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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이 충돌할 수 있다?

미국과 북한이 충돌할 수 있다?

북한이 전면전에선 완패하겠지만 자국 군사시설에 대한 선제타격에는 거세게 반격할 듯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5월 22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최종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 사진·NEWSIS
북한은 지난 5월 21일 또 다시 신형 미사일을 기습적으로 시험발사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발사돼 약 500㎞를 날아가 동해에 떨어졌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잇따른 북한의 군사력 과시 도발에서 최신 사례다. 그에 따라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행위에 대해 계속 강력 대응을 천명하고 있다.

북한 미사일과 관련해 몇 가지 주요 이슈를 짚어본다.



북한은 왜 미사일을 시험발사를 계속할까?


북한은 군사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한다. 미사일 시험발사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 16일·광명성절) 등 북한에 상징적으로 중요한 날에 실시되는 경우가 많으며 국제적인 라이벌 국가들을 위협하기 위한 선전 전술로 활용된다.



북한은 올해 몇 차례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나?


북한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8차례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했다. 두 차례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지역 지도자들과 정상회담을 하는 시점에 실시됐다. 예를 들어 KN-15 고체연료 지대지 미사일은 지난 2월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가질 때 발사됐다.

북한이 개발 중인 ‘항모 킬러’ 대함탄도미사일(ASBM) KN-17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기 직전인 지난 4월 4일 발사됐다. 두 정상은 북한의 군사·핵 야망을 억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5월 21일엔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신형 탄도미사일이라고 부르는 로켓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북극성 2형’으로 알려진 이 지대지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북한이 상당히 접근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월 22일 전날 이뤄진 ‘북극성 2형’ 미사일 시험발사 소식을 전하며 지난 5월 14일 ‘화성-12’ 미사일 시험발사에도 성공한 사실을 부각했다. “우리의 군수노동계급은 얼마 전 미 태평양사령부가 둥지를 튼 하와이와 미국 알래스카를 사정권 안에 두고 있는 신형 중장거리 전략 탄도로켓(화성-12) 시험발사에서 성공한 그 기세, 그 기백으로 줄기찬 연속 공격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에 어떻게 반응했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17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북한이 매우 못되게 굴고 있다”면서 “북한이 지난 수년간 미국을 농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CBS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꽤 영리한 친구”라며 그를 만날 용의가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또 지난 5월 2일 블룸버그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것은 “영광일 것이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하는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해군 항모강습단을 한반도 부근에 파견해 한국과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한국에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했다. 사드는 중거리 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 방어망 역할을 한다.



중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데 중국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 4월 21일 트위터에서 “중국은 북한의 엄청난 경제적 생명줄이다. 쉬운 일은 없지만 그래도 만약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면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중국이 도와주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이었다.

중국은 북한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자 무역 파트너다. 하지만 근래 들어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양국 관계가 삐걱거리는 조짐을 보였다. 중국은 유엔의 북한 제재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엔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이 베이징-평양 노선을 일시 중단했다. 이처럼 중국마저 제재를 강화하자 북한은 중국에 “조중 친선이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고 해도 목숨과 같은 핵과 맞바꾸면서까지 구걸할 우리가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 5월 23일 유엔 안보리는 긴급회의를 열고 기존 대북제재의 충실한 이행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중국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제이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현재 상황에서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 정치적인 의지에 달렸다”며 “대화가 매우 중요하며, 대화를 통해서만 북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밝혔다.



핵전쟁 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로이터 통신에 “북한과 중대한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어린 나이에 집권한 북한 김정은을 신뢰하지 않으며, 김정은이 이성적이기를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2011년 정권을 잡은 이래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지난해 9월엔 유엔 결의를 무시하고 5차 핵실험도 강행했다. 분석가들은 지난 5월 21일 북한이 시험발사한 미사일이 괌을 포함해 태평양의 주요 미군 기지를 타격하기에 충분한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번 시험발사는 ICBM 개발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중대한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엄포와 위협을 가하는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과 전면전을 치를 경우 압도적으로 패하겠지만 북한 군사시설에 대한 선제타격에는 거세게 반격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과 일본에서 근무한 적 있는 미군 특수부대 출신의 데이비드 S. 맥스웰 퇴역 대령은 영국 인디펜던트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과 핵시설만을 파괴하기 위한 선제공격이라고 해도 북한은 반드시 반격할 것”이라며 “그게 바로 전략가들과 정책입안자들이 빠진 딜레마”라고 말했다.

- 톰 포터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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