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의 노후 준비 5년 만에 끝내기(13) 민간 의료보험 가입하기] 노후의료비 부담 알고도 준비 미루는 이유?
[서명수의 노후 준비 5년 만에 끝내기(13) 민간 의료보험 가입하기] 노후의료비 부담 알고도 준비 미루는 이유?
미래보다 현재 중시하는 ‘시간 비일관성’ 탓 … 실속형인 실손보험·정기보험 가입은 필수 노후준비라고 하면 대개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만 생각한다.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미처 노후준비를 못한 예비 은퇴자들은 더 그렇다. 그러나 정작 은퇴자들을 곤경에 몰아넣는 것은 생활비가 아닌 의료비인 경우가 많다. 생활비는 그 규모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고 모자라면 절약을 통해 줄일 수 있지만 의료비는 필요한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데다 단기간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서다. 게다가 생명과 직결된 비용이어서 줄이기도 어렵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전체가구의 소비지출 중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의료비 비중은 15.3%로 평균치의 3배 가까이 됐다. 또 전체 생애의료비 중 65세 이후 발생하는 의료비의 비중이 50%를 넘을 정도로 노후에 의료비 지출이 집중됐다. 의료비는 저축이나 투자 상품보다는 보험을 활용해 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보험이 중요하다고 여기지만 당장 급하다고 보지 않는다. 건강이 좋다면 더욱 그렇다. 빚을 다 갚거나 혹은 자녀의 대학 학자금을 모두 마련한 뒤 보험에 가입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보험 가입자가 많은 것은 자발적인 경우는 흔치 않고 대개 지인의 권유나 보험사의 마케팅에 의해서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의료비 지출이 집중되는 노후의 재정적 부담을 덜기 위해 보험 가입이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사람들이 실제 행동으로 잘 옮기는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학자들은 이를 ‘시간 비일관성’으로 설명한다. 장기적으로 바라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려 할 때 다른 선택으로 바뀌는 것이 시간 비일관성이다. 예를 들면 ‘금연해야지’ 생각하다가 막상 실행 시점이 다가오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담배를 피우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노후에 의료비 부담이 크니 미리 준비해야지’ 생각하다가 실제로 보험에 가입하려고 하면 이상하게도 다른 데 돈 쓸 일이 생긴다. 시간 비일관성이 생기는 것은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하는 인간 본성 탓이다. 의료비 준비를 소홀히 하면 비싼 대가를 치른다는 걸 인식하고 두 눈 질끈 감고 ‘현재의 나’를 이기려고 노력하는 것이 시간 비일관성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보험료는 투자가 아니라 비용이다. 아프거나 죽지 않으면 회수할 수 없는 돈이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과하지 않는 수준의 가입이 필요하다. 마침 노후소득은 빤한데 의료비는 점증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건강보험으로 의료비 일부를 보장해주는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은 급여 부분만 보장하고 비급여 부분은 민간 보험으로 넘기고 있다. 게다가 국민건강보험은 재정 악화로 곧 적자 기조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어서 급여 부분 보장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보험회사들이 파는 보장성 보험으로 의료비 보장을 보완해야 하는 것은 그래서다. 문제는 얼만큼 가입하느냐인데, 전문가들은 월수입의 8~10%를 적정 보험 예산이라고 본다. 가령 월세후 수입이 300만원이라면 20만원 안팎 정도를 보장성 보험 예산으로 설정하고 이 범위 내에서 본인과 가족의 보장 내역이 중복되지 않도록 설계하면 된다.
보험 시장에 나와 있는 보장성 보험으로는 실손보험과 정기보험이 있다. 같은 보장성이지만 실손보험은 치료비를, 정기보험은 사망을 보장한다는데 차이가 있다. 두 보험은 값이 저렴한데다 필요한 의료비 부분만을 보장하는 실속형이란 점이 특징이다. 실손보험은 우리나라 국민의 65%가 가입할 만큼 가입률이 높은 상품이다. 기본형 가입 시 입원 의료비 기준 본인 부담금을 제외하고 급여 90%, 비급여 80%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단 보장 한도는 입원비는 5000만원, 외래비와 약제비는 합산 30만 원이다. 비급여 주사제, 자기공명영상검사인 비급여 MRI, 비급여 도수 및 체외 충격파 등은 특약형을 추가 가입하면 보장받을 수 있다. 실손의료비 특약은 2건 이상 가입했어도 중복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실손보험은 1년마다 갱신돼 보험료가 올라가는 특성이어서 정확하고 빠른 보상을 해주는 보험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자라고 해서 무조건 가입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최고 70세까지만 실손보험에 가입을 할 수 있었지만 노후 실손보험 도입으로 80세까지 가입 연령이 확대됐으며, 특약을 제외하고 실손보험 내용만 단독 형태로 가입할 수도 있다.
정기보험은 종신보험처럼 사망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소비자가 20년 또는 65세, 70세, 80세 등 보장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보험사는 보장기간 내에 소비자가 사망할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한다. 기간에 제한이 없어 일생에 한번은 보험금을 받는 종신보험과 다르다. 종신보험은 가계 생활을 책임지는 가장의 유고시 가족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지만 은퇴하고 나면 이런 사망보장 필요성이 크게 줄기 때문에 어떤 면에선 낭비일 수 있다. 따라서 요즘은 종신보험보다는 실속형인 정기보험을 많이 찾는 추세다. 정기보험의 보험료는 종신보험에 비해 최대 8분의 1수준으로 저렴하다. 이 상품은 보험료 수준에 따라 순수보장형과 50% 환급형 등으로 나뉜다. 환급형은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가입자가 낸 돈의 일부를 돌려주지만 보험료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필자는 중앙일보 재산리모델링센터 기획위원이다. 평소 보험에 대해 안 좋은 선입견이 있던 사람도 주변에 암과 같은 중증질환에 걸려 치료비 문제로 고생하는 것을 보면 보험의 중요성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보험에 가입하려고 하면 보험 종류도 너무 많고, 용어도 어려워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이 의료비 재원 마련을 위해 보험에 가입할 때 궁금해 하는 질문을 살펴본다.
Q 계약자는 뭐고, 피보험자는 뭔가.
A 보장성보험 계약에서 ‘계약자’란 보험료를 납부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되고, ‘수익자’는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받아 가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보험의 대상이 되는 사람을 ‘피보험자’라고 한다.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보험금을 수익자에게 지급한다. 따라서 보험금을 받으려면 피보험자를 가입자 자신으로 지정해두어야 했다.
Q 납입기간은 길게 할까, 짧게 할까.
A 보장성보험에 가입할 때는 계약자가 보험료 납입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보장금액이 동일한 경우 납입기간이 길면 다달이 납부하는 보험료가 줄어든다. 납입 면제 혜택도 있다. 보험 가입자가 보험료를 납입하던 중에 질병이나 상해로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하게 됐을 때 보험사가 앞으로 납입할 보험료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Q 만기환급형으로 할까, 순수보장형으로 할까.
A 순수보장성 보험은 만기가 됐을 때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는 대신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자동차보험을 생각하면 된다. 자동차보험은 가입 후 아무 사고가 없어도 만기가 됐을 때 이미 납입한 보험금을 돌려주지 않는다. 만기환급형 보험은 보험 계약기간이 종료됐을 때 납입한 보험료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돌려준다. 대신 보험료가 비싸다. 따라서 보장은 꼭 필요한데 보험료를 납부할 능력이 부족한 경우라면 순수보장성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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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는 비용, 과한 가입 삼가야
의료비 지출이 집중되는 노후의 재정적 부담을 덜기 위해 보험 가입이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사람들이 실제 행동으로 잘 옮기는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학자들은 이를 ‘시간 비일관성’으로 설명한다. 장기적으로 바라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려 할 때 다른 선택으로 바뀌는 것이 시간 비일관성이다. 예를 들면 ‘금연해야지’ 생각하다가 막상 실행 시점이 다가오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담배를 피우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노후에 의료비 부담이 크니 미리 준비해야지’ 생각하다가 실제로 보험에 가입하려고 하면 이상하게도 다른 데 돈 쓸 일이 생긴다. 시간 비일관성이 생기는 것은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하는 인간 본성 탓이다. 의료비 준비를 소홀히 하면 비싼 대가를 치른다는 걸 인식하고 두 눈 질끈 감고 ‘현재의 나’를 이기려고 노력하는 것이 시간 비일관성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보험료는 투자가 아니라 비용이다. 아프거나 죽지 않으면 회수할 수 없는 돈이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과하지 않는 수준의 가입이 필요하다. 마침 노후소득은 빤한데 의료비는 점증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건강보험으로 의료비 일부를 보장해주는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은 급여 부분만 보장하고 비급여 부분은 민간 보험으로 넘기고 있다. 게다가 국민건강보험은 재정 악화로 곧 적자 기조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어서 급여 부분 보장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보험회사들이 파는 보장성 보험으로 의료비 보장을 보완해야 하는 것은 그래서다. 문제는 얼만큼 가입하느냐인데, 전문가들은 월수입의 8~10%를 적정 보험 예산이라고 본다. 가령 월세후 수입이 300만원이라면 20만원 안팎 정도를 보장성 보험 예산으로 설정하고 이 범위 내에서 본인과 가족의 보장 내역이 중복되지 않도록 설계하면 된다.
보험 시장에 나와 있는 보장성 보험으로는 실손보험과 정기보험이 있다. 같은 보장성이지만 실손보험은 치료비를, 정기보험은 사망을 보장한다는데 차이가 있다. 두 보험은 값이 저렴한데다 필요한 의료비 부분만을 보장하는 실속형이란 점이 특징이다.
정기보험 보험료, 종신보험의 8분의 1
정기보험은 종신보험처럼 사망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소비자가 20년 또는 65세, 70세, 80세 등 보장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보험사는 보장기간 내에 소비자가 사망할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한다. 기간에 제한이 없어 일생에 한번은 보험금을 받는 종신보험과 다르다. 종신보험은 가계 생활을 책임지는 가장의 유고시 가족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지만 은퇴하고 나면 이런 사망보장 필요성이 크게 줄기 때문에 어떤 면에선 낭비일 수 있다. 따라서 요즘은 종신보험보다는 실속형인 정기보험을 많이 찾는 추세다. 정기보험의 보험료는 종신보험에 비해 최대 8분의 1수준으로 저렴하다. 이 상품은 보험료 수준에 따라 순수보장형과 50% 환급형 등으로 나뉜다. 환급형은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가입자가 낸 돈의 일부를 돌려주지만 보험료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필자는 중앙일보 재산리모델링센터 기획위원이다.
[박스기사] 보험 가입시 유의사항 - 계약자는 돈만 내고, 보험혜택은 피보험자에게
Q 계약자는 뭐고, 피보험자는 뭔가.
A 보장성보험 계약에서 ‘계약자’란 보험료를 납부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되고, ‘수익자’는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받아 가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보험의 대상이 되는 사람을 ‘피보험자’라고 한다.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보험금을 수익자에게 지급한다. 따라서 보험금을 받으려면 피보험자를 가입자 자신으로 지정해두어야 했다.
Q 납입기간은 길게 할까, 짧게 할까.
A 보장성보험에 가입할 때는 계약자가 보험료 납입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보장금액이 동일한 경우 납입기간이 길면 다달이 납부하는 보험료가 줄어든다. 납입 면제 혜택도 있다. 보험 가입자가 보험료를 납입하던 중에 질병이나 상해로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하게 됐을 때 보험사가 앞으로 납입할 보험료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Q 만기환급형으로 할까, 순수보장형으로 할까.
A 순수보장성 보험은 만기가 됐을 때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는 대신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자동차보험을 생각하면 된다. 자동차보험은 가입 후 아무 사고가 없어도 만기가 됐을 때 이미 납입한 보험금을 돌려주지 않는다. 만기환급형 보험은 보험 계약기간이 종료됐을 때 납입한 보험료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돌려준다. 대신 보험료가 비싸다. 따라서 보장은 꼭 필요한데 보험료를 납부할 능력이 부족한 경우라면 순수보장성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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