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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대중을 위한 전기차

99% 대중을 위한 전기차

현대 아이오닉, 눈길 끄는 매력 없지만 자동차의 기본기에 충실해
현대 아이오닉의 전기차 모델은 전면 그릴이 없어 약간 별난 느낌을 준다.
아이오닉은 도요타 프리우스와 그들의 하이브리드(휘발유+전기) 패밀리카 시장 지배력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몇 박자 늦은 반격이다. 하지만 그보다 아이오닉이 드라이브트레인(동력전달장치)을 달리하는 3가지 모델로 출시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시장 진출의 의미가 더 크다.

IB타임스는 순수 전기차 모델을 살펴보기로 했다. 홍보 자료의 최대 주행거리는 280㎞이며 기본 판매가는 2만4495파운드(약 3600만원)다. 전기차 모델은 투박하게 봉해버린 전면 그릴이 눈길을 끈다.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한 듯한 모양새다. 하지만 그 밖에는 하이브리드 모델과 대체로 같다.

아이오닉 일렉트릭 모델은 볼썽사나운 앞부분 빼고는 지나치게 전기차 티를 내지 않는다는 칭찬을 들을 만하다. 더 초현대적으로 보이는 BMW i3와 달리 친환경 특성을 너무 요란스럽게 떠벌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현대차의 특성이 한눈에 드러나고 절묘하게 균형을 이룬 5도어 해치백(트렁크에 문을 단 차)이다. 내부의 청동색 디테일링(봐줄 만하다)과 외부(볼품없다)만 빼면 말이다.
아이오닉은 대중 취향에 맞춘 평범한 전기차다. 시선을 사로잡는 BMW i3를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전장 447㎝, 너비 182㎝, 높이 145㎝인 아이오닉은 최신형 도요타 프리우스와 대체로 비슷한 사이즈다. 친환경 5도어 해치백을 원하는 운전자들에게는 두 모델이 가장 가까운 비교 대상으로 여겨질 듯하다.

차내로 들어서면 ‘평범한 일반 승용차’ 테마가 계속된다. 현대차가 테슬라의 ‘초현대적 인테리어 스쿨’에서 배워 버튼 없는 계기판에 대형 터치스크린을 입히려는 유혹을 느낀 듯한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반응성이 뛰어난 터치스크린 위성 네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더 절제된 접근법을 택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터치와 스와이프(화면 쓸어 넘기기) 반응 속도가 우리가 그동안 사용한 것 중 가장 빠른 편이다.

우리가 리뷰한 프리미엄 SE 모델(약 3880만원)은 부가 기능이 놀랄 만큼 많다. 예를 들어 레이더 크루즈콘트롤(차속 유지장치),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방향을 자동 조정하는 차선유지 보조장치, 기타 온갖 운전자 지원기능 세트, 그리고 4개의 온열 시트 등이다.

어느 날 아침, 주행 전 차선유지 보조장치 단추를 누르지 않았는데도 희한하게 처음부터 켜지도록 기본 설정돼 있었다. 하지만 주행을 시작하자마자 아주 완만한 모퉁이 말고는 그 시스템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음을 깨달았다. 차선 표시가 명확하고 날씨가 좋은데도 테슬라 오토파일럿(자율주행 시스템)만한 자신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현재로선 스위치를 꺼두는 편이 낫다.

그 밖엔 다소 큰 감동을 주지 못해도 운전이 대단히 간편하다. 운전대 움직임이 가볍고 성능이 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특별히 끌리는 매력은 없다. 스포츠 모드에서도 저속에서의 가속성능이 다른 전기차에 비해 떨어진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은 10.2초(스포츠 모드에선 9.9초). 심장을 뛰게 만드는 속도는 아니다. 앞바퀴에 전달하는 118마력(bhp)의 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런 평가는 아이오닉의 진면목과는 거리가 멀다. 아이오닉은 전기차 비슷한 스타일을 원하면서도 테슬라 같은 실리콘밸리 얼리 어답터의 느낌이나 BMW i3의 튀는 스타일링에서 탈피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차다. 아이오닉은 그냥 타고 다닐 차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차다.

주행거리에 한계가 있는 다른 전기차들과 마찬가지로 아이오닉은 약속시간에 늦을 때 믿고 의지할 만한 차는 아니다. 시속 96㎞를 넘어서면 배터리가 급속도로 닳기 때문이다.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의 반응이 상당히 빠르며 청동색 하이라이트 바탕도 색다르다.
아이오닉 전기차는 시내 주행에 가장 최적화됐다. 아주 정숙하고 조작이 간단해(온·오프 단추를 누르고, 주행은 D 버튼, 주차는 P 버튼 그 다음 다시 온·오프 단추를 누른다) 런던 시내 주행이 평소보다 더 여유롭다. 속도를 줄인 동안 소모된 에너지가 재충전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액셀에서 발을 떼면 속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차를 완전히 멈춰 세우지 않는 한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필요가 거의 없다.

아이오닉의 전반적인 테마는 운전자에게 큰 변화를 강요하기보다는 끊임없이 하지만 대체로 미묘하게 드라이빙의 미래를 시사하는 차다. 전면부는 우리 취향에는 약간 좀 요란하게 “보라, 이것이 미래”라고 외치는 듯하지만 청색 인테리어 세부장식과 전원을 켜고 끌 때마다 나는 신호음은 우리가 경험하는 미래가 멀지 않고 가깝다는 느낌을 준다.

바로 그 자리에 콘센트가 하나 더 필요할 듯하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209~280㎞라는 현대차의 주장이 사실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남은 주행가능 거리가 175㎞ 쯤에 우리는 서리(잉글랜드 남동부 주) 지역에서 드라이빙을 시작했다. 충전 눈금이 거의 찬 상태였다. 그러나 그 수치는 우리의 주행 거리와 일치하지 않았다. 거리로 측정하기보다는 남은 거리의 비율로 따지는 편이 더 정확했다. 줄곧 조심스럽게 96㎞를 달렸는데 남은 전력이 48㎞ 분량이었다. 사실상 실질적인 최대 주행거리는 160㎞ 선으로 봐야 맞을 듯하다. 그리고 충전기에서 그 이상 멀어지려면 하늘에 운을 맡겨야 할 듯하다.

주행거리는 말 그대로 상황에 따라 다르며 낮은 기온도 전력 소모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현재로선 그것이 규모만 다를 뿐 테슬라를 포함한 전기차들의 현실이다. 우리 시승 기자들은 차고에 충전기(또는 실제론 차고)가 없어 충전기의 부재, 차가 멈춰설지 모른다는 두려움, 주행거리 걱정을 떨쳐낼 수 없었다. 하지만 전기차로 교체를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면 운행조건이 개선될 것이다. 자택이나 직장 또는 양쪽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통근거리가 편도 145㎞를 넘지 않는 한 아무 문제도 없다.

- 앨리스테어 찰턴 아이비타임즈 기자
 [박스기사]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현대차는 아이오닉을 보통차처럼 여겨지도록 잘 만들었다. 앞부분의 스타일링이 꽤 거칠지만 나머지는 흠잡을 데 없다. 전기차이면서도 친환경 특성을 요란하게 내세우지 않는다. 정숙하고 안락하고 갖출 건 다 갖춰 근사하고 널찍한 5도어 해치백의 기능에 대체로 충실하다.

현대차의 광고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모두 동일한 외관을 강조한다. 우리가 볼 때 이는 적절한 전기차 마케팅 방식인 듯하다. 테슬라의 근사한 외모가 우리에게 익숙하듯이 아이오닉도 단순히 달라보이는 데만 너무 집착하지 않고 나름의 정당한 이유에서 돋보인다. 전기차가 더는 초현대적인 대안으로 취급돼선 안 되며 현대차도 그것을 알고 있다. 머지 않아 전기차가 대량 보급될 테니 컨셉트카 외모로 얼리어답터를 끌어모으는 데 성공한 만큼 이젠 일반 보급형 차량다운 모습을 보여야 할 듯하다.

다만 마스크를 착용한 듯한 회색의 그 큰 입만 어떻게 좀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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