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R 기법이 인대 이식하는 재건술보다 효과적이며 향후 관절염 유발도 적어

존 오로즈코는 지난 6월 말 미국 올림픽 체조 국가대표팀에 선발됐을 때 솟구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길 없어 울먹였다. 지난 1년 반 동안 그에게 악재가 겹쳤다.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큰 부상에서 겨우 회복한 상태였다. 그러나 그 감동적인 순간 후 몇 주도 못 가 다시 돌이킬 수 없는 부상을 입었다. 훈련하던 중 철봉에서 착지하다가 다시 왼쪽 다리의 전방십자인대와 무릎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됐다. 그에게 리우 올림픽의 꿈은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다.

대퇴골과 경골을 연결해 무릎의 안정에 필수적인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올림픽 선수는 오로즈코 외에도 많다. 스키 챔피언 린지 본도 전방십자인대 부상으로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미국에서 전방십자인대 파열 건수는 매년 약 20만 건에 이른다. 대부분은 스포츠, 특히 농구·미식축구·축구·스키를 하다가 다친다. 보스턴 어린이병원의 정형외과 의사 마사 머레이 박사는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머레이 박사는 파열된 전방십자인대가 자가치유되지 않는 이유를 알아내고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오랜 기간 연구에 매달렸다. 현재의 표준 치료법은 재건술이다. 파열된 인대를 제거한 뒤 본인의 슬개근이나 슬근의 힘줄 또는 시신의 인대를 이식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머레이 박사는 인대의 자가치유를 유도하는 방법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수년에 걸친 시험관 연구와 돼지를 이용한 연구 끝에 ‘브리지 강화 전방십자인대 수선술(BEAR)’ 기법이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대퇴골과 경골을 봉합으로 연결해 적절한 위치를 잡은 다음 거기에 머레이 박사 팀이 특수 제작한 스폰지(인대의 성분인 콜라겐과 단백질로 만들었다)를 봉합한다. 이 스폰지에 환자 자신의 혈액을 약간 주입한 다음 인대의 끝부분과 다시 봉합으로 잇는다. 이 스폰지는 인대의 자연적 치유 과정을 촉진한 뒤 6~8주 안에 체내에 완전히 흡수된다.

BEAR 기법은 재건술보다 더 효과적이다. 몸에서 한 부분만 치유되면 끝나기 때문에 무릎 주위의 힘을 더 빨리 회복할 수 있다. 또 머레이 박사에 따르면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재건술을 받아도 15년 후 관절염이 생길 가능성이 50~75%나 된다. 그러나 BEAR 기법을 돼지에 사용했을 때 관절염이 훨씬 적게 나타났다.

소규모 연구에서 환자 10명이 BEAR 기법으로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치료 받았다. 머레이 박사 팀은 현재 2차 무작위 임상시험을 위해 환자 100명을 모으는 중이다. 머레이 박사는 이 기법이 널리 사용되려면 최소한 5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BEAR 기법을 사용한 최초의 환자에게서 3개월 동안 촬영한 MRI 이미지를 통해 치유되는 인대를 관찰한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인대가 신속하게 치유되는 모습을 볼 때 정말 흐뭇했다.”

- 스태브 지브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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