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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의 왕 로드 치프

도로 위의 왕 로드 치프

깃털처럼 가볍고 눈부시게 멋진 클래식 캠핑카 볼러스가 80년의 휴식을 끝내고 도로 위로 나섰다. 한 부녀의 각별한 의지 덕분이다.와튼 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로 졸업하고 모나코 국제대학에서 금융학 석사학위를 딴 제네바 롱(Geneva Long)은 일찍부터 자신에게 사업가 기질이 있음을 알았다. 하루 빨리 사업을 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던 그녀는 잊혀진 브랜드를 현대화해서 출시하는 방법을 기획했다. “어렸을 때부터 사업체를 일구어 가는 부모님 모습을 보며 성장했다”고 25세의 롱은 말했다. “방향 전환이 필요하거나 실수를 하는 순간이 있어도 사업을 하는 부모님은 언제나 최고로 재미있어 보였다.”

제네바 롱의 부모 존 롱과 헬레나 미첼은 20년 전 인터넷 뱅킹 시스템을 처음 개척한 선구자다. “1999년 헬레나와 함께 7년간 키워온 직원 400여 명의 사업체 쿼드라비전을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 금융기관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었다”라고 존은 설명했다.

조기 은퇴 후 처음 몇 년간 존은 1935년형 볼러스 로드 치프(Bowlus Road Chief) 캠핑 트레일러를 자기만의 스타일로 바꿔 복구하는데 투자했다. 1937년형 타트라(Tatra) 빈티지 모델 뒤에 매달고 로드트립을 떠나기 위해서였다. 그는 2011년 노력의 결과물을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선보였고 목표를 이뤘다. “볼러스 로드 치프는 실질적으로 유령 상표권과 다름 없었다”고 제네바가 덧붙였다. “상표가 등록된 적이 없었고, 다른 누군가 보유하던 적도 없었다. 그래서 상표권 습득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쉬웠다.”
 가볍고 효율적인 여행용 캠핑카
홀리 볼러스(Hawley Bowlus)가 찰스 린드버그의 비행기 ‘스피릿 오브 세인트루이스’ 제작을 완료하고 수 년 후 개발한 볼러스 로드 치프는 시대를 80년이나 일찍 타고 태어났다. 활공기와 글라이더 설계에서 세계를 선도하며 리어젯 초기 개발에 참여했던 그는 항공기와 경주용 자동차 엔지니어링 및 설계 원칙을 여행용 캠핑카에 적용했다. 그렇게 탄생한 로드 치프는 경량의 무게, 낮은 중심, 안정된 공기역학 구도와 1인치도 낭비하지 않는 효율적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오리지널 볼러스는 지금도 효율적으로 느껴지는 내부구성과 함께 스트림라인 모던(Streamline Moderne) 에어스트림(Airstream) 트레일러 또한 로드 치프가 아니었으면 존재하지 못했을 수 있다. (볼러스 마케팅을 총괄했던 월리 바이엄이 세운 회사가 바로 에어스트림이다.) 1935년형 볼러스가 2011년 애리조나 구딩 앤 컴퍼니 스코츠데일 경매에서 18만7000달러에 낙찰되는 등, 오리지널 로드 치프의 매력은 지금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롱 부녀는 2014년 브랜드를 재단장하며 볼러스를 21세기 무대로 끌고 왔다. 지난 한 해 동안 로드 치프는 10대가 판매됐고, 보증금이 입금된 25대가 추가 제작 중이다. 가격대는 다양하다. 조금 단순한 3인용 헤리티지 에디션은 11만5000달러이고, 4명까지 수용 가능한 오픈 로드 에디션은 14만 달러다. 트레일러 내부 천장과 패널은 속은 자작나무, 겉은 단풍나무 비니어로 깔았다. 구매자는 다양한 컬러 테마와 특수장비 중에서 마음에 드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이 일하고 여유를 즐기는 방식을 세심하게 고려했다”고 존은 말했다. “무선 증폭기를 설치해서 이동 중에도 태블릿 PC나 노트북을 충전해 장시간 운전 중이라도 좋아하는 음악을 스트리밍하거나 일을 처리할 수 있다. 태양 전지판 배선과 함께 에너지 저장이 가능하고, 수명이 긴 AGM 배터리를 장착해서 어디든 원하는 기간 동안 여행이 가능하다. 고객이 어떤 장애도 없이 자신의 꿈을 따라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빈티지 로드 치프는 우리의 스타일 아이콘이자 디자인 DNA”라고 존은 말을 이었다. “새로운 로드 치프 모델은 24피트까지 길이를 늘리고, 폭은 80인치로 늘렸다. 내부 높이도 6피트 4인치로 높아졌다. 그러나 오리지널 모델이 가지고 있는 2024-T3 항공기 알루미늄 소재와 항공기 동체에 사용되는 리벳 5000개로 견고하게 고정한 일체형 프레임은 그대로 유지했다. 일체형 프레임은 항공기 날개나 동체와 흡사한 경량 구조를 가진다.”
 SUV나 럭셔리 세단과도 연결 가능
로드 치프 총 무게는 트레일러 기준에서 깃털과 다를 바 없는 2300파운드(약 1000㎏)다. 동일한 길이의 다른 트레일러 무게와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다. 우월한 공기역학 구조와 낮은 무게중심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SUV나 크로스오버, 럭셔리 세단과도 연결해 끌고 다닐 수 있다. “여행용 트레일러를 끌기 위한 차량을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어 많은 사용자에 어필할 수 있다”고 존은 설명했다.

제네바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2011년형 포르쉐 파나메라 V6 뒤에 로드 치프를 연결해 끌고 다닌다. 헬레나도 자신의 애마 사브(Saab) 컨버터블과 로드 치프를 연결해서 사용한다.

새롭게 탄생한 볼러스의 고객층을 대표하는 사람이 바로 텍사스 흉부외과의 스태튼 오트리와 그의 아내 블라이드다. 이들은 지금까지 사용하던 27피트 길이의 에어스트림과 이를 끌고 다니기 위해 필수적이었던 거대한 몸집의 차량을 버리고, 볼러스와 메르세데스 SUV로 바꿨다. 블라이드와 5살짜리 딸 릴리언은 가족여행 일기를 함께 기록하는 중이다. 훗날 릴리언이 자기 자식과 지금의 로드 치프를 끌고 같은 여행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스태튼은 볼러스를 ‘스피릿 오브 어드벤처’라 이름 지었다. 릴리언이 제일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업(Up)’에 나오는 비행선과 비슷하게 생겨서 지은 이름이다.

“볼러스 로드 치프는 우리의 상상력을 사로잡는다”고 존 롱은 말했다. “‘다음은 뭘까’가 궁금해진다.”

- MARK EWING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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