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 정치의 실체
트윗 정치의 실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날리는 트윗에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운다. 의미 없는 충동적인 행동인지 아니면 심오한 정치 전략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뉴스위크는 지난해 11월 9일~1월 12일 사이 트럼프가 올린 트윗 315건을 16개 항목으로 분류했다. 그는 왜, 무엇 때문에 이 같은 방식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일까. 그 트윗은 아무 예고도 없이 날아와 전 세계에 파편과 혼란을 퍼뜨린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그것이 미국 정보기관 요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애국심에서 개인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핵심 요원들이 더 좋은 조건의 민간 부문으로 이직을 준비하며 이력서를 손본다. 외국 정보 소식통들 사이에서도 개인적인 위험을 감수해가며 현지 정부 움직임에 관한 정보를 미국에 계속 제공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커져간다고 현장 요원들은 전한다.
한국에선 안보가 강화됐다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현지 당국자들이 미국 정부 측 인맥에 털어놓았다. 한국 측은 북한의 거듭된 유엔 결의안 위반에 대해 미국 정부가 훨씬 더 강력한 대응 조치를 곧 취할 것이라고 믿게 됐다. 유엔 결의안은 핵프로그램 해체와 탄도미사일 실험 중단을 북한에 촉구해 왔다.
배우 알렉 볼드윈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아졌다[그는 미국 TV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트럼프를 풍자해 왔다]. TV에 관심 없는 사람들에겐 리얼리티 프로그램 ‘셀러브러티어프렌티스(Celebrity Apprentice, 과거 트럼프가 진행했다)’의 시청률이 하락했음을 알렸다. 월스트리트 일각에선 ‘트럼프발 주가하락’에 베팅하는 전략을 새로 탄생시켰다. TV 뉴스를 보다가 도널드 트럼프의 분노를 살 만한 기업 관련 재료가 나오면 그가 비난하는 트윗을 띄우리라 예상해 트레이더들이 그 회사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단기 매매 주문을 넣는 식이다.
이들 이례적인 현상들은 모두 트위터 통치의 결과다. 인터넷 통신 플랫폼과 충동적인 대통령 당선인이 만나 투자시장, 외국 정치권, 미국 국내 기관 등에서 글로벌한 혼란을 초래하는 기이한 신세계다. 아침이든 오후든 한밤중이든 가리지 않고 트럼프가 띄우는 140자의 정책 관련 발언과 발작적으로 던지는 으름장과 막말이 예고도 없이 가상세계의 창공을 가른다. 그 내용을 두고 언론매체와 인터넷에선 토론과 논쟁이 수시간 동안 이어진다. 성조기 소각은 왜 금지될 수 없는가?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을 왜 새로 만드는가? 그러다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트럼프가 띄운 또 다른 트윗 화제로 넘어간다.
국민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기술을 이용한 미국 대통령은 많았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는 1933년 3월 훗날 ‘노변정담’으로 알려진 국민과의 대화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다. 미국 은행들의 건전성에 관한 우려가 크던 시절이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TV 카메라 앞에서 첫 대통령 기자회견을 했다. 로널드 레이건은 의회가 자신의 안건을 가로막는다고 여겨지면 TV 연설을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한다고 자랑했다. 버락 오바마는 트위터·페이스북·플리커 등의 소셜미디어를 이용했다.
그러나 이처럼 국민에게 직접 다가가는 방식은 모두 대중에게 신뢰를 주거나 특정 법안을 추진하려는 의도였지 트럼프를 풍자한 코미디쇼 ‘SNL’이나 골든글로브 수상식에서 그를 비판한 메릴 스트립 같은 여배우를 공격하려는 목적은 아니었다(예를 들어 1987년 뉴욕 부동산 개발업자 트럼프가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며 지식수준에 의문을 제기했을 때 당시의 레이건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트럼프를 가리켜 “과대평가되고 망해가는 한심한 사업가!”라고 호통치는 게 상상이 가는가?).
트럼프의 통제 불능인 듯한 트위터 활동은 최근 대권에 도전하기 오래 전부터 그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선거 운동 내내 주변 사람들조차 그의 트위터 집착을 기이하게 받아들였다. 전사한 미군의 부모, 언론 매체 그리고 자신을 공개 비판한 거의 모든 사람을 트윗으로 반복적으로 공격했기 때문이다. 그중 최악은 미스 유니버스 출신 여성에게 트윗으로 무자비한 모욕을 퍼부었을 때였다. 트럼프가 그 미인대회를 개최했을 때 자신을 비하했다고 비판한 게 이유였다.
그는 미국인 대다수가 잠들었을 때 거의 미친 듯이 스마트폰을 두드려 트윗 메시지를 날렸다. 이는 과연 트럼프가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자제력을 지녔는지 다시 한번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온라인에서 자신의 태도를 바꿀 것이라고 캠페인 내내 거듭 약속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CBS 방송 시사 프로그램 ‘식스티 미니츠(60 Minutes)’에서 트위터 계정에 관해 “만일 사용하게 되더라도 극히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그것은 말뿐이었다. 지난해 11월 11일~올해 1월 12일까지 트럼프는 리트윗을 포함해 315건의 트윗을 띄웠다. 트윗 활동을 줄이기는커녕 그는 주류 미디어의 여과 기능을 피하기 위해 트위터를 사용할 것이라고 측근들은 말했다.불행히도 트럼프에게 자기 자신을 여과하는 장치는 없는 듯하다. 충분히 정보를 입수해 사실을 확인하기도 전에 트윗 메시지부터 날려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다. 예컨대 첩보분야 요원과 해외 정보원 문제는 상당부분 그들 민·군 기관의 능력과 도덕성에 대한 트럼프의 반복적인 공격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그는 정보기관들이 조사 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을 차분히 앉아 듣지도 않고 러시아의 해킹에 관한 그들의 결론과 직업의식에 관해 마구 공격을 퍼부었다. 브리핑이 이틀 동안 연기되자 그는 ‘첩보’라는 단어에 냉소적인 인용부호를 달아 “필시 논리를 꿰 맞추는 데 더 시간이 필요한 모양. 괴상한 일이군!”이라는 트윗을 띄웠다.
그 뒤 브리핑을 받았다. 트럼프는 지난 1월 11일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미국 대선을 방해한 해킹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사실을 믿게 됐다고 인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위키리크스(폭로전문 사이트)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의 발언을 전하면서 몇 주 동안 첩보 전문가들을 공격한 뒤였다. 트럼프는 비정부 민간 조사원들이 작성한 정보 서류를 정보기관들이 유출시켰다고 비난하는 트윗을 띄우며 그들이 나치처럼 행동한다고 질타했다. 트럼프는 정보기관들을 모욕하는 트윗을 올리기 전에 그 메모 유출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민간 조사원들일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은 듯하다. 거기에는 그에 대한 반대파들의 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공개적으로 확인된 사람도 포함된다.
트럼프의 다른 트윗들은 오바마 정부 정책과 관련해 어쩌면 개선된 특정 정책 방향을 가리키는 듯도 하다. 문제는 외교정책 같은 사안 관련 논평이 뮤지컬 ‘해밀턴’ 출연배우에 대한 공격 메시지와 섞여 뒤죽박죽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트럼프가 전문가 조언을 토대로 정책 방향이 반영된 주도 면밀한 주장을 하는 건지, 아니면 시리얼 박스에 적힌 내용을 보고 단순한 느낌을 말하는 건지 판단할 수 없다.
대표적인 예가 북한 관련 트윗이다. 트럼프에게 뭔가 노림수가 있었을 수도, 그냥 터프해 보이려 그랬을 수도 있다. 지난 1월 2일 그는 “북한이 방금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발표했다”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그 트윗은 외교적 묘수일 수도, 근거 없는 헛소리일 수도 있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자기 나라에 없는 능력을 자랑하기로 유명하며 이번 일도 그중 하나였다. 북한은 중거리미사일 실험단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여덟 번의 실험 중 일곱 번 실패했다.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다 해도 북한과 미 대륙의 중간에도 이르지 못한다. 하와이에는 2400여㎞ 정도 못 미친다. 따라서 북한 핵무기가 미국에 도달하려면 아직도 까마득하다. 북한의 성명은 김정은의 예나 다름없는 ‘칼 없는 칼집 흔들기’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트럼프가 북한의 허풍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호전적인 성명에 호전적인 트윗으로 응수하는 것이라면 멍청한 짓이다.
반면 트럼프의 성명이 충동적이 아니라 계산된 것이라면 현명한 판단이었다. 오바마 정부 외교정책의 최대 실패 중 하나는 북한 미사일 실험에의 대응방법이었다. ‘소리만 요란한 빈 깡통’이라고 불릴 만한 접근법이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수십 차례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며 유엔 결의안을 위반했지만 오바마는 거의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김정은은 더 대담해졌고 남한 당국자들 사이에선 북한 공격을 미국이 막아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트럼프의 트윗이 거기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제 한국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적극 공세에 나설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최소 한 명 이상의 미국 측 보좌관에게 말했다(미국 보좌관은 한국 당국자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뉴스위크에 익명을 요구했다). 랜드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 방위 분석가는 “그의 대북 정책은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그가 직면해야 하는 문제는 정말로 북한 미사일 실험을 주요 이슈로 삼을지, 그리고 그럴 경우 어떤 대책을 마련할지다.”
선택하게 될 경우 트럼프는 아주 강력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과의 사업을 보이콧함으로써 중국 정부에 북한을 통제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도 있다(물론 그럴 경우 무역전쟁을 촉발할 위험성이 있다). 또는 단순하게 북한이 실험하는 어떤 미사일이든 격추할 준비가 됐다고 경고하는 방법도 있다.
중국은 거기에 강력히 반발하겠지만 트럼프 정부는 그들이 북한을 막지 않으면 미국이 대신 저지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뒤엔 중국이 조치를 취하지 않고 북한이 미국의 의지를 실험하려 들 경우 트럼프는 물론 위협을 행동에 옮겨야 한다. 하지만 유엔 결의안을 집행하는 선을 넘지 않기 때문에 유엔도 그 조치를 절대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트윗에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장기적인 정책에 대한 고려, 또는 허풍 치는 김정은의 오랜 습관에 대한 아무 이해도 없이 트럼프가 그냥 귀에 들려오는 소리에 충동적으로 반응한 것일 수도 있다. 한국 당국자들은 미국 대통령 지위에 오르는 사람이라면 아무 생각 없이 그런 공격적인 내용의 트윗을 가볍게 띄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그들은 트럼프에게 더 강력한 대북 정책 구상이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실상 대선 이후 그의 트윗 315건 중 의미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할 방법이 없다.
뉴스위크는 미국 대선 이후 11월 9일~1월 12일 사이 트럼프가 올린 트윗 315건을 16개 항목으로 분류했다. 국내정책, 외교정책, 일정 발표, 행사 후 논평, 공격, 자화자찬, 내각 문제를 비롯한 기타 항목들이다(일부 트윗은 복수의 항목에 해당됐으며 다른 평가자라면 달리 분류했을 수도 있다). 어떤 기준에서든 불평하는 트윗이 63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정 뉴스 매체나 보도가 부정직하다, 자신이 잘한 일을 사람들이 축하해 주지 않는다, 선거 운동원에게 주어진 인터뷰 시간이 너무 짧았다 등 대체로 자신이 당한 부당한 처사를 호소하는 내용이었다.2위 항목에는 다가오는 이벤트 발표와 그에 대한 자신의 반응 등이 포함됐다. 언론 발표와 대선 승리 투어, 이어 집회 참가자들이나 기자에 대한 감사말 등이 포함된다. 이 항목에 이질적인 내용이 너무 많이 섞였다고 여기는 분석가도 있을지 모르지만 트럼프는 이 주제와 관련된 항목에서 42건의 트윗을 올렸다. 이어서 화재 피해자 위문 메시지, 경제 관련 뉴스, 기업들의 공장 해외 이전 계획 취소 발표 등과 같은 일반적인 뉴스 관련 트윗이 총 40건이었다.
기업과 경제 소식 중 일부는 트럼프가 자신의 공을 내세울 때는 자화자찬 항목으로 분류했다(예를 들면 한 트윗에선 소비심리 지수의 상승을 전하면서 마지막엔 자신을 제3자로 지칭하며 ‘고마워 도널드!’라고 끝을 맺는다). 그 밖의 갖가지 허풍 담긴 트윗과 함께 이 항목의 총 트윗 수는 27건이다. 예컨대 한 트윗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취임식 때문에 워싱턴 D.C. 전체 드레스샵의 드레스가 모두 동났다고 근거 없는 자랑을 했다가 삭제했다.
모욕 메시지 항목도 똑같이 27건을 기록했다. TV 코미디쇼 SNL, 배우 알렉 볼드윈, 메릴 스트립 등 여러 개인과 조직에 대한 공격이다. 그중 인디애나 주의 노조 간부는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의 일부 공장을 멕시코로 이전하지 않고 인디애나 주에 남겨두기로 결정한 뒤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지켰는지 자랑하는 트럼프에게 반론을 제기했다가 공격을 받았다. 그가 가장 즐겨 쓰는 듯한 모욕은 상대를 ‘과장됐다’고 부르는 것이다. 예컨대 골든글로브 수상식 연설에서 자신을 비판한 메릴 스트립을 그렇게 공격했다.
외교문제를 넓은 의미로 해석할 때 트럼프의 트윗 중 25건이 이 항목에 속한다. 유엔을 겨냥한 모욕 일부, 다른 나라에 관한 모호한 논평 등이 이 항목으로 분류됐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으로 트럼프가 득을 봤다는 비난에 대한 그의 변명(또는 그런 노력에 러시아가 개입됐다고 결론지은 정보기관에 대한 비판)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이나 이스라엘 안보와 관련된 많은 트윗도 이 항목에 부합된다.그러나 이들 트윗 중 실제 정책을 다룬 내용은 거의 없으며 일부는 허풍 수준을 넘나든다. 가령 이스라엘에는 자신이 곧 취임할 테니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고 큰소리친다. 불필요하게 국가간 긴장을 촉발시키는 트윗도 있다. 예컨대 지난해 12월 4일 트럼프는 트위터로 중국을 겨냥해 공격을 개시했다. 그런 시비를 걸 만한 뉴스가 전혀 없던 상황이었다. 그의 트윗은 일부 토픽과 관련해선 기본적인 지식 부족을 드러냈다. 대표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수개월 동안 계속 상승한 상황에서 중국이 통화가치를 끌어내린다고 공격한 일 등이다.
중국 정부가 외국의 불평에 간접 대응할 때 종종 이용하는 중국 관영매체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가 지난 일요일(12월 4일) 밤 중국에 성화를 부렸다”고 썼다. “그의 백악관 취임 초기엔 과거의 어느 미국 대통령 시절보다 중-미 관계의 마찰 확대가 불가피해질 듯하다…. 트럼프가 소란을 피울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대규모 파워게임의 원칙에서 그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는 제2의 경제대국이자 최대 통상국가, 핵강국인 중국을 제멋대로 다룰 만큼 충분한 자원을 보유하지 않는다.”
엄포일 수도 있지만 트럼프의 중국을 겨냥한 무의미한 트위터 전쟁으로 인해 앞으로 그가 추진하고자 하는 무역협상이 훨씬 더 어려워지거나 또는 완전히 막혀버릴 수도 있다. 중국은 모욕을 고분고분 받아들인 적이 없으며 트럼프가 중미 외교에 대한 이해부족을 드러낼수록 중국이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그러나 외교문제 관련 트윗 건수는 트럼프가 미국 대선을 되새김질한 내용보다 불과 한 건 더 많았다. 대선 관련 트윗 26건 중에는 불평도 들어 있다. 가령 수백만 건의 불법 투표를 제외하면 전체 득표수에서도 자신이 앞섰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하지만 대다수 트윗이 전반적인 불안정과 정정당당하지 못한 태도 또는 자신의 잘난 면모를 보여주려는 듯한 욕구를 반영한다. 대선 후 2개월이 지난 1월 6일까지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 캠페인 진영을 헐뜯고 있었다. 그들이 끝까지 자기 유권자들의 열정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맞다, 취임식을 2주 앞둔 상황에서 정보 브리핑을 생략하고 기자회견도 열려 하지 않으면서 여전히 클린턴을 공격하고 있었다.
17건의 트윗으로 8위에 오른 항목은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뉴이어’ 같은 인삿말이다. 9위는 16건을 기록한 자신의 내각 인선 관련 정보가 차지했다. 대통령 당선인 역할에 관련된 거의 유일한 토픽으로 꼽힌다.
트럼프는 국내 정책 관련 트윗을 14건 올렸지만 여기서도 전혀 무관한 듯한 상황에서 뜬금 없이 그런 주제를 꺼냈으며 때때로 개별 기업 주가에 당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듯했다. 성조기를 태우는 사람은 시민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큰소리쳤다가(헌법의 여러 조항에 저촉되는 주장) 다시는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 기간에 보낸 그의 나머지 트윗은 잡다한 내용들이다. 대통령 직무와 자기 가족 사업 간의 이해충돌이 6건, 개별적 지지자 칭찬 5건, 어떤 특정 항목에도 속하지 않는 잡다한 기타 항목이 나머지를 차지했다.
이 모든 숫자는 미국 역사상 가장 비밀스런 대통령 당선인으로 손꼽히는 트럼프의 속내를 가장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는 소득세 신고서나 사업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았으며 공공정책 운영 기록도 없다. 기자회견은 단 한 차례 했는데 거의 어떤 정보도 전달되지 않고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따라서 세상 사람들이 트럼프의 대통령관을 판단하려면 그의 트윗을 들여다보는 방법이 최선이다.특히 그가 계속 트윗을 이용해 대중과 소통할 계획인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거기서 드러나는 모습은 국내정책보다는 보복, 외교문제보다 푸념, 자신의 내각보다 허풍에 더 관심이 많은 얼굴이다. 이들 트윗은 어떤 토픽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듯한 산만한 정신을 보여준다. 장차 그가 띄우는 트윗은 대통령직 수행에 강력한 힘이 되거나 또는 그의 대통령직 수행을 방해하는 자기중심적인 넌센스의 폭풍우가 될 수도 있다.
트윗 활동은 지도자의 일이 아니다. 트럼프가 앞으로 대중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고민한다면 과거 공화당 대통령들이 세워놓은 선례를 살펴볼 만하다(그가 민주당 대통령의 방식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조지 W. 부시는 대통령 당선인 시절 수없이 많은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표적으로 자신의 내각 내정자들과 회견 자리를 마련해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소신을 갖고 있는지, 국민이 알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의 내정자들은 상원 인준 청문회가 시작될 때까지 대통령 당선자의 비밀주의 장막 뒤에 숨어 있었다.
아니, 그보다 레이건만 봐도 좋다. 지난 1월 9일 트럼프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자신이 로널드·낸시 레이건 부부와 함께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분명 레이건이 대통령이던 때보다 지금 그를 더 존경하는 듯하다. 그에게는 ‘위대한 소통자(great communicator)’라는 별명이 따랐다. 트럼프는 꽉 막힌 트윗 애용자(lousy tweeter)라는 꼬리표가 붙는 길을 가고 있다. 그러나 레이건은 대통령 당선인이 된 첫날 기자들 앞에 나아가 대규모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외교 문제, 보좌관과 내각 인선 등 거의 전적으로 정책 문제만 다뤘다. 레이건은 능수능란했으며 그가 보여준 지식 수준은 그를 한물간 배우로 여기던 비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비판자들이 그를 정책에는 문외한인 리얼리티 프로그램 스타이자 부동산 개발업자에 불과하다고 간주하듯이 말이다. 레이건은 2988단어를 구사했으며 그것은 대략 1만6000자에 달했다.
트럼프 어법을 빌리자면 레이건은 거의 모두 정책에 관해 약 114건에 해당하는 트윗을 국민에게 띄웠다. 그리고 불평·모욕 또는 자랑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 커트 아이첸월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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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그것이 미국 정보기관 요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애국심에서 개인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핵심 요원들이 더 좋은 조건의 민간 부문으로 이직을 준비하며 이력서를 손본다. 외국 정보 소식통들 사이에서도 개인적인 위험을 감수해가며 현지 정부 움직임에 관한 정보를 미국에 계속 제공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커져간다고 현장 요원들은 전한다.
한국에선 안보가 강화됐다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현지 당국자들이 미국 정부 측 인맥에 털어놓았다. 한국 측은 북한의 거듭된 유엔 결의안 위반에 대해 미국 정부가 훨씬 더 강력한 대응 조치를 곧 취할 것이라고 믿게 됐다. 유엔 결의안은 핵프로그램 해체와 탄도미사일 실험 중단을 북한에 촉구해 왔다.
배우 알렉 볼드윈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아졌다[그는 미국 TV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트럼프를 풍자해 왔다]. TV에 관심 없는 사람들에겐 리얼리티 프로그램 ‘셀러브러티어프렌티스(Celebrity Apprentice, 과거 트럼프가 진행했다)’의 시청률이 하락했음을 알렸다. 월스트리트 일각에선 ‘트럼프발 주가하락’에 베팅하는 전략을 새로 탄생시켰다. TV 뉴스를 보다가 도널드 트럼프의 분노를 살 만한 기업 관련 재료가 나오면 그가 비난하는 트윗을 띄우리라 예상해 트레이더들이 그 회사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단기 매매 주문을 넣는 식이다.
이들 이례적인 현상들은 모두 트위터 통치의 결과다. 인터넷 통신 플랫폼과 충동적인 대통령 당선인이 만나 투자시장, 외국 정치권, 미국 국내 기관 등에서 글로벌한 혼란을 초래하는 기이한 신세계다. 아침이든 오후든 한밤중이든 가리지 않고 트럼프가 띄우는 140자의 정책 관련 발언과 발작적으로 던지는 으름장과 막말이 예고도 없이 가상세계의 창공을 가른다. 그 내용을 두고 언론매체와 인터넷에선 토론과 논쟁이 수시간 동안 이어진다. 성조기 소각은 왜 금지될 수 없는가?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을 왜 새로 만드는가? 그러다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트럼프가 띄운 또 다른 트윗 화제로 넘어간다.
국민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기술을 이용한 미국 대통령은 많았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는 1933년 3월 훗날 ‘노변정담’으로 알려진 국민과의 대화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다. 미국 은행들의 건전성에 관한 우려가 크던 시절이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TV 카메라 앞에서 첫 대통령 기자회견을 했다. 로널드 레이건은 의회가 자신의 안건을 가로막는다고 여겨지면 TV 연설을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한다고 자랑했다. 버락 오바마는 트위터·페이스북·플리커 등의 소셜미디어를 이용했다.
그러나 이처럼 국민에게 직접 다가가는 방식은 모두 대중에게 신뢰를 주거나 특정 법안을 추진하려는 의도였지 트럼프를 풍자한 코미디쇼 ‘SNL’이나 골든글로브 수상식에서 그를 비판한 메릴 스트립 같은 여배우를 공격하려는 목적은 아니었다(예를 들어 1987년 뉴욕 부동산 개발업자 트럼프가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며 지식수준에 의문을 제기했을 때 당시의 레이건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트럼프를 가리켜 “과대평가되고 망해가는 한심한 사업가!”라고 호통치는 게 상상이 가는가?).
트럼프의 통제 불능인 듯한 트위터 활동은 최근 대권에 도전하기 오래 전부터 그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선거 운동 내내 주변 사람들조차 그의 트위터 집착을 기이하게 받아들였다. 전사한 미군의 부모, 언론 매체 그리고 자신을 공개 비판한 거의 모든 사람을 트윗으로 반복적으로 공격했기 때문이다. 그중 최악은 미스 유니버스 출신 여성에게 트윗으로 무자비한 모욕을 퍼부었을 때였다. 트럼프가 그 미인대회를 개최했을 때 자신을 비하했다고 비판한 게 이유였다.
그는 미국인 대다수가 잠들었을 때 거의 미친 듯이 스마트폰을 두드려 트윗 메시지를 날렸다. 이는 과연 트럼프가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자제력을 지녔는지 다시 한번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온라인에서 자신의 태도를 바꿀 것이라고 캠페인 내내 거듭 약속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CBS 방송 시사 프로그램 ‘식스티 미니츠(60 Minutes)’에서 트위터 계정에 관해 “만일 사용하게 되더라도 극히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그것은 말뿐이었다. 지난해 11월 11일~올해 1월 12일까지 트럼프는 리트윗을 포함해 315건의 트윗을 띄웠다. 트윗 활동을 줄이기는커녕 그는 주류 미디어의 여과 기능을 피하기 위해 트위터를 사용할 것이라고 측근들은 말했다.불행히도 트럼프에게 자기 자신을 여과하는 장치는 없는 듯하다. 충분히 정보를 입수해 사실을 확인하기도 전에 트윗 메시지부터 날려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다. 예컨대 첩보분야 요원과 해외 정보원 문제는 상당부분 그들 민·군 기관의 능력과 도덕성에 대한 트럼프의 반복적인 공격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그는 정보기관들이 조사 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을 차분히 앉아 듣지도 않고 러시아의 해킹에 관한 그들의 결론과 직업의식에 관해 마구 공격을 퍼부었다. 브리핑이 이틀 동안 연기되자 그는 ‘첩보’라는 단어에 냉소적인 인용부호를 달아 “필시 논리를 꿰 맞추는 데 더 시간이 필요한 모양. 괴상한 일이군!”이라는 트윗을 띄웠다.
그 뒤 브리핑을 받았다. 트럼프는 지난 1월 11일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미국 대선을 방해한 해킹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사실을 믿게 됐다고 인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위키리크스(폭로전문 사이트)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의 발언을 전하면서 몇 주 동안 첩보 전문가들을 공격한 뒤였다. 트럼프는 비정부 민간 조사원들이 작성한 정보 서류를 정보기관들이 유출시켰다고 비난하는 트윗을 띄우며 그들이 나치처럼 행동한다고 질타했다. 트럼프는 정보기관들을 모욕하는 트윗을 올리기 전에 그 메모 유출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민간 조사원들일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은 듯하다. 거기에는 그에 대한 반대파들의 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공개적으로 확인된 사람도 포함된다.
트럼프의 다른 트윗들은 오바마 정부 정책과 관련해 어쩌면 개선된 특정 정책 방향을 가리키는 듯도 하다. 문제는 외교정책 같은 사안 관련 논평이 뮤지컬 ‘해밀턴’ 출연배우에 대한 공격 메시지와 섞여 뒤죽박죽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트럼프가 전문가 조언을 토대로 정책 방향이 반영된 주도 면밀한 주장을 하는 건지, 아니면 시리얼 박스에 적힌 내용을 보고 단순한 느낌을 말하는 건지 판단할 수 없다.
대표적인 예가 북한 관련 트윗이다. 트럼프에게 뭔가 노림수가 있었을 수도, 그냥 터프해 보이려 그랬을 수도 있다. 지난 1월 2일 그는 “북한이 방금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발표했다”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그 트윗은 외교적 묘수일 수도, 근거 없는 헛소리일 수도 있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자기 나라에 없는 능력을 자랑하기로 유명하며 이번 일도 그중 하나였다. 북한은 중거리미사일 실험단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여덟 번의 실험 중 일곱 번 실패했다.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다 해도 북한과 미 대륙의 중간에도 이르지 못한다. 하와이에는 2400여㎞ 정도 못 미친다. 따라서 북한 핵무기가 미국에 도달하려면 아직도 까마득하다. 북한의 성명은 김정은의 예나 다름없는 ‘칼 없는 칼집 흔들기’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트럼프가 북한의 허풍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호전적인 성명에 호전적인 트윗으로 응수하는 것이라면 멍청한 짓이다.
반면 트럼프의 성명이 충동적이 아니라 계산된 것이라면 현명한 판단이었다. 오바마 정부 외교정책의 최대 실패 중 하나는 북한 미사일 실험에의 대응방법이었다. ‘소리만 요란한 빈 깡통’이라고 불릴 만한 접근법이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수십 차례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며 유엔 결의안을 위반했지만 오바마는 거의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김정은은 더 대담해졌고 남한 당국자들 사이에선 북한 공격을 미국이 막아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트럼프의 트윗이 거기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제 한국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적극 공세에 나설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최소 한 명 이상의 미국 측 보좌관에게 말했다(미국 보좌관은 한국 당국자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뉴스위크에 익명을 요구했다). 랜드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 방위 분석가는 “그의 대북 정책은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그가 직면해야 하는 문제는 정말로 북한 미사일 실험을 주요 이슈로 삼을지, 그리고 그럴 경우 어떤 대책을 마련할지다.”
선택하게 될 경우 트럼프는 아주 강력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과의 사업을 보이콧함으로써 중국 정부에 북한을 통제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도 있다(물론 그럴 경우 무역전쟁을 촉발할 위험성이 있다). 또는 단순하게 북한이 실험하는 어떤 미사일이든 격추할 준비가 됐다고 경고하는 방법도 있다.
중국은 거기에 강력히 반발하겠지만 트럼프 정부는 그들이 북한을 막지 않으면 미국이 대신 저지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뒤엔 중국이 조치를 취하지 않고 북한이 미국의 의지를 실험하려 들 경우 트럼프는 물론 위협을 행동에 옮겨야 한다. 하지만 유엔 결의안을 집행하는 선을 넘지 않기 때문에 유엔도 그 조치를 절대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트윗에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장기적인 정책에 대한 고려, 또는 허풍 치는 김정은의 오랜 습관에 대한 아무 이해도 없이 트럼프가 그냥 귀에 들려오는 소리에 충동적으로 반응한 것일 수도 있다. 한국 당국자들은 미국 대통령 지위에 오르는 사람이라면 아무 생각 없이 그런 공격적인 내용의 트윗을 가볍게 띄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그들은 트럼프에게 더 강력한 대북 정책 구상이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실상 대선 이후 그의 트윗 315건 중 의미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할 방법이 없다.
뉴스위크는 미국 대선 이후 11월 9일~1월 12일 사이 트럼프가 올린 트윗 315건을 16개 항목으로 분류했다. 국내정책, 외교정책, 일정 발표, 행사 후 논평, 공격, 자화자찬, 내각 문제를 비롯한 기타 항목들이다(일부 트윗은 복수의 항목에 해당됐으며 다른 평가자라면 달리 분류했을 수도 있다). 어떤 기준에서든 불평하는 트윗이 63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정 뉴스 매체나 보도가 부정직하다, 자신이 잘한 일을 사람들이 축하해 주지 않는다, 선거 운동원에게 주어진 인터뷰 시간이 너무 짧았다 등 대체로 자신이 당한 부당한 처사를 호소하는 내용이었다.2위 항목에는 다가오는 이벤트 발표와 그에 대한 자신의 반응 등이 포함됐다. 언론 발표와 대선 승리 투어, 이어 집회 참가자들이나 기자에 대한 감사말 등이 포함된다. 이 항목에 이질적인 내용이 너무 많이 섞였다고 여기는 분석가도 있을지 모르지만 트럼프는 이 주제와 관련된 항목에서 42건의 트윗을 올렸다. 이어서 화재 피해자 위문 메시지, 경제 관련 뉴스, 기업들의 공장 해외 이전 계획 취소 발표 등과 같은 일반적인 뉴스 관련 트윗이 총 40건이었다.
기업과 경제 소식 중 일부는 트럼프가 자신의 공을 내세울 때는 자화자찬 항목으로 분류했다(예를 들면 한 트윗에선 소비심리 지수의 상승을 전하면서 마지막엔 자신을 제3자로 지칭하며 ‘고마워 도널드!’라고 끝을 맺는다). 그 밖의 갖가지 허풍 담긴 트윗과 함께 이 항목의 총 트윗 수는 27건이다. 예컨대 한 트윗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취임식 때문에 워싱턴 D.C. 전체 드레스샵의 드레스가 모두 동났다고 근거 없는 자랑을 했다가 삭제했다.
모욕 메시지 항목도 똑같이 27건을 기록했다. TV 코미디쇼 SNL, 배우 알렉 볼드윈, 메릴 스트립 등 여러 개인과 조직에 대한 공격이다. 그중 인디애나 주의 노조 간부는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의 일부 공장을 멕시코로 이전하지 않고 인디애나 주에 남겨두기로 결정한 뒤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지켰는지 자랑하는 트럼프에게 반론을 제기했다가 공격을 받았다. 그가 가장 즐겨 쓰는 듯한 모욕은 상대를 ‘과장됐다’고 부르는 것이다. 예컨대 골든글로브 수상식 연설에서 자신을 비판한 메릴 스트립을 그렇게 공격했다.
외교문제를 넓은 의미로 해석할 때 트럼프의 트윗 중 25건이 이 항목에 속한다. 유엔을 겨냥한 모욕 일부, 다른 나라에 관한 모호한 논평 등이 이 항목으로 분류됐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으로 트럼프가 득을 봤다는 비난에 대한 그의 변명(또는 그런 노력에 러시아가 개입됐다고 결론지은 정보기관에 대한 비판)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이나 이스라엘 안보와 관련된 많은 트윗도 이 항목에 부합된다.그러나 이들 트윗 중 실제 정책을 다룬 내용은 거의 없으며 일부는 허풍 수준을 넘나든다. 가령 이스라엘에는 자신이 곧 취임할 테니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고 큰소리친다. 불필요하게 국가간 긴장을 촉발시키는 트윗도 있다. 예컨대 지난해 12월 4일 트럼프는 트위터로 중국을 겨냥해 공격을 개시했다. 그런 시비를 걸 만한 뉴스가 전혀 없던 상황이었다. 그의 트윗은 일부 토픽과 관련해선 기본적인 지식 부족을 드러냈다. 대표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수개월 동안 계속 상승한 상황에서 중국이 통화가치를 끌어내린다고 공격한 일 등이다.
중국 정부가 외국의 불평에 간접 대응할 때 종종 이용하는 중국 관영매체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가 지난 일요일(12월 4일) 밤 중국에 성화를 부렸다”고 썼다. “그의 백악관 취임 초기엔 과거의 어느 미국 대통령 시절보다 중-미 관계의 마찰 확대가 불가피해질 듯하다…. 트럼프가 소란을 피울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대규모 파워게임의 원칙에서 그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는 제2의 경제대국이자 최대 통상국가, 핵강국인 중국을 제멋대로 다룰 만큼 충분한 자원을 보유하지 않는다.”
엄포일 수도 있지만 트럼프의 중국을 겨냥한 무의미한 트위터 전쟁으로 인해 앞으로 그가 추진하고자 하는 무역협상이 훨씬 더 어려워지거나 또는 완전히 막혀버릴 수도 있다. 중국은 모욕을 고분고분 받아들인 적이 없으며 트럼프가 중미 외교에 대한 이해부족을 드러낼수록 중국이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그러나 외교문제 관련 트윗 건수는 트럼프가 미국 대선을 되새김질한 내용보다 불과 한 건 더 많았다. 대선 관련 트윗 26건 중에는 불평도 들어 있다. 가령 수백만 건의 불법 투표를 제외하면 전체 득표수에서도 자신이 앞섰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하지만 대다수 트윗이 전반적인 불안정과 정정당당하지 못한 태도 또는 자신의 잘난 면모를 보여주려는 듯한 욕구를 반영한다. 대선 후 2개월이 지난 1월 6일까지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 캠페인 진영을 헐뜯고 있었다. 그들이 끝까지 자기 유권자들의 열정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맞다, 취임식을 2주 앞둔 상황에서 정보 브리핑을 생략하고 기자회견도 열려 하지 않으면서 여전히 클린턴을 공격하고 있었다.
17건의 트윗으로 8위에 오른 항목은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뉴이어’ 같은 인삿말이다. 9위는 16건을 기록한 자신의 내각 인선 관련 정보가 차지했다. 대통령 당선인 역할에 관련된 거의 유일한 토픽으로 꼽힌다.
트럼프는 국내 정책 관련 트윗을 14건 올렸지만 여기서도 전혀 무관한 듯한 상황에서 뜬금 없이 그런 주제를 꺼냈으며 때때로 개별 기업 주가에 당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듯했다. 성조기를 태우는 사람은 시민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큰소리쳤다가(헌법의 여러 조항에 저촉되는 주장) 다시는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 기간에 보낸 그의 나머지 트윗은 잡다한 내용들이다. 대통령 직무와 자기 가족 사업 간의 이해충돌이 6건, 개별적 지지자 칭찬 5건, 어떤 특정 항목에도 속하지 않는 잡다한 기타 항목이 나머지를 차지했다.
이 모든 숫자는 미국 역사상 가장 비밀스런 대통령 당선인으로 손꼽히는 트럼프의 속내를 가장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는 소득세 신고서나 사업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았으며 공공정책 운영 기록도 없다. 기자회견은 단 한 차례 했는데 거의 어떤 정보도 전달되지 않고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따라서 세상 사람들이 트럼프의 대통령관을 판단하려면 그의 트윗을 들여다보는 방법이 최선이다.특히 그가 계속 트윗을 이용해 대중과 소통할 계획인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거기서 드러나는 모습은 국내정책보다는 보복, 외교문제보다 푸념, 자신의 내각보다 허풍에 더 관심이 많은 얼굴이다. 이들 트윗은 어떤 토픽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듯한 산만한 정신을 보여준다. 장차 그가 띄우는 트윗은 대통령직 수행에 강력한 힘이 되거나 또는 그의 대통령직 수행을 방해하는 자기중심적인 넌센스의 폭풍우가 될 수도 있다.
트윗 활동은 지도자의 일이 아니다. 트럼프가 앞으로 대중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고민한다면 과거 공화당 대통령들이 세워놓은 선례를 살펴볼 만하다(그가 민주당 대통령의 방식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조지 W. 부시는 대통령 당선인 시절 수없이 많은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표적으로 자신의 내각 내정자들과 회견 자리를 마련해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소신을 갖고 있는지, 국민이 알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의 내정자들은 상원 인준 청문회가 시작될 때까지 대통령 당선자의 비밀주의 장막 뒤에 숨어 있었다.
아니, 그보다 레이건만 봐도 좋다. 지난 1월 9일 트럼프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자신이 로널드·낸시 레이건 부부와 함께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분명 레이건이 대통령이던 때보다 지금 그를 더 존경하는 듯하다. 그에게는 ‘위대한 소통자(great communicator)’라는 별명이 따랐다. 트럼프는 꽉 막힌 트윗 애용자(lousy tweeter)라는 꼬리표가 붙는 길을 가고 있다. 그러나 레이건은 대통령 당선인이 된 첫날 기자들 앞에 나아가 대규모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외교 문제, 보좌관과 내각 인선 등 거의 전적으로 정책 문제만 다뤘다. 레이건은 능수능란했으며 그가 보여준 지식 수준은 그를 한물간 배우로 여기던 비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비판자들이 그를 정책에는 문외한인 리얼리티 프로그램 스타이자 부동산 개발업자에 불과하다고 간주하듯이 말이다. 레이건은 2988단어를 구사했으며 그것은 대략 1만6000자에 달했다.
트럼프 어법을 빌리자면 레이건은 거의 모두 정책에 관해 약 114건에 해당하는 트윗을 국민에게 띄웠다. 그리고 불평·모욕 또는 자랑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 커트 아이첸월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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