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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IS 의 새로운 위협

진화하는 IS 의 새로운 위협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칼리프 제국’이 쪼그라들지만 핵심 지하디는 서방을 포함해 어디서든 알카에다 식으로 투쟁 이어갈 듯
지난 10월 20일 모술을 향해 진격 중인 이라크의 정예 대테러부대원들.
2014년 6월 10일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에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아랍어로는 ‘다에시’라고 부른다)의 검은 깃발이 처음 내걸렸다. 그들에겐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날이었다. 인구 약 200만 명인 모술을 IS가 점령했다는 사실은 그 조직의 지도자 아부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중동의 넓은 지역에 ‘칼리프 제국’을 건설하겠다는 약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증거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때 오합지졸이라고 조롱했던 IS였지만 이젠 외국인 지하디까지 대거 합류했다(지하디란 이슬람 성전주의 전사라는 뜻이지만 일반적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대원을 가리킨다).

IS 대원들은 모술을 점령한 뒤 월급 500달러에다 휴대전화와 자동차까지 제공 받았다. 깊어가는 중동의 혼돈 속에서 다에시가 ‘대마’로 떠올랐다.

이제 모술 전투 2라운드가 시작됐다. 미국과 이라크군, 페슈메르가(쿠르드 민병대)는 모술 탈환을 위한 공격을 개시했다. 하이다르 압바디 이라크 총리는 지난 10월 17일 국영 TV를 통해 “승리의 때가 왔다. 모술을 해방하기 위한 작전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모술 주민을 IS의 테러와 폭력으로부터 자유롭게 하겠다. 우리는 모술에서 함께 해방의 기쁨을 나눌 것이다.”

지금 IS는 누가 봐도 약체로 전락했다. 그들의 점령지가 크게 줄었다. 미국 공군과 특수부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군은 IS의 수중에 떨어졌던 이라크 수니파 중심부의 도시들을 하나씩 탈환했다. 티크리트, 팔루자, 라마디... 이제 모술의 차례다.

현재 IS가 이라크에서 점령한 지역은 2년 전의 약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외국인 대원의 유입도 줄었다. 이제 IS는 현지 주민을 월급 50달러에 전투대원으로 모집한다. 최근 IS를 이탈한 소식통에 따르면 그나마 3개월치 월급이 체불되고 있다.

이라크에서만 IS가 뒷걸음치는 게 아니다. 리비아에서도 민병대가 미군의 170여 차례에 이르는 공습 지원으로 IS의 주요 거점 도시 시르테를 거의 되찾았다. IS는 리비아의 주요 해안 도시 시르테에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그들의 수도로 불렸던 시리아 라카에서 멀리 떨어진 곳도 얼마든지 점령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지금 IS는 그곳에서도 남쪽으로 퇴각 중이다.

곧 그들의 ‘칼리프 제국’은 라카를 중심으로 한 시리아의 거점 지역만으로 축소될 것이다. 그곳에서도 아랍·쿠르드연합인 시리아민주군(SDF)이 미군 특수부대와 공습의 지원을 받아 라카 포위작전에 들어가 공급선을 차단했다. 내년 중에 개시될 수 있는 전면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IS 지도자 바그다디에겐 치욕적인 사태 전개다.

그러나 IS가 ‘칼리프 제국’을 영구히 유지할 수 없다고 해서 그들이 완전 궤멸되는 것은 아니다. 서방의 한 군사 정보 관리는 “그들이 미군 공습을 저지할 수 있는 고성능 대공 무기 없이 점령지를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공상”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IS를 그들의 거점에서 몰아내기는 어렵지 않다. 물론 그것이 필수적인 첫 단계지만 그 후에 이어질 기나긴 투쟁이 더 큰 문제다. 미국과 유럽, 중동의 군사·정보 관리와 외교관들은 앞으로 IS와의 싸움이 더 어려워지리라고 내다본다. 그들 중 다수는 이전보다 IS가 더 위험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술 탈환전에는 이라크의 정예 대테러 부대도 투입됐다. 하이다르 압바디 이라크 총리는 “승리의 때가 왔다”고 선언했다.
IS로선 급속히 악화되는 군사적 상황에 적응할 수밖에 없다. 모술이 IS 수중에 떨어진 뒤 2년 남짓한 기간에 그곳의 지상과 지하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생각해보라. 최근 그곳을 빠져나온 전 IS 대원들은 뉴스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IS가 모술에 베트남의 유명한 구찌 터널과 비슷한 것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사이공(현재의 호찌민) 외곽에 있는 구찌 터널은 베트남전 당시 북베트남 군이 자유롭게 이동하며 미군 폭격으로부터 무기와 탄약을 보호하고, 무엇보다 다음 전투 지역으로 신속히 이동할 수 있는 탈출로로 사용했다. 전 IS 대원들은 그와 비슷하게 정교한 터널이 모술 지하에 건설됐다고 전했다. 오랜 전투에 대비해 주거 공간과 화장실, 의료, 비상 식량까지 갖춘 시설이라는 설명이었다.

또 그들에 따르면 모술을 방어하는 IS 대원이 약 1만 1000명이며 화학무기를 보유한다. 지난달 IS에서 이탈한 이라크인 왈리드 압둘라(23)는 “화학무기는 염소와 머스타드 가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전투가 불리해지면 IS 대원 중 약 3000명은 그곳을 사수하고 나머지는 터널을 통해 탈출할 것이다. 반세기 전 북베트남군이 그랬듯이 그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해 전투를 계속 이어갈 것이다. 왈리드는 IS 대원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는 항간의 소문과 달리 “강경파 대원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고 말했다. “터널이 아주 깊고 정교하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기 때문에 그들은 지하에서 아주 오래 싸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어디로 옮겨가 저항할 수 있을까? 중동과 유럽, 미국의 전·현직 정보관리들은 ‘칼리프 제국’ 유지에 필요한 자원과 인력이 줄어들면서 그들이 장악한 지역의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프트 타깃 공격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우려라고 말했다. 실제로 IS는 수년 동안 바로 그런 상황에 대비했다. 지하디 출신으로 캐나다 정부의 방첩작전에 참여한 무빈 샤이크는 “칼리프 제국이 처음 세워졌을 때 그들은 반드시 서방의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그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라크에서 여러 지역을 점령하자 곧바로 미국이 반격에 나섰다는 사실을 그 근거로 삼았다.”

시리아와 리비아, 이라크에서 난민과 이주자가 유럽으로 밀려들면서 서방의 테러 방지 역량은 한계에 부닥쳤다. IS가 난민과 이주자 사이에 침투했을 가능성 때문이다. 그런 상황은 갈수록 더 심각해진다. 영국의 대외정보국 MI6에서 극단주의 대응 책임자를 지냈고 현재 미국의 안보컨설팅업체 수판 그룹에서 일하는 리처드 배릿은 “IS가 점령지를 계속 잃으면 그들의 위협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리아나 이라크에서 유럽으로 돌아가는 IS 대원이 늘어나면 대테러 요원들이 그들을 전부 다 감시할 수 없어 잠재적 공격을 사전에 막기가 어려워진다. 그에 따라 대중의 분노가 커지면 대테러 기구의 부담이 한층 더 가중되는 악순환에 빠질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모술 부근에서 공습을 강화하자 이라크군은 IS의 저항을 뚫고 모술로 진격할 준비를 갖췄다.
중동의 한 고위 정보관리는 IS가 점령지 사수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IS 2.0’으로 진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IS가 거점을 잃은 상황에 적응해 알카에다처럼 변할 수 있다.” 알카에다 지도부는 IS 지도자 바그다디에게 여러 국가에 걸쳐 세워진 칼리프 제국을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며 그런 시도조차 어리석은 일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그 정보관리는 “그들이 물리적인 칼리프 제국을 유지하지는 못해도 네트워크를 구축해 명맥을 이어갈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IS 2.0의 위력은 얼마나 대단할까? MI6 출신인 배릿이 제시한 섬뜩한 시나리오에 모두가 동의하는 건 아니다. 일부는 IS가 거점을 잃으면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능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카에다가 9·11 미국 본토 공격 후 아프가니스탄에서 은신처를 잃은 것이 그 예라는 설명이었다.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들에 따르면 앞으로 두 가지 문제가 IS 지도부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첫째는 자금 문제다. 지난 2년 동안 미국 정부는 IS 점령지를 하나씩 탈환했다. 그로써 IS는 전투 자금을 조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점령했던 유전 지대를 빼앗겨 원유 밀매가 불가능해지면서 이젠 강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IS의 지배 아래 있는 주민의 반감은 더 커진다. 지난 8월 말 이라크군이 IS로부터 탈환한 도시 알-카이야라에선 공습으로 파괴돼 불타는 유전에서 피어나는 연기가 하늘을 덮었다. 그동안 IS의 돈줄로 사용되던 유전이었다. 그 곁에 사는 주민 아부 아마드는 “불타는 유전에서 나오는 연기에 아무리 숨이 막혀도 다에시에서의 삶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그들 아래선 모든 것이 끔찍하고 어두웠다.”

두 번째 문제는 이미지 실추다. 세계 도처에서 지하디가 되고 싶어 하는 젊은이의 눈에 점령지를 거의 다 빼앗긴 IS가 어떻게 보일까? IS가 ‘대마’였을 땐 대원 모집이 아주 쉬웠다. 지난 8월 공습으로 사망한 IS의 선전 책임자 아부 무함마드 알-아드나니가 전성기에 반복한 구호는 “영토 유지와 확장”이었다. 이제 그 구호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CIA 요원 출신으로 외교정책연구소(FPRI) 연구원으로 활동하는 나다 바코스는 “IS가 점령지를 잃으면서 조직이 와해돼 해외 대원의 유입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 서방의 낙관론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런 견해에 따르면 IS는 분명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중대한 공격을 감행할 능력이 손상됐고 현실에 불만이 많은 젊은이를 끌어들일 수 있는 이미지도 심하게 퇴색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대테러 담당 관리들은 그처럼 간단히 끝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로선 서방으로 귀국하는 IS 대원의 수가 증가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는 어떤 인물이 귀국할 가능성이 큰지가 더 중요하다. 유럽연합(EU)의 법집행 기구인 유로폴의 롭 웨인라이트 국장에 따르면 최소 5000명의 유럽 여권 소지자가 시리아와 이라크에 싸우러 갔으며 지금까지 그중 약 3분의 1만 귀국했다. 그는 나머지 중 다수도 결국 유럽으로 돌아오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0월 17일 이라크군과 IS의 전투로 완전히 파괴된 모술 남부 카야라 마을의 건물 잔해 앞에서 노는 어린이들.
기유 드 케르쇼브 EU 대테러 조정관은 IS에 합류했다가 귀국한 지하디가 중동에서 싸우면서 습득한 기술이 특히 우려된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그들이 무기화된 화학물질과 자동차 폭탄을 사용하는 면에서 상당히 많은 기술을 배웠다는 것이 중대한 위험 요소 중 하나다. 그런 지식이 유럽에서 사용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의 경우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최근 IS를 이탈한 대원들은 그런 우려가 당연하다고 말했다. 서방 지하디들의 귀향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왈리드는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점령지를 잃어간다는 건 사실이지만 그들에겐 대안이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IS는 중동에서 서방의 여러 국가로 300명 이상의 ‘슬리퍼(sleeper, 잠복 세포조직원)’를 파견했다. “그들은 먼저 터키로 가서 위조 여권을 확보한 뒤 각각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서방으로 침투한다.” 그중 1명이 왈리드와 동향(모술 남부 하위자) 출신이다. “그는 아무도 자신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터키에서 성형수술을 받았다.”

미국의 대테러 관리들은 IS를 군사력으로 격파하면 그런 침투가 더 어려워져 소규모 해외 공격을 감행할 그들의 능력도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8월 말에는 터키군이 시리아로 진입했다. IS와 싸운다는 게 주된 명분이지만 더 중요한 목적은 시리아의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가 터키 접경지역에 거점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터키는 IS의 인력과 무기가 시리아로 들락거리는 것을 못 본 체했지만 이제 그들의 주장대로 국경을 확실히 차단한다면 반IS연합 전선에는 아주 좋은 일이다.
바그다드 북부 외곽에서 IS 진지를 확인하는 쿠르드 민병대 페슈메르가 대원. 페슈메르가는 모술 탈환전에서 선봉에 나섰다.
그러나 중동의 고위 정보관리는 “터키의 국경 차단이 얼마나 오래갈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IS가 전투 패배로 인해 이미지가 추락해도 그들에겐 다른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방정보국(DIA) 전직 관리인 마이클 프리전트는 “IS를 격파하려면 이라크와 시리아의 수니파 다수 도시를 산산히 부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라마디(이라크 중부 안바르 주의 주도)의 80%가 파괴됐다. 그 부근에 있는 팔루자의 절반도 박살났다. 지금 모술에는 약 120만 명의 이라크 민간인이 남아 있어 유엔과 비정부기구(NGO)들은 모술 탈환전으로 대규모 난민이 발생하는 상황을 우려한다. 우리가 정말 IS를 궤멸하고 있는가? 중동 북부의 넓은 지역을 차지하는 수니파 아랍인 2000만 명(모술에만 징집 가능 연령의 남자가 35만 명에 이른다)은 미국에 ‘도대체 뭘하고 있나?’고 묻는다.”

IS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생각해 보라. 누리알-말리키 이라크 전 총리의 공격적이고도 종파적인 강압 통치에 대한 반발이 그 계기였다. 시아파인 말리키는 2009년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하자 군과 정부 요직에서 수니파 숙청에 나섰다. 수니파 다수는 미국이 IS를 격파하기 위해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이란과 손잡았다고 생각한다. 전 이라크 바트당 정보·군사 담당 관리들로 구성된 IS 지도부는 점령지를 빼앗겨도 그 지역의 반감 품은 젊은이들을 대원으로 포섭하기 쉽다는 사실을 잘 안다.

시리아도 같은 상황이다. 내전으로 지금까지 수니파 약 40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임시 휴전이 곧바로 깨지면서 현재로선 내전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에 따라 종파 분쟁에 따른 혼란이 더 심해진다.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가 시리아에 진출해 수니파 반군과 싸운다. 수니파 반군이라면 주로 IS를 가리키지만 자바트 파테 알-샴(옛 알-누스라 전선)과 아라르 알-샴도 있다. 그 두 수니파 단체는 러시아·이란의 지원을 받은 시리아 정부군으로부터 알레포를 방어하는 전투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뉴스위크가 입수한 최근의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수니파 무장단체은 알레포 사수 같은 행동을 통해 시리아인의 지지를 얻었다.

자바트 파테 알-샴과 아라르 알-샴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되는 이유가 뭘까? 그 두 단체는 알카에다 연계조직이다. 알카에다는 9·11 테러로 악명을 떨쳤고 그로 인해 아프가니스탄 전쟁까지 일어났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인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군 특공대에 의해 파키스탄의 은신처에서 사살됐고 그의 후임인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카리스마가 없고 자질구레한 일만 챙기는 인물로 알려졌다. 또 2014년이 되자 IS가 부상하면서 그에 가려 알카에다는 더욱 멀어져갔다.

그러나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민주주의 수호재단’의 선임 연구원 토머스 조슬린에 따르면 ‘지하디 시장’에서 IS가 알카에다의 점유율을 잠식했다고 하더라도 자와히리 아래서 알카에다는 사상 최대 규모의 무장단체을 만들었다(자바트 파테 알-샴은 시리아에서만 약 1만 명의 전투 대원을 확보했다). 지금 알카에다는 레반트(시리아를 중심으로 한 지역), 인도 아대륙, 서·북 아프리카 지역에서 서서히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알카에다와 IS가 연대하지 못하는 것은 이슬람 교리 해석과 전략 상의 차이 때문이다(정보 관리들은 그들의 강한 자존심도 제휴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조만간 두 세력이 손잡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아울러 근년 들어 알카에다는 서방에서 대규모 공격을 시도하지 않고 무슬림 다수 국가에서 반군 투쟁에 주력했다. 그러면서 서방은 전쟁 물자와 관심을 알카에다에서 IS 쪽으로 돌렸다.
2014년 6월 중동의 혼돈 속에서 급부상한 IS가 모술을 점령한 직후 깃발을 들고 행진하는 시위대.
그러나 조슬린 연구원은 “동원할 수 있는 물자와 인력, 영향력의 지리적 범위에 비춰 보면 알카에다는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이전까지 알카에다는 최대 규모의 훈련소를 아프가니스탄에서 운영했다. 미군과 아프간군이 그 훈련소를 파괴했지만 여러 면에서 아프가니스탄은 옛날로 돌아간 듯하다. 과거 그곳을 지배했던(어쩌면 앞으로도 그곳을 지배할지 모르는) 탈레반이 다시 부상하고 알카에다는 그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현재 알카에다의 초점은 시리아다. 시리아에서 알카에다는 IS처럼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몰아내려 한다. 그러나 처음엔 승산이 있었지만 러시아의 개입과 이란 혁명수비대·헤즈볼라의 강화된 지원으로 전쟁의 방향이 달라졌다. 이제 서방의 대테러 관리들은 어쩌면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기 시작했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러시아-이란’으로 이어지는 축이 승리할 것처럼 보인다면 알카에다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까 아니면 시리아에서 끝장을 보려 할까? 조슬린 연구원은 “그들의 계산은 하룻밤 사이에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아직 시리아를 발판으로 삼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미국의 고위 정보관리도 그 말에 동의하며 최근 몇 달 사이 알카에다 연계조직을 표적으로 하는 미국의 공습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급진 이슬람 무장단체들을 상대로 한 서방의 전쟁은 언제나 일정한 형태가 없다. 때론 ‘두더지 잡기’ 식으로 한쪽 구멍에서 내리치면 다른 쪽에서 머리를 들고 나온다. 그들이 새로운 공격 방법을 찾아내느냐에 따라 그들의 운명은 흥하거나 기운다. IS는 현재 위축된 상태로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위협의 강도가 약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알카에다는 서서히 세력을 확장하며 자신들이 정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서방을 표적으로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겠다는 야심을 버리지 않았다. 따라서 이 전쟁은 질질 끌 수밖에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끝내겠다며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러나 2013년 초 마이클 모렐 CIA 부국장은 국장대리 임기 마지막 날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 2세만이 아니라 3세도 이 전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 빌 파월 뉴스위크 기자



[ 이 기사는 이라크 에르빌의 마무드 시크 이브라힘, 영국 런던의 잭 무어와 미렌 기다 기자의 합동 취재로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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