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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현대 3공장 현지 르포

베이징현대 3공장 현지 르포

베이징현대는 올해 중국 진출 합작회사로서는 최단기간에 800만대 판매를 돌파할 전망이다. 신형 아반떼 ‘링동’을 내놓고 100% 풀가동 중인 베이징현대 3공장이 그 중심에 있다.
중국 베이징 북서쪽 순의구 양진지구에 위치한 베이징현대차 3공장 의장라인에서 근로자들이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공장 정문에 들어서자 2층 높이의 건물 사이에 연결된 다리로 이동하는 차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도장 공장에서 도장을 마친 차체가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조립 공장으로 이동중이었다. 차체마다 색색의 컬러로 반짝이는 것이 마치 쇼윈도 같다. 지난 4월 26일 찾은 중국 베이징 북서쪽 순의구 양진지구에 자리한 베이징현대 제3공장으로 들어서자 마자 기자의 시야를 꽉 채운 첫 장면이다.

차체공장 내부에서는 프레스라인에서 자동차의 문짝·후드 등에 쓰이는 패널을 쉴 새 없이 찍어내고 있다. 현대하이스코와 포스코, 신일본제철 등에서 공급받는 철판이다. 5400t 무게의 ‘트랜스퍼 프레스’ 라인에서 각 부위에 들어가는 모양대로 성형된다. 패널은 차체공장으로 옮겨져 100% 자동으로 용접이 진행된다. 용접 공장의 433대 로봇은 모두 현대중공업에서 제작했다. 이어 도어, 트렁크, 후드, 사이드패널, 플로어 등의 내·외판이 조립되면 도장 공장에서 색깔이 입혀지며, 의장 공장에서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각종 모듈이 장착됐다. 제작을 마친 차량은 기능 검사와 주행테스트를 거친 후 공장 출구를 나선다. 공장을 도는 내내 귀에 거슬릴만한 소음은 없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겪으며 중국 내 합작 브랜드 가운데 판매량 5위로 밀렸다. 그러나 지난 3월 전달보다 89% 증가한 10만549대를 팔아 다시 4위로 복귀하면서 연초 부진을 털어내고 있다. 공장에서 만난 권혁동 베이징현대 판매담당 부총경리(전무)는 “지난해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소비패턴 변화로 가격이 저렴한 중국 로컬 브랜드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판매가 몰렸고 이 같은 추세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졌다”며 “지난달 신형 아반떼인 ‘링동’을 출시하는 등 신차 출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2분기 이후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년 부진 딛고 합작 브랜드 4위 복귀
현대차는 2002년 베이징현대를 설립한 이후 지난 1분기까지 누적 755만대를 판매하고, 올해 안에 중국 진출 합작회사로서는 최단기간 800만대 돌파를 예정하고 있다. 현지에서 ‘현대 속도’로 불리는 이 같은 대성과의 중심에 베이징현대 3공장이 있다. 2012년 3공장이 양산에 돌입하면서 현대차는 중국시장에서 연간 100만대 시대를 열었다. 총 146만㎡(약 44만평)의 부지 위에 26만㎡(약 8만평) 규모의 대규모 공장으로 연간 생산능력은 45만대다. 베이징차와 현대차가 각각 50대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3공장에선 현재 위에둥·링동·밍투·싼타페 등 4개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중국 현지 전략형 모델인 링동(아반떼 MD)의 활약이 눈부시다. 2012년 베이징 3공장 양산과 함께 출시되어 올해 3월까지 44개월 동안 월평균 19500대 정도가 팔려나갔다. 베이징현대의 베스트셀러 모델로 지난해 12월엔 3만5654대가 팔려 중국 진출 이래 단일 차종 최다판매기록을 세웠다.

이곳에선 시간당 차량 97대가 생산된다. 2개의 최종 라인 가동 덕분이다. 차 1대가 완성돼 나오기까지의 시간인 대당 생산시간(HPV)은 15.8시간으로 국내 공장(30시간)보다 약 두 배 가량 빠르다. 4000여명 직원의 평균 나이는 27.8세. 특히 생산라인에선 23세의 젊은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주야간 10시간씩 교대 근무가 이뤄진다. 이날도 수 km에 이르는 전체 공장 라인은 멈춰선 곳 없이 100% 가동 중이었다.

3공장은 주문생산 95%라는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을 갖추었다. 매주 화요일 중국 전역의 딜러들에서 주문을 받으면, 목요일에 생산 계획을 수립하고 다음 주에 차량이 출고된다. 생산량과 판매량이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재고 부담이 없다.

김봉인 베이징현대 생산부본부장(부사장)은 “베이징 현대는 올해 112만대를 판매해 합작 브랜드 4위를 지킬 것”이라며 “최근 몇 년 새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SUV모델로 매출의 45%를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완성차업체가 소형차를 대거 출시하고 있어 우리는 쏘나타 등 D급 세단과 SUV라는 S급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중국 로컬 브랜드와 아우디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의 중간 시장 미드마켓을 뚫겠다는 것이다.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4공장인 창저우(滄州) 공장이 완공된다. 5공장인 충칭(重慶) 공장도 내년부터 가동 예정이다. 4·5공장이 가세할 경우 생산능력은 현재의 연간 105만대에서 165만대로 확대된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 판매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과잉생산을 우려하는 흐름도 있다. 이에 대해 김봉인 생산부본부장은 “중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8%에 이어 올해 10%의 성장이 예상되는 등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여전히 산업수요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조직과 상품력 등 내실을 강화해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고 자신했다.

현대·기아차는 신형 아반떼와 신형 스포티지 등 주력 볼룸 모델 출시로 상품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고, 주국 친환경 정책 강화 흐름에 맞춰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의 현지 양산을 통해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도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한 내년 중국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중국 현지 생산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베이징(중국)=조득진 기자
 [박스기사] 2016 베이징 모터쇼 - 현대차에 덤비는 중국 로컬 브랜드
현대자동차는 4월말 열린 베이징 국제모터쇼에서‘중국형 베르나(중국명 위에나)’를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 4월 25일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시작된 ‘2016 베이징 모터쇼’는 중국 로컬 브랜드의 굴기(倔起)였다. 과거 ‘짝퉁차’라는 오명을 벗고 디자인과 품질 면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평가다. 이번 모터쇼에는 상하이차·제일차·둥펑차 등 중국 3대 완성차 업체를 포함해 70개 이상의 현지 업체들이 참가했다.

특히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해외 브랜드를 좇는 추격자에서 업계 기술을 선도하는 리더의 모습을 보였다. 세계 최대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데 이어 자율주행차·친환경차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상하이차(上海汽車), 디이차(第一汽車), 둥펑차(東風汽車) 등 중국 3대 완성차 업체를 포함해 70여개 로컬 브랜드가 참여한 올해 베이징 모터쇼에서도 중국 ‘로컬 브랜드’의 선전은 눈부셨다. 모터쇼에 등장한 모델만 보면 자율주행 능력과 전기차 등 친환경 분야에서 한국 완성차 업체를 훨씬 앞서 있다.

창안자동차는 자체 개발한 무인자동차 ‘루이청’ 두 대로 2000㎞를 달려 모터쇼 일정에 맞춰 베이징에 도착했다. 충칭(重慶)에서 시작해 쓰촨성(四川省), 허난성(河南省) 등지를 시속 120㎞ 속도로 6일 동안 달렸다는 설명이다. 중국 IT기업 러스왕의 자회사 러에코도 자율주행 전기차 ‘러시’를 전시했다.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 S’보다 성능 면에서 한 단계 앞선다는 주장이다. 상하이차가 공개한 SUV ‘롱웨이 RX5’에는 알리바바와 개발한 차량용 사물인터넷(IoT) 운영시스템이 채택됐다.

중국 정부가 친환경 자동차 보급 정책을 시행하는 만큼 이번 모터쇼에서는 친환경차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친환경 전용차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아이오닉 전기차를 글로벌 시장에 처음으로 내놓았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 중국 시장에 출시 예정인 하이브리드 SUV ‘니로’를 미리 선보였다.

현대차는 모터쇼에서 ‘중국형 베르나(중국명 위에나)’를 처음 공개했다. 이병호 베이징현대 총경리(부사장)는 “중국 20~30대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도심형 세단으로, 중국의 도로 특성에 맞춰 승차감을 집중 개선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대차의 미디어 행사엔 위에나의 홍보대사인 가수 지드래곤이 나타나 1000여명의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행사장 안팎을 가득 메웠다.

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과거 ‘카피캣(copycat·모방품)’이라 눈총 받던 중국의 자동차 업체들이 큰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합작회사 중심이었던 중국의 자동차 산업 정책이 중국 토종 기업 지원으로 바뀌면서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디테일이 다소 떨어지고 내구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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