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저임, 그리고 규제완화의 함정
감세, 저임, 그리고 규제완화의 함정
그 원칙에 충실한 미국 텍사스 주와 정반대인 캘리포니아 주 경제 실상에 그 답이 있다 보수 진영은 오래 전부터 낮은 세금, 적은 규제, 낮은 임금이 건강한 친기업적 경제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해 왔다. 그들의 말이 맞을까?
미국에서 계속 돼온 실험이 그 답을 제시한다. 스펙트럼의 한쪽 끝에는 미국에서 가장 세율이 낮고, 규제가 적고, 임금이 낮은 주에 속하는 캔자스와 텍사스가 있다. 반대편에는 미국에서 가장 세율이 높고(특히 고소득자 대상), 규제가 많고(특히 환경 관련), 임금이 높은 캘리포니아 주가 있다.
보수파 독트린에 따르면 캔자스와 텍사스 주가 호황을 누리고 캘리포니아 주가 불황에 빠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정반대다. 캔자스 주의 경제성장률은 수년 전부터 미국에서 가장 낮았다. 2015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텍사스 주도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고용 증가율이 미국 평균을 밑돌았다. 소매 매출이 크게 떨어진다. 텍사스 주 수출액은 감소세다.
하지만 이른바 세금 높고 규제 많고 임금 높은 캘리포니아 주는 어떨까? 캘리포니아 주의 경제성장률은 미국에서 가장 높다. 미국 평균의 2배를 웃돈다. 다시 말해 보수파들의 주장과 정반대다.
그렇다면 캔자스 주와 텍사주의 경제는 왜 그렇게 나쁘고 캘리포니아 주는 왜 좋을까?
주 정부가 거둬들인 세금으로 인적자원(교육과 기술훈련)뿐 아니라 현대적 인프라와 우수한 연구대학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대학에서 신산업이 탄생하고 재능 있는 혁신가와 발명가들을 끌어모은다. 그것이 바로 캘리포니아 주가 첨단기술 혁신, 엔터테인먼트, 벤처 자본의 세계 중심지인 이유다.
캔자스 주와 텍사스 주의 투자 규모는 그 근처에도 미치지 못한다. 캘리포니아 주는 또한 기회를 보고 그 주로 몰려드는 많은 사람을 포함해 다양한 인재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는 규제를 통해 공중보건과 아름다운 자연을 보호한다. 그런 자연 또한 어디에든 정착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를 포함한 사람들을 지역으로 끌어들인다.
캘리포니아 주의 임금이 높은 것은 경제 성장 속도가 대단히 빨라 임금을 많이 올려야 인력을 조달할 수 있어서다. 그것도 나쁜 건 아니다. 어쨌든 단순한 성장뿐이 아니라 높은 생활수준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공평하게 말해 텍사스의 문제에는 유가하락도 관련돼 있다. 그러나 텍사스 주는 경제 다각화에 실패했기 때문에 그것은 실상 변명거리가 안 된다. 그뿐 아니라 적절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주도 결코 완벽하지 않다. 주택난으로 집세와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교통난도 심각하다. 그 밖에도 문제는 많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양 지역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경제성장은 공공투자에 투입되는 세원확보, 그리고 환경과 공중보건을 보호하는 규제에 달려 있다. 그리고 진정한 경제발전은 고임금으로 이어진다. 그러니 앞으로 ‘낮은 세금, 적은 규제, 낮은 임금이 친기업적인 경제성공의 열쇠’라는 보수파들의 말을 듣거든 캔자스·텍사스·캘리포니아 주를 명심하자.
보수파의 공식은 틀렸다.
- 로버트 라이시
[필자는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캠퍼스) 공공정책대학원 교수이며,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장관을 지냈다. 이 기사는 RobertReich.org에 먼저 실렸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에서 계속 돼온 실험이 그 답을 제시한다. 스펙트럼의 한쪽 끝에는 미국에서 가장 세율이 낮고, 규제가 적고, 임금이 낮은 주에 속하는 캔자스와 텍사스가 있다. 반대편에는 미국에서 가장 세율이 높고(특히 고소득자 대상), 규제가 많고(특히 환경 관련), 임금이 높은 캘리포니아 주가 있다.
보수파 독트린에 따르면 캔자스와 텍사스 주가 호황을 누리고 캘리포니아 주가 불황에 빠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정반대다. 캔자스 주의 경제성장률은 수년 전부터 미국에서 가장 낮았다. 2015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텍사스 주도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고용 증가율이 미국 평균을 밑돌았다. 소매 매출이 크게 떨어진다. 텍사스 주 수출액은 감소세다.
하지만 이른바 세금 높고 규제 많고 임금 높은 캘리포니아 주는 어떨까? 캘리포니아 주의 경제성장률은 미국에서 가장 높다. 미국 평균의 2배를 웃돈다. 다시 말해 보수파들의 주장과 정반대다.
그렇다면 캔자스 주와 텍사주의 경제는 왜 그렇게 나쁘고 캘리포니아 주는 왜 좋을까?
주 정부가 거둬들인 세금으로 인적자원(교육과 기술훈련)뿐 아니라 현대적 인프라와 우수한 연구대학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대학에서 신산업이 탄생하고 재능 있는 혁신가와 발명가들을 끌어모은다. 그것이 바로 캘리포니아 주가 첨단기술 혁신, 엔터테인먼트, 벤처 자본의 세계 중심지인 이유다.
캔자스 주와 텍사스 주의 투자 규모는 그 근처에도 미치지 못한다. 캘리포니아 주는 또한 기회를 보고 그 주로 몰려드는 많은 사람을 포함해 다양한 인재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는 규제를 통해 공중보건과 아름다운 자연을 보호한다. 그런 자연 또한 어디에든 정착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를 포함한 사람들을 지역으로 끌어들인다.
캘리포니아 주의 임금이 높은 것은 경제 성장 속도가 대단히 빨라 임금을 많이 올려야 인력을 조달할 수 있어서다. 그것도 나쁜 건 아니다. 어쨌든 단순한 성장뿐이 아니라 높은 생활수준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공평하게 말해 텍사스의 문제에는 유가하락도 관련돼 있다. 그러나 텍사스 주는 경제 다각화에 실패했기 때문에 그것은 실상 변명거리가 안 된다. 그뿐 아니라 적절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주도 결코 완벽하지 않다. 주택난으로 집세와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교통난도 심각하다. 그 밖에도 문제는 많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양 지역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경제성장은 공공투자에 투입되는 세원확보, 그리고 환경과 공중보건을 보호하는 규제에 달려 있다. 그리고 진정한 경제발전은 고임금으로 이어진다. 그러니 앞으로 ‘낮은 세금, 적은 규제, 낮은 임금이 친기업적인 경제성공의 열쇠’라는 보수파들의 말을 듣거든 캔자스·텍사스·캘리포니아 주를 명심하자.
보수파의 공식은 틀렸다.
- 로버트 라이시
[필자는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캠퍼스) 공공정책대학원 교수이며,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장관을 지냈다. 이 기사는 RobertReich.org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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