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마디에 뱃고동 소리 커진 조선주 [이코노 株인공]
트럼프 “미국 조선업, 한국 도움과 협력 필요해”
매주 수요일 아침, 빠르게 변하는 주식 시장에서 주목할 종목을 짚어 드립니다. 한 주 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주식을 ‘이코노 주(株)인공’으로 선정합니다. 주가가 급등락했던 원인과 배경, 앞으로의 전망까지 집중 해부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에 따른 국내 수혜주로 ‘조선주’가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당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선업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건조 능력을 알고 있으며, 보수와 수리, 정비(MRO)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양국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MRO는 국내 조선업계가 새로운 먹거리로 공들이고 있는 분야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국내 조선주들은 급등세를 보이며 뱃고동 행진을 이어갔다. 대표적으로 한화오션은 지난 7일 21.76% 급등한데 이어 8일 6.94%, 11일 3.03% 상승하며 3거래일 동안 30% 넘게 올랐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 조선소를 인수해 현지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월 국내 기업 중에는 처음 미국 조선업에 진출했다.
미국 해군 함정의 MRO 사업 수주 소식도 잇달았다. 한화오션은 12일 미국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인 ‘유콘’(USNS YUKON)함의 정기수리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앞서 8월 28일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Wally Schirra)함의 MRO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세 달 만에 추가 수주에 성공했다. 올해 미국 해군 7함대 군수지원센터 싱가포르사무소에서 발주한 MRO 2건을 모두 수주한 것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공식 요청하면서 향후 관련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은 해군 전력의 유지보수를 위해 한국의 우수한 케이(K)-해양방산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역 유지보수 프레임워크(RSF) 정책에 따라 군수 정비 허브를 인도·태평양 지역 5개국에 구축한다는 계획 하에 한국을 방산 협력의 중요 거점으로 보고 있다.
MRO 사업 수주 확대 기대…신조선가 강세도
한화오션뿐만 아니라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현대힘스와 삼성중공업은 각각 52%, 17%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HD현대중공업은 16% 넘게 올랐고,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미포 등 조선주들도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트럼프 당선인의 언급뿐만 아니라 신조선가(새로 건조하는 선박의 가격) 강세도 조선주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한국과 중국 조선사 간 신조선가 평균 가격 차이가 사상 최대치로 벌어졌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9100만달러, 8600만달러 수준이었는데, 현재 격차가 1억2900만달러에 육박한다. 한국 조선사의 고부가가치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 가격은 고공 행진하는 반면, 중국 조선사의 주력인 벌크선(건화물선) 가격은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약세를 보여서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조선가 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 2~3년간 각 회사가 건조해야 하는 선박 중 고가 선박 매출 비중이 증가하는 만큼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출범 이후 중국과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군함 정비 및 MRO 분야에서 쇠퇴한 미국 조선업을 보조할 국내 조선사들의 기술력이 필요할 것이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들이 조선업에 미치는 영향이 복합적이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예컨대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보편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다른 국가들도 이에 상응하는 관세정책 도입이 불가피해 해상 물동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선박 수요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관세는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모든 수입상품에 최대 20%의 보편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고, 중국 상품들에 대해서는 6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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