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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RLD’S BILLIONAIRES] 서경배 회장, 5년 만에 993위에서 148위로

[THE WORLD’S BILLIONAIRES] 서경배 회장, 5년 만에 993위에서 148위로

여전한 ‘K-뷰티’의 인기 덕분일까.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재산 77억 달러(한화 약 8조9500억원)로 세계 억만장자 순위 148위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2위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2011년부터다. 당시 재산은 12억 달러로 993위였다. 5년 만에 재산이 6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해 순위는 185위로 재산은 72억 달러였다.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식 4565만5120주(보통주 4444만3620주, 우선주 21만1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률은 보통주 55.7%, 우선주 13.3%다. 아모레퍼시픽 보유 주식은 626만4450주(10.72%)다. 지난해 400만원선을 넘은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같은 해 5월 액면가를 10분의 1로 줄이는 액면분할 이후 주가 상승, 거래량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3월 18일 39만4000원을 기록했다. 3년 전 주가와 비교하면 313% 상승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5조6612억원 매출과 9136억원 영업이익의 실적을 올리면서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5조원을 돌파했다. 대표 브랜드 설화수는 지난해 12월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는 한류가 아모레퍼시픽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K-뷰티’ 열풍이 아모레퍼시픽 성장의 유일한 이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믿는 것은 제품의 힘이다. 그는 매년 매출의 2%를 연구개발(R&D)비로 지출한다. 중국에는 1994년에 일찌감치 진출했다. 중국 법인은 2007년 첫 흑자를 낸 뒤 2014년 매출 4673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2~3년 동안 중국 사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모레퍼시픽 주가 3년 만 313% 상승
서 회장은 더 넓은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지난해 창립 70주년을 맞아 “2015년 북미, 2016년 중동, 2017년 남미시장에 진출해 2020년까지 매출 12조원, 해외 매출 비중 50%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2000년대 초 미국 뉴욕의 버그도프굿맨·니만마커스 백화점에 입점한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미국 대형마트 타겟에 이어 지난해 캐나다의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매장 60여 개에 라네즈를 선보이며 세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중동시장 진출을 위한 시장조사에 나섰다.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계획을 한 단계씩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전체 매출의 22%를 해외에서 거뒀다.

1987년에 태평양화학(현 아모레퍼시픽 그룹)에 입사한 서 회장은 ‘아시아의 미’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경영인이 아니면 문화평론가가 됐을지 모른다고 할 만큼 개인적으로도 예술과 문화에 관심이 많다. 지난해 미술관 운영, 전시회 개최 등의 활동을 높이 평가 받아 미국의 미술잡지 아트뉴스가 선정하는 ‘세계 200대 컬렉터’로도 뽑혔다. 그는 “화장의 기본은 클렌징”이라며 회사 제품을 모두 써보는 글루밍족이기도 하다.

이번 조사에서 서 회장의 장녀 서민정(25)씨의 주식가치는 포함하지 않았다. 서씨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우선주와 아모레퍼시픽 우선주를 각각 241만2710주(2.71%), 1110주(0.01%) 보유하고 있다.

- 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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