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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헌의 경제에 비친 세상 읽기] 셀트리온 둘러싼 세 가지 오해와 진실

[김수헌의 경제에 비친 세상 읽기] 셀트리온 둘러싼 세 가지 오해와 진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하는 일 없을 것... 셀트리온헬스케어 9월까지 상장 완료 자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항체의약품 복제약) 제조 전문기업이다. 지난 2009년부터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러나 수년 전까지만해도 셀트리온을 분석한 증권사 리포트는 많지 않았다. 대장주 치고는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로, 셀트리온의 특이한 사업구조가 꼽힌다. 셀트리온이 제조한 ‘램시마”(관절염치료제)는 모두 계열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팔린다. 유통판매 전문기업인 셀트리온헬스케어에는 해마다 수천억원어치의 재고가 새로 쌓였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언젠가 터질 사기극” “사실상의 분식회계”라는 혹평이 그치지 않았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몇차례 분식회계 의혹에 휘말리기도 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그나마 '사기꾼' 꼬리표를 뗀 것은 2011년 말쯤이다. 창업한 지 10여년이 지나서야 의심의 눈초리가 사라졌다. 여기에는 두 번의 큰 계기가 있었다. 첫째는 해외 투자유치였다. 2011년 9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테마섹홀딩스(싱가포르 국부펀드)의 자금이 유입됐다. 상환전환우선주 2079억원 어치(주당 39만6000원)를 테마섹홀딩스 자회사가 인수했다. 3개월 뒤에는 JP모건이 등장했다. JP모건 사모펀드 원에쿼티파트너스가 역시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유상증자에 2540억원을 투자했다. 주당 발행가격이 무려 230만원으로 책정됐다. 해외 큰 손들이 이렇게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에 베팅하자, 시장의 의구심이 상당부분 사라졌다.

둘째는 램시마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최종 승인이었다. 미국 유럽 등 해외 빅마켓은 아니었지만, 국내 판매허가를 획득하자 적어도 ‘사기꾼’은 아닌 것으로 인정받게 됐다. 당시 서 회장은 “의심의 눈초리를 달고 산 지 10년 만에 우리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게 됐다”며 “앞으로 해외승인을 받으면 글로벌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대로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다. 2016년 셀트리온 매출, 영업이익, 당기 순이익은 각각 6706억원, 2597억원, 1805억원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각각 7577억원, 1786억원, 1229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38%, 24%에 이른다.

2012년까지만 해도 수백억원대 매출에 연속적자를 내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근 성장은 특히 괄목한만하다. 미국 유럽 등 선진 대형시장에서 램시마 판매허가를 잇달아 얻어냈고, 제품판매가 늘고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2의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가 올해 미국시장에 진입하면 실적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다 ‘허쥬마’도 대기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한가지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자산은 줄기는 커녕 여전히 늘고 있다. 재고자산이 감소해야만 셀트리온의 진짜 실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해 온 일부 전문가들은 판매호조에도 불구하고 재고가 줄지않는 데 대해 고객를 갸웃거린다.
 매출 느는데 재고 줄지 않는 미스터리
셀트리온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은 과거 어느때보다 좋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가 넘는 894억원에 이른다. 매출도 81% 증가한 1966억원이다. 손익이 안정적 궤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대세다. 그렇지만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보유중인 재고수치는 변화가 없거나 소폭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셀트리온에 몇가지 질문을 던진다.

두가지는 해묵은 내용이다. 제조담당 셀트리온과 판매유통 담당 셀트리온헬스케어간에 ‘연결회계’를 적용해야만 화장기를 싹 지운 실적의 ‘민낯’을 볼 수 있지 않냐는 지적이 있다. 또 하나는 증가하기만 해 온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가 도대체 언제 줄어들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나머지는 회계 이슈 때문에 애초 계획보다 지체된 셀트리온헬스케어 증시 상장이 오는 9월 말까지는 가능할지 여부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은 셀트리온그룹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전반에 대한 주요 정보를 공개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그래서 시장의 큰 관심사안으로 부상해있다.

하나씩 뜯어보자.

빵을 만들기만 하는 회사 A가 있다고 하자. 판매유통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 B가 이 빵을 전량구매한다. 두 회사는 지분 관계가 전혀 없다. 하지만 한 대주주의 지배 하에 놓여있는 계열회사 관계이다. A는 제조한 빵에 적절한 이윤을 붙여 B로 보내기만 하면 된다. B가 빵을 못팔아 대량의 재고를 안고 있어도 A의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두 회사 지분관계상 연결 회계를 할 필요도, 지분법회계를 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연결이나 지분법을 적용하면 B가 재고로 안고 있는만큼은 A의 손익에서 제거해야 한다. 빵은 유통기간이 짧다. 제 때 못 팔면 B는 막대한 재고손실을 입을 수 있다. B가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A로부터 계속 대량구매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만약 유통기한이 상당히 긴 바이오시밀러라면 어떨까. 해외 판매허가를 획득하고 글로벌시장을 개척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바이오시밀러는 개발제품을 대량으로 제조해 장기재고로 떠안고 있어도 판매허가 뒤 제 값에 팔 수 있다. 만약 B가 외부투자를 유치해 A에 자금을 공급해주기까지 한다면 금상첨화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간의 거래가 말하자면 이런 관계다.

셀트리온은 애초부터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위해 이런 지분 구조를 설계했다. 제조사와 유통사가 서정진 회장의 지배하에 놓여있지만, 아무런 지분관계가 없다. 안정적 사업을 위해 고안한 이 지배구조 때문에 셀트리온은 온갖 공격과 곱지않은 시선에 시달려야 했다. 2010년 말 1452억원이던 셀트리온헬스케어 재고 장부가격은 2016년 말 1조4700억원까지 증가했다. 셀트리온의 매출과 이익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자산 증가를 기반으로 만들어 졌다는 것은 이렇게 숫자가 보여준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두 회사를 ‘하나의 경제적 실체’로 보는 ‘연결회계’를 해야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제조는 셀트리온, 판매는 셀트리온헬스케어
필자는 지난 4월초 신문을 보다가 내심 놀랐던 일이 있었다. 셀트리온 김형기 사장 인터뷰 기사 때문이었다. 기사에 따르면 김 사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사실상 한 몸”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또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가 앞으로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서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말했다”고 전했다. 사실이라면 상당히 의미있는 정보를 인터뷰에서 언급한 셈이다.

우선, ‘사실상 한 몸’이라는 것은 회계적으로는 하나의 경제적 실체를 형성한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소리처럼 들린다. 연결을 하지않는 지분구조 때문에 분식회계설에까지 시달렸던 셀트리온이다. 그런데 회사의 대표가 ‘사실상 한 몸’ 발언을 했다니 어리둥절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 사장이 ‘한 몸’ 이라는 표현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나의 제품을 놓고 두 회사가 제조와 판매를 각각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밀접하게 유기적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는 뜻이지, 하나의 경제적 실체로 간주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앞으로도 두 회사간 지분관계를 ‘연결’구조로 가져갈 계획은 없어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합병이 타당하다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고개를 젓는다. “일부러 두 회사 지분을 섞을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합병은 회사의 미래와는 아주 거리가 멀어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처럼 사업 초기부터 자금이 충분했다면 이렇게 두 회사로 나누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개발에 필요한 자금과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모든 사업 리스크를 상장사인 셀트리온에 다 떠안기보다는 서 회장이 직접 지배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분담시키고자 했던 것이 지분관계를 단절한 이유”라며 “셀트리온 리스크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일정 정도 넘긴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두번째 궁금증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규모에 대한 것이다. 셀트리온으로부터 매입하는 물량은 많은 반면 글로벌유통사로 판매하는 물량은 적기 때문에 셀트리온헬스케어 재고는 해외 본격 대량판매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보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2012년 셀트리온으로부터 매입한 금액은 3470억원이다. 반면 외부로 제품을 판매하면서 발생한 매출원가는 228억원에 불과하다. 2013년 매입은 3430억원인데, 매출원가는 4분의1 수준인 776억원에 그친다. 대략 매입금액과 매출원가만큼의 차액이 재고로 누적되어간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는 않는다. 이것이 해마다 수천억원 수준에 달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램시마가 미국 유럽 등에서 판매승인을 이미 얻었고, 글로벌유통사들로부터 제품 주문이 이어지는 마당이라면 재고는 줄어드는 게 정상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2016년 경우를 보자. 셀트리온헬스케어 재무제표에 나타난 매입금액은 5148억원이다. 매출원가는 5378억원이다. 처음으로 매입보다 매출원가 금액이 더 크게 나타났다. 그 차이만큼 이번에는 재고금액이 줄어야 한다. 2015년 말 대비 2016년 말의 재고는 과연 줄었을까. 앞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재고는 뚜렷한 감소세에 진입할까. 결론적으로 두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아니다’이다.
 회사 측 “재고, 현재 수준 유지할 것”
2016년 말 재고금액은 2015년 말보다 오히려 700억원 남짓 증가했다. 왜 그럴까.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원료의약품 상태, 즉 램시마 반제품 상태로 일단 구매한다. 글로벌유통사에서 주문이 있으면 이를 완제품 상태로 가공해 공급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자체 시설이 없기 때문에 외주가공업체를 활용하는데, 셀트리온과 터키·헝가리 등의 해외 위탁가공전문업체들을 활용한다. 구매한 반제품에 적절한 이윤을 붙여 그대로 외부에 판매한다면 매입가격이 곧 매출원가가 된다. 하지만 이 회사의 경우 매입가격에 위탁가공비까지 다 합한 이른바 ‘전환원가’가 매출원가가 된다. 이런 경우 매입금액보다 매출원가가 더 크게 잡혀도 재고는 증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가 500만원어치 있는 상태에서 2016년 반제품 100만원어치를 매입했다고 치자. 이 반제품 중 80만원어치를 외주가공하여(외주가공비 30만원 투입) 판매하였다. 그럼 매입은 100만원이고, 매출원가는 110만원(80만원+30만원)이 된다. 못팔고 남은 재고가 20만원 어치 존재한다. 매입금액(100만원)보다 매출원가(110만원)가 더 크지만, 이 회사의 2016년말 재고자산은 2015년 말 500만원에서 20만원이 더 증가한 520만원이 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매출원가에 외주가공비용이 들어있다”며 “회사보유 재고 중에는 반제품 뿐 아니라 완제품도 일부 있는데, 여기에도 역시 외주가공비가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 그렇더라도 앞으로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주문이 크게 늘어난다면 재고자산은 감소할 것으로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미국·유럽지역에서 램시마 판매가 현재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향후 재고의 감소세가 있을 것으로 예상해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셀트리온 측은 이에 대해 “현재 수준의 재고자산금액이 줄어들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잘라말한다. 재고는 현 수준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왜일까.

회사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회사의 재고정책을 모르기 때문에 판매가 잘되면 재고는 무조건 감소할 것으로 보는데,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9~12개월치 재고를 유지한다는 재고전략을 갖고 있다. 따라서 매출이 늘어날수록 재고금액도 외려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원료조달부터 가공, 품질검사 등을 거쳐 완제품이 되기까지 대략 9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회사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공급 불안정으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9개월 이상의 재고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와 거래하는 글로벌유통사들도 9~12개월의 재고을 유지하겠다는 내용의 재고의무조항을 계약서에 명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해외시장에서 판매승인을 받기 전에는 허가가 날 경우 일시에 공급해야 할 물량 때문에 재고를 안고 있었다면 이제는 해외 빅마켓에서의 매출증가에 대비해 재고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미국 등지의 매출이 예상대로 일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공급부족 가능성도 걱정해야 할 정도여서 외부 제조시설 활용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램시마 뿐 아니라 트룩시마, 허쥬마 등 후속 바이오시밀러의 재고를 늘려나가야 하기 때문에 램시마 생산은 앞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체 재고금액 자체는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기 사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한 ‘향후 재고자산 급격 감소’에 대해 회사측은 와전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 1000억원일 때의 재고 1조원과 매출 1조원일 때의 재고 1조원은 다르다”며 “앞으로 매출이 계속 증가할 것이므로 매출액 크기를 고려했을 때 재고수준이 예전처럼 크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지, 재고의 절대금액 자체가 감소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9월 상장 완료에 문제 없어”
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항체 의약품으로 꼽히는 셀트리온의 램시마.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 문제에 대한 회사의 입장도 명확하다. 오는 9월까지 상장을 완료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애초 올 상반기 상장을 마무리지으려 했다. 그러나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감리 도중 보증금에 대한 회계처리 이슈가 불거졌고, 이 때문에 정밀감리가 진행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감리는 마무리 국면”이라며 “늦어도 다음달까지 회계이슈는 최종 정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9월말까지 상장완료는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지난 3월 감리를 맡은 한국공인회계사회와 회사간 이견이 불거졌을 때 일부 언론에서는 상장이 매우 불확실해졌고, 특히 회사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에 큰 금이 간 것처럼 보도했다. 필자는 처음부터 이 같은 회계처리 문제가 큰 이슈가 될 수는 없다고 봤다. 문제가 된 이행보증금은 2015년 회사가 제2의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에 대해 유럽지역 유통사들과 판매권 계약을 맺으며 받은 돈이다. 금액으로는 500억원 남짓이다. 이행보증금이란 트룩시마 판매 허가가 나면 글로벌 유통사들이 일정기간 내에 트룩시마를 주문하겠다는 내용을 약속하며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지급한 돈이다. 트룩시마를 약정기간 내 주문하지 않으면 이행보증금을 셀트리온헬 스케어가 몰수한다. 제품을 빨리 사가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해 놓은 셈이다. 당시는 트룩시마 개발과 판매 허가가 최종 완료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런데도 유통사들이 물량주문에 대한 이행보증금까지 지급하며 트룩시마 판매권 계약을 맺으려한 이유는 뭘까. 회사 관계자는 “이미 램시마로 수익을 경험한 유통사들이 트룩시마의 허가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서둘러 독점판매권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 나선 결과”라고 설명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허가 획득에 실패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면 된다. 허가 획득에 성공하면 돌려줘도 되고, 유통사들이 주문할 제품대금과 상계할 수도 있다. 어찌됐건 보증금으로 받은 금액만큼만 반환하거나 또는 유통사들의 매입채무와 상계하면 되는 것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감리팀이 지적한 문제는 보증금 수령하는 시점에 회계상 발생하는 이른바 ‘현재가치 할인차금’의 수익 인식 시기였다. 예를 들어 2015년 이행보증금으로 수령한 100만원을 , 2년 뒤 100만원만 그대로 돌려주면 된다. 따라서 미래에 돌려줄 100만원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금액(90만원이라고 가정하자)과 현재 시점의 수령현금 100만 원과의 차액 10만원이 회계상 현재가치할인차금으로 처리된다. 동시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손익계산서에 이자수익으로 같은 금액10만원을 일거에 계상했다. 한공회는 그러나 이 10만원을 부채(선수수익)로 일단 인식하고, 나중에 반환시점 또는 매출시점에 이자수익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2015년 한번에 인식했던 이자수익을 제거하고 재무제표를 정정하더라도 어차피 트룩시마 매출이 발생하는 올해 다시 수익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한공회의 지적을 받아들였다. 애초부터 크게 부각될만한 이슈는 아니었던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행보증금 외에 감리에서 특별히 더 지적된 것은 없다”며 “9월까지 상장 종료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필자는 국제경제와 금융시장을 분석하는 미디어&리서치 ‘글로벌모니터’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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