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끊임 없는 세계
전쟁이 끊임 없는 세계
현재 진행 중인 세계 10대 무력 분쟁… 미국과 러시아가 다른 나라의 내전에 가장 많이 개입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한 달 동안 백악관에선 언론과의 전쟁부터 ‘핵재앙’ ‘이란에 보내는 경고’ 등 ‘전쟁’이 단골 주제로 등장했다. 지난 2월 21일엔 민주당이 주축이 된 의원 12명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2001년 9·11 테러 사태 이후 발효된 ‘무력사용권’을 담은 결의안의 폐기를 촉구했다. 이 결의안은 백악관이 별도의 의회 승인 없이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전 세계 테러용의자들를 상대로 한 군사적 공격을 무기한 허용하는 근거가 됐다. 의원들은 “의회가 너무 여러 해 동안 진행되는 전쟁들을 무시했다. 우리의 용감한 군인들이 우리 나라를 위한 수많은 위험에 직면해 있다”면서 2001년 결의안의 폐기를 골자로 한 새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또 “2001년 결의안이 전쟁에 대한 백지수표로 작용해왔다. 그에 따르면 지체 없이 군사력 사용에 대한 허가를 내줘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IS 격퇴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식 선전포고를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국제무대에서 느껴지기 전에도 세계 도처에서 전쟁은 계속돼 왔다. 호주의 국제 비영리기구인 경제평화연구소(IEP)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평화지수(GPI)에 따르면 무력 분쟁이 없는 나라는 10개국에 불과했다.
물론 ‘전쟁’의 정의는 상당히 다양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기준으로 볼 때 미국은 이미 여러 전쟁에 발을 담그고 있다. 다음은 현재 진행 중인 세계 10대 무력 분쟁이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직후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개시했다. 미국은 탈레반이 9·11 테러의 배후인 알카에다를 보호해준다고 판단했다. 미국 역사에서 가장 긴 전쟁으로 기록되는 아프간전 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은 현재의 병력 8400명으론 부족하다며 의회에 병력 증파를 요구했다.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지 몇 주만에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졌고 2011년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군을 이라크에서 완전 철수시켰다. 그러나 미국은 지금도 이라크 내전에 깊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2014년 미군의 공습이 재개됐고, 급진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IS)에 맞서기 위해 병력도 다시 파견됐다. 시리아의 유혈 내전이 국제 분쟁의 도가니로 비화하면서 IS의 준동에 불을 지폈다. 미국 외에도 러시아·터키·이란·프랑스가 시리아 내전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미국이 깊이 발을 들여놓은 중동 지역의 또 다른 분쟁 국가인 예멘에선 지난 1월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첫 대테러 군사작전이 실시됐다. 여기서 여성과 어린이 10명을 포함한 30여 명의 사람이 숨졌다. 미국 국방부는 알카에다 대원 14명이 숨지고 해군 특수부대원 윌리엄 라이언 오언스 중사도 사망했다고 밝혔으나, 당시 공습으로 숨진 어린이들의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미국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이 일었다. 미국은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족 반군에 맞서기 위해 사우디 주도 아랍 연합군이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을 돕고 있다. 소말리아는 내전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5년 전 공식 의회가 출범하면서 약간의 안정을 찾았지만 평화는 아직 요원하다. 미국은 알카에다와 알샤바브의 테러 위협에 맞서기 위해 소말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인 나이지리아는 이슬람 테러단체 보코하람의 부상을 막기 위한 내전을 치르는 중이다. IS와 연계된 보코하람은 무슬림이 다수인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넓은 지역을 장악했다. 2011년 수단에서 분리 독립했지만 2013년 12월 살바 키르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인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 추종자들 간의 충돌로 내전이 일어난 이래 5만 명 이상이 사망했고 16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남수단 정부는 지난 2월 20일 “4월까지 약 490만 명에 긴급 식량 공급이 필요하다”며 기근을 선포했다. 기근 선포 국가가 나온 것은 2011년 소말리아 이래 처음이다. 친러시아 대통령 빅토르 야누코비치의 하야를 요구하는 민중 시위로 내전이 시작됐다. 유럽에서 20년만에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는 내전이다. 야누코비치가 축출되자 러시아는 남부 자치구였던 크림반도를 합병했고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친러시아계 반군을 지원하며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대치 중이다. 2011년 시작된 ‘아랍의 봄’ 혁명으로 민중 봉기가 일어나면서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의 지원을 받은 혁명군이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제거했다. 그후에도 미국은 리비아 일부 지역을 장악한 IS를 제압하기 위한 공격에 참여하고 있다. 카슈미르 지역을 둘러싼 인도와 파키스탄의 영토 분쟁으로 양국은 두 차례나 전쟁을 치렀다. 그후 지난해 9월 인도령 카슈미르에 있는 인도 육군기지가 무장괴한의 공격을 받자 인도는 그 공격의 배후가 파키스탄 정부라며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를 공격했다. 이로써 다시 분쟁이 격화돼 양측의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 제이슨 르 미에르 아이비타임즈 기자 세계는 어느 때보다 더 위험한 곳이 돼간다. 1991년 소련의 붕괴에 따른 냉전의 종식 이래 국제 무기거래는 5년 단위를 기준으로 2012~16년 최고점을 기록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 2월 20일 발표한 무기거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미국이 세계 최대의 무기 수출국으로 전체 무기거래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이 기간 미국의 무기 수출은 2007~11년보다 21% 증가했다. 그중 거의 절반은 중동 지역으로 향했다.
SIPRI의 무기·군사지출 프로그램 국장 아우데 플레우란트는 “미국이 세계 100여 개국으로 무기를 수출했다”며 “다른 어떤 무기공급국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수출하는 무기에는 최신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크루즈 미사일 등 정밀 유도 무기, 첨단 전투기가 포함됐다.
SIPRI 보고서에 따르면 2007~11년과 2012~16년 사이 세계의 무기거래는 8.4% 증가했다. 그동안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중동으로 들어간 무기가 증가한 반면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아프리카로 향한 무기는 줄었다. SIPRI는 최근 5년간 무기 거래가 급증한 것은 역내 분쟁을 겪는 아시아와 중동 국가들이 안보를 위해 군비경쟁에 나서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파키스탄과 갈등을 빚는 인도는 2012∼16년 전 세계 무기 수입량의 13%를 사들이면서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SIPRI의 무기·군사지출 프로그램의 시에몬 베세멘 선임연구원은 “지역적으로 군비를 통제하는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계속 병기고를 확장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수입하던 무기를 자체 생산으로 대체할 능력이 갈수록 커지는 반면 인도는 러시아·미국·유럽·이스라엘·한국 등 여러 무기공급 국가들이 보유한 기술에 계속 의존하는 추세다.”
그러나 세계의 무기거래 증가보다 더 큰 문제는 국제 암시장의 급속한 확장이다. 예를 들어 발칸 탐사보도 네트워크와 조직범죄·부패 보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자들이 1년에 걸친 조사 끝에 지난해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암거래된 무기 12억 달러어치 이상이 참혹한 내전에 시달리는 시리아로 흘러 들어갔다.
보고서를 작성한 기자들은 동유럽 국가들이 중동 지역으로 무기를 은밀히 판매했으며, 거기서 시리아와 예멘 등 주요 분쟁국으로 무기가 공급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거기엔 미국도 관련된 정황이 있다. 미국 정부는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부와 동부 유럽에서 많은 양의 군사장비를 구입해 시리아 반군 측에 공급했다고 알려졌다.
미국의 무기조달 서류와 운송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2015년 12월 이래 미국 특수작전사령부가 계약한 화물선 3척이 흑해의 발칸지역 항구를 떠나 중동으로 향했다. 특히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에서 요르단과 터키의 군사시설로 운송된 무기가 약 4700t에 이른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 지난해 6월 21일 미국이 임대한 화물선이 불가리아에서 군사장비 약 1700t을 싣고 홍해의 어느 항구로 향한 것으로 확인됐다.
- 프란슈 라티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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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국제무대에서 느껴지기 전에도 세계 도처에서 전쟁은 계속돼 왔다. 호주의 국제 비영리기구인 경제평화연구소(IEP)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평화지수(GPI)에 따르면 무력 분쟁이 없는 나라는 10개국에 불과했다.
물론 ‘전쟁’의 정의는 상당히 다양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기준으로 볼 때 미국은 이미 여러 전쟁에 발을 담그고 있다. 다음은 현재 진행 중인 세계 10대 무력 분쟁이다.
아프가니스탄(2001년~)
이라크(2003년~)
시리아(2011년~)
예멘(2015년~)
소말리아(1991년~)
나이지리아(2009년~)
남수단(2013년~)
우크라이나(2014년~)
리비아(2011년~
인도/파키스탄(2016년~)
- 제이슨 르 미에르 아이비타임즈 기자
갈수록 치열해지는 아시아의 군비경쟁 - 세계 무기거래 1991년 이래 최대…수입 1위 인도로 역내 분쟁 심한 아시아와 중동으로 대부분 흘러 들어가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 2월 20일 발표한 무기거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미국이 세계 최대의 무기 수출국으로 전체 무기거래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이 기간 미국의 무기 수출은 2007~11년보다 21% 증가했다. 그중 거의 절반은 중동 지역으로 향했다.
SIPRI의 무기·군사지출 프로그램 국장 아우데 플레우란트는 “미국이 세계 100여 개국으로 무기를 수출했다”며 “다른 어떤 무기공급국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수출하는 무기에는 최신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크루즈 미사일 등 정밀 유도 무기, 첨단 전투기가 포함됐다.
SIPRI 보고서에 따르면 2007~11년과 2012~16년 사이 세계의 무기거래는 8.4% 증가했다. 그동안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중동으로 들어간 무기가 증가한 반면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아프리카로 향한 무기는 줄었다. SIPRI는 최근 5년간 무기 거래가 급증한 것은 역내 분쟁을 겪는 아시아와 중동 국가들이 안보를 위해 군비경쟁에 나서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파키스탄과 갈등을 빚는 인도는 2012∼16년 전 세계 무기 수입량의 13%를 사들이면서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SIPRI의 무기·군사지출 프로그램의 시에몬 베세멘 선임연구원은 “지역적으로 군비를 통제하는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계속 병기고를 확장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수입하던 무기를 자체 생산으로 대체할 능력이 갈수록 커지는 반면 인도는 러시아·미국·유럽·이스라엘·한국 등 여러 무기공급 국가들이 보유한 기술에 계속 의존하는 추세다.”
그러나 세계의 무기거래 증가보다 더 큰 문제는 국제 암시장의 급속한 확장이다. 예를 들어 발칸 탐사보도 네트워크와 조직범죄·부패 보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자들이 1년에 걸친 조사 끝에 지난해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암거래된 무기 12억 달러어치 이상이 참혹한 내전에 시달리는 시리아로 흘러 들어갔다.
보고서를 작성한 기자들은 동유럽 국가들이 중동 지역으로 무기를 은밀히 판매했으며, 거기서 시리아와 예멘 등 주요 분쟁국으로 무기가 공급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거기엔 미국도 관련된 정황이 있다. 미국 정부는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부와 동부 유럽에서 많은 양의 군사장비를 구입해 시리아 반군 측에 공급했다고 알려졌다.
미국의 무기조달 서류와 운송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2015년 12월 이래 미국 특수작전사령부가 계약한 화물선 3척이 흑해의 발칸지역 항구를 떠나 중동으로 향했다. 특히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에서 요르단과 터키의 군사시설로 운송된 무기가 약 4700t에 이른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 지난해 6월 21일 미국이 임대한 화물선이 불가리아에서 군사장비 약 1700t을 싣고 홍해의 어느 항구로 향한 것으로 확인됐다.
- 프란슈 라티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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