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안 아파트 해결점 찾아…“하자 아닌 부분도 개선 할 것”
모기업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브랜드 타격 영향
현대차그룹-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이어진 수직 구조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외벽 휨' 논란을 빚었던 전남 무안군 힐스테이트 아파트 문제가 최근 시공사와 입주예정자들의 합의로 일단락된 가운데, 시공사 측이 ‘하자가 없던’ 부분도 입주민 요구에 따라 개선 작업을 해주기로 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휜 외벽’ 문제도 품질 개선 사항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힐스테이트 아파트는 건물 하층부를 얇게 설계하고 이 부분을 석재로 마감하면서 상층부와 두께를 같게 만드는 일이 많다. 건물 외벽이나 기둥을 석재로 마감하면 고급스러워 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석재 등 고급 자재를 사용하면 비용 증가로 이어져 단지마다 선택을 달리한다. 시공사 측은 “힐스테이트 오룡의 경우 처음부터 석재 마감이 예정돼 있지 않은 단지였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 합의로 ‘품질 개선’을 위해 추가 공사를 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비용은 회사 측이 부담할 전망이다.
해당 아파트는 이달 말 입주가 예정됐으나 지난달 시행된 사전 점검에서 대규모 하자가 발견돼 입주 예정자들과 시공사가 마찰을 빚었다. 특히 건물 저층부와 상층부 외벽의 두께가 다르고 사선으로 이어져 있어 마치 벽이 휘어진 것처럼 보이는 문제가 제기됐다. 앞서 광주, 인천 등 일부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부실시공으로 건물이 무너지는 사례가 발생했는데, 힐스테이트 오룡 아파트 외벽이 정말로 휘어진 것이라면 구조적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이 아파트는 하층부는 얇게 고층부는 상대적으로 두껍게 설계가 됐는데 이를 매끄럽게 보양한 부분 때문에 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며 “안전상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었다. 다른 힐스테이트와는 석재 마감을 하지 않는 차이만 있는 것으로 추가 공사를 할 이유가 없다 뜻이다. 실제 안전 점검에서도 문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회사 측은 원만한 합의를 위해 입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대폭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힐스테이트’ 문제, 현대차그룹-현대건설에도 영향
일각에서는 입주 전 수만 건의 하자 문제가 불거지며 ‘힐스테이트’ 브랜드가 타격을 입은 것이 시공사 측의 양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힐스테이트는 ‘현대건설’이 보유한 고급 브랜드인데 ‘현대엔지니어링’이 지은 단지에서 생긴 논란이 해결되지 않으면 모기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38.6%(지난해 말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런 현대건설을 현대자동차(20.95%)‧기아(5.24%)‧현대모비스(8.73%) 등 현대차그룹이 품고 있다. 현대차그룹-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으로 수직 구조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문제는 현대건설뿐 아니라 현대차그룹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힐스테이트라는 브랜드가 타격을 받는 것은 현대엔지니어링 한 회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모기업의 상황도 충분히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명의로 사과문이 나오고 ‘입주자들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도록 품질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만큼, 회사가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논란을 해결하고 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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