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 타격하면 전면전으로
선제 타격하면 전면전으로
대다수 미국 대통령들은 북한과의 전쟁 유혹을 뿌리쳐 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체제에선 그 위협의 실현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부동산 재벌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이 도를 넘는 막말과 인화성 강한 트위터 공격으로 유명하지만 북한의 도발이 정말 그가 북한 공격 명령을 내릴 만큼 심각할까?
초기 조짐은 좋지 않다. 취임 후 두 달도 안 된 시점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선제 타격이 ‘고려 중인 옵션’이며 한국이나 미군 병력에 대한 어떤 위협에든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런 발언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방한 중 그런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주한미군 본부인 용산 미군 기지에서 “우리는 남에게 뭔가를 강요하려고 군사력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우리 우방과 우리의 생활방식을 지키는 데 군사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전임자보다 훨씬 더 오만했다.
지난 3월 20일 미국 정부는 북한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 접근을 금지하는 전면적인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한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광범위한 대응 방안의 일환이다. 이 같은 제재조치는 특히 북한과 사업을 가장 많이 하는 중국 은행과 기업들을 경제·외교적으로 더 압박하고 동시에 미국과 한·일 우방의 대응조치를 강화하는 다각적 접근방식의 일환이라고 미국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3월 중순 아시아 순방 중 북한에 경고했듯이 오래 전부터 고려됐던 북한 선제 타격 방안이 배제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정부는 현재로선 덜 위험한 옵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H. R.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대북 정책 방안을 수립 중이며 수주 내, 필경 4월 초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전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 3월 18일 맥매스터 보좌관을 만나 북한에 관해 논의한 다음 날 김정은이 “아주 아주 나쁘게 행동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자랑한 지 몇 시간 뒤였다. 미국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그것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을 포함한 미국 당국자들은 북한과 거래하는 은행과 기타 기업들을 겨냥한 광범위한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을 중국에 비공식적으로 시사했다(로이터 보도). 대부분 중국 기업이 해당된다.
그런 경고에 중국 측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베이징 정부는 그런 조치에 대해 강한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나타낸 바 있다. 목표는 과거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해 그들을 서방과의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낸 것과 같은 식으로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제재 대상을 확대해 이란과 거래하는 외국 기업들을 포함한 결과 궁극적으로 2015년 제재 완화의 대가로 이란 핵프로그램을 제한하는 합의에 이르렀다. 그런 조치가 이미 엄중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면 다른 나라들 특히 중국의 전면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중국은 대북 압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북한은 중국의 소형 은행을 통한 불법 무역에 크게 의존해 왔다. 따라서 제재가 성공하려면 그런 은행들은 국제 금융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3월 17일 북한의 위협이 용인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경우 군사 행동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미 당국은 현재로선 선제 타격이 너무 위험하다고 간주한다(로이터 보도). 지역에 전쟁을 촉발하고 한국과 일본 그리고 두 우방국에 배치된 수만 명의 미군 병력에 대규모 희생을 초래할 위험성을 감안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지도부를 겨냥해 사이버 공격과 기타 비밀 작전 확대 방안을 택할 수도 있다고 또 다른 미국 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필시 군사적 방안을 배제하고 이상의 방안들을 모두 동원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밝혔다.
한 미국 관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관련 브리핑 석상에서 북한이 핵탄두와 미사일을 얼마나 보유하는지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이 방위비를 얼마나 분담하는지 질문을 되풀이했다고 한다.
베테랑 종군기자이자 외교정책 평론가 존 필저는 IB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의 두 가지 특징은 전임 대통령들보다 만화 캐릭터 성격이 강하고 약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요즘 미국에는 전쟁도발 말고는 외교적 언어가 없다는 점이다.”
선제 타격을 하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상당히 커진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맥스 피셔는 이렇게 썼다. “북한은 전쟁이 일어나면 필경 패하리라는 것을 안다. 그럴 경우 북한의 계획은 배수의 진을 치고 총력전을 펼쳐 미국을 저지하는 것이다. 이 같은 필사적인 전략은 미국의 전쟁 전략가들이 오래 전부터 경계해 왔던 위험을 야기한다. 제한적인 타격이라도 전쟁 개시로 받아들여 총반격을 펼친다는 것이다. 전면전은 의도했든 아니든 끔찍한 대가를 요구한다.”
그런 전쟁에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뿐 아니라 의심할 여지 없이 중국도 말려들게 된다. 중국은 한반도의 미군 병력을 막아주는 완충장치를 잃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결과는 불가피하게 제3차 세계대전의 서곡이 되기 쉽다.
- 타렉 하다드 아이비타임즈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초기 조짐은 좋지 않다. 취임 후 두 달도 안 된 시점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선제 타격이 ‘고려 중인 옵션’이며 한국이나 미군 병력에 대한 어떤 위협에든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런 발언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방한 중 그런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주한미군 본부인 용산 미군 기지에서 “우리는 남에게 뭔가를 강요하려고 군사력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우리 우방과 우리의 생활방식을 지키는 데 군사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전임자보다 훨씬 더 오만했다.
지난 3월 20일 미국 정부는 북한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 접근을 금지하는 전면적인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한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광범위한 대응 방안의 일환이다. 이 같은 제재조치는 특히 북한과 사업을 가장 많이 하는 중국 은행과 기업들을 경제·외교적으로 더 압박하고 동시에 미국과 한·일 우방의 대응조치를 강화하는 다각적 접근방식의 일환이라고 미국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3월 중순 아시아 순방 중 북한에 경고했듯이 오래 전부터 고려됐던 북한 선제 타격 방안이 배제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정부는 현재로선 덜 위험한 옵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H. R.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대북 정책 방안을 수립 중이며 수주 내, 필경 4월 초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전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 3월 18일 맥매스터 보좌관을 만나 북한에 관해 논의한 다음 날 김정은이 “아주 아주 나쁘게 행동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자랑한 지 몇 시간 뒤였다. 미국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그것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을 포함한 미국 당국자들은 북한과 거래하는 은행과 기타 기업들을 겨냥한 광범위한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을 중국에 비공식적으로 시사했다(로이터 보도). 대부분 중국 기업이 해당된다.
그런 경고에 중국 측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베이징 정부는 그런 조치에 대해 강한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나타낸 바 있다. 목표는 과거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해 그들을 서방과의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낸 것과 같은 식으로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제재 대상을 확대해 이란과 거래하는 외국 기업들을 포함한 결과 궁극적으로 2015년 제재 완화의 대가로 이란 핵프로그램을 제한하는 합의에 이르렀다. 그런 조치가 이미 엄중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면 다른 나라들 특히 중국의 전면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중국은 대북 압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북한은 중국의 소형 은행을 통한 불법 무역에 크게 의존해 왔다. 따라서 제재가 성공하려면 그런 은행들은 국제 금융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3월 17일 북한의 위협이 용인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경우 군사 행동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미 당국은 현재로선 선제 타격이 너무 위험하다고 간주한다(로이터 보도). 지역에 전쟁을 촉발하고 한국과 일본 그리고 두 우방국에 배치된 수만 명의 미군 병력에 대규모 희생을 초래할 위험성을 감안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지도부를 겨냥해 사이버 공격과 기타 비밀 작전 확대 방안을 택할 수도 있다고 또 다른 미국 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필시 군사적 방안을 배제하고 이상의 방안들을 모두 동원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밝혔다.
한 미국 관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관련 브리핑 석상에서 북한이 핵탄두와 미사일을 얼마나 보유하는지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이 방위비를 얼마나 분담하는지 질문을 되풀이했다고 한다.
베테랑 종군기자이자 외교정책 평론가 존 필저는 IB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의 두 가지 특징은 전임 대통령들보다 만화 캐릭터 성격이 강하고 약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요즘 미국에는 전쟁도발 말고는 외교적 언어가 없다는 점이다.”
선제 타격을 하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상당히 커진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맥스 피셔는 이렇게 썼다. “북한은 전쟁이 일어나면 필경 패하리라는 것을 안다. 그럴 경우 북한의 계획은 배수의 진을 치고 총력전을 펼쳐 미국을 저지하는 것이다. 이 같은 필사적인 전략은 미국의 전쟁 전략가들이 오래 전부터 경계해 왔던 위험을 야기한다. 제한적인 타격이라도 전쟁 개시로 받아들여 총반격을 펼친다는 것이다. 전면전은 의도했든 아니든 끔찍한 대가를 요구한다.”
그런 전쟁에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뿐 아니라 의심할 여지 없이 중국도 말려들게 된다. 중국은 한반도의 미군 병력을 막아주는 완충장치를 잃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결과는 불가피하게 제3차 세계대전의 서곡이 되기 쉽다.
- 타렉 하다드 아이비타임즈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김천 묘광 연화지, 침수 해결하고 야경 명소로 새단장
2"겨울왕국이 현실로?" 영양 자작나무숲이 보내는 순백의 초대
3현대차 월드랠리팀, ‘2024 WRC’ 드라이버 부문 첫 우승
4'10만 달러' 비트코인이 33만개...하루 7000억 수익 '잭팟'
5이스타항공 누적 탑승객 600만명↑...LCC 중 최단 기록
6북한군 500명 사망...우크라 매체 '러시아 쿠르스크, 스톰섀도 미사일 공격'
7“쿠팡의 폭주 멈춰야”...서울 도심서 택배노동자 집회
8다시 만난 ‘정의선·도요타 아키오’...日 WRC 현장서 대면
9 신원식 “트럼프, 尹대통령에 취임 전 만나자고 3~4차례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