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식품 업계 장수 제품 리뉴얼 열풍]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왕들의 귀환’
[제과·식품 업계 장수 제품 리뉴얼 열풍]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왕들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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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당시 동양제과(현 오리온)가 야심차게 내놓은 초코파이는 42년 만인 지난 3월, 창립 60주년을 맞아 ‘초코파이 바나나’라는 형제를 맞게 됐다. 갑자기 나온 바나나맛이 아니다. 2013년부터 강수철 파이개발팀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연구원이 3년 간 딸기·헤이즐넛 등 20여 가지 맛을 후보로 놓고 실험하다 최종 낙점한 작품이다. 초코파이 마시멜로 부분에 생 바나나를 넣어 부드러움과 풍미를 극대화하고, 파이 부분에는 우유·계란 함량을 늘려 폭신폭신한 식감을 강화했다. 이 익숙한 신제품은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숙한 2030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화제가 돼 출시 초기 매장 진열과 동시에 전량이 판매되는 품귀현상이 벌어졌다. 초코파이 바나나는 지난 6월까지 약 7500만개가 팔렸다. 매출 230억원을 기록했다.
초코파이 바나나, 식품 업계에 바나나 트렌드 몰고와
빙그레는 지난 3월 제품의 맛을 바꾸는 대신 바나나맛우유를 테마로 한 ‘옐로우카페(Yellow Cafe)’를 개점했다. 바나나맛우유를 주요 재료로 사용해 라떼와 쉐이크, 소프트 아이스크림 메뉴를 판매하는데, 월 평균 매출이 1억원 수준으로 현대시티아울렛동대문점에서 운영 중인 카페 매장 중 1위다. 특히 바나나맛우유 모양을 재현한 열쇠고리(키링)와 텀블러, 머그컵 등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고가로 재 판매 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장수 음료수 제품 하나가 테마 카페라는 형태로 사업 영역을 넓혀 또 다른 인기 상품을 양산해 낸 것이다. 바나나맛우유 제품 자체 매출도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나 증가했다. 빙그레 조용국 홍보팀장은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손상하지 않는 범위에서 어떻게 하면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까 고민하다가 카페 형태를 생각해 냈다”며 “친숙한 제품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온·오프라인에서 공유 확산이 일어나게 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42년 간 ‘온 가족이 함께 떠먹는’ 아이스크림이었던 빙그레 투게더는 1인용 싱글컵으로 재단장했다. ‘작은 사치’로 요약되는 디저트 문화를 반영해 고급 재료를 쓰고 맛도 다양화했다. 빙그레는 최근 1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에 주목해 지난 6월 900mL짜리 기존 투게더 용량을 처음으로 8분의 1 수준인 110mL로 줄였다. 맛도 기존 바닐라맛 외에 씨솔트카라멜, 그린티라떼 등 고급 디저트 카페에서나 볼 수 있는 맛을 추가로 내놨다. 투게더 소용량 제품은 출시 한 달 반 만에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했다.
해태제과의 홈런볼은 1981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탄생한 과자답게 최근의 역동적인 키덜트(Kidult) 문화를 흡수했다. 어린이는 물론 20~30대 젊은 세대들도 캐릭터 상품을 선호하는 문화가 계속 강화하면서 35년 만에 홈런볼의 야구소년 캐릭터를 새롭게 리뉴얼한 것이다. 기존 야구배트를 들고 있는 모습 외에 스윙하는 동작(3개), 공 던지는 동작(3개), 멋진 수비 동작(3개), 베이스 동작(2개), 포수(1개) 등 총 12가지 다양한 모습을 포장에 담았다. 해태제과는 이들 캐릭터를 활용해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6월부터 홈런볼 까망베르치즈맛을 보다 대중적인 크림치즈맛으로 리뉴얼했다.
롯데제과는 올해 간판 상품 2개가 동시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한창 고무돼 있다. 주인공은 ‘몽쉘’과 ‘월드콘’이다. 1990년 ‘몽쉘통통’이란 이름으로 출시된 ‘몽쉘’은 올 들어 6월까지 매출이 450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67% 늘어났다(99년 이름에서 살찌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통통’을 없앴다). 올해 매출은 작년의 두 배인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엔 지난 3월 출시된 ‘몽쉘 초코&바나나’의 인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출시 이후 약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는 기세를 몰아 최근 ‘몽쉘 그린티 라떼’와 ‘몽쉘 코코넛&밀크’등으로 몽쉘 라인업을 확대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는 월드콘은 올해 빙과 시장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 5월까지 비수기임에도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매출 320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에는 최근 1~2년 전부터 30주년을 앞두고 포장 디자인을 리뉴얼하고 소비자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맛을 속속 내놓은 것이 큰 역할을 했다. 롯데제과는 월드콘 바닐라를 ‘월드콘 마다가스카르바닐라’로, 월드콘 커피를 ‘월드콘 헤이즐넛’으로 바꾼 데 이어 체리베리와 바나나 맛을 선보였다.
빙그레, 테마 카페로 사업영역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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