 50대의 보유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74%나 된다”며 “집을 줄이거나 규모를 줄여서 그 차액만큼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을 현금화할 경우 일단 유동화가 쉬운 CMA와 같이 단기 상품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60대는 최저 생활비라도 짜내자:
공격보다 수비가 중요한 시기다. 대부분 퇴직해 30년 넘게 누려오던 안정적 급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결국 기존 자산에서 최저 생활비 나올 곳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우선 생활비를 짜낼 수 있는 곳은 퇴직급여인데 수령 방식을 잘 선택해야 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4년까지 퇴직급여 수령자의 96%가 일시금으로 받았다. 지난해부터 세법이 바뀌어 퇴직급여를 연금형태로 수령하는 것이 유리해졌다. 연금 형태로 받을 경우 기존 퇴직소득세의 70%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위험은 대출금이다. 부채 상환에 당장 써야 한다면 퇴직급여의 일부만 일시금으로 찾아야 한다. 이재철 모네타 수석컨설턴트는 “저금리 상황에서 기존 대출을 모두 갚는 것보다 이 부채를 레버리지(지렛대)로 삼아 연금형 펀드 등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반퇴 테크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보험료 납입이 끝난 일부 종신보험을 은퇴 자금으로 만들 수 있다. 사망 보험금이 필요한 기간까지 보장받다가 이후 연금으로 전환해 받는 장점이 있다. 최근 60대 이후에도 들 수 있는 일시납 상품도 나왔다. 푸르덴셜생명이 3월 초 내놓은 ‘무배당 평생소득 변액연금보험’이다. 가입연령을 84세까지 높여놨다. 씀씀이도 줄여야 하는데 사지 않고 빌려 쓰는 것도 방법이다. 자동차 리스나 렌트도 고려해야 한다. 구입 뒤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물건은 빌려 쓰는 편이 낫다. 퇴직 뒤 고정 수입이 없어 결국 주택연금에 눈을 돌리는 이도 늘고 있다. 문진혁 우리은행 세무팀장은 “주택연금 등 역모기지 상품은 최후의 보루”라며 “월세가 나올 수 있는 또 다른 부동산으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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