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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오염물질 정말 ‘예술’이다

대기 오염물질 정말 ‘예술’이다

차량 배기장치에 특수 필터 장착해 매연 분진의 85~95% 흡수한 뒤 잉크로 변환시켜 전 세계 미술가들에게 공급스타트업이 디젤 연소에서 배출되는 매연을 유용하고 환경친화적인 제품으로 변환하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그래비키 랩스라는 이 회사는 디젤 배기장치에 부착해 대기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 매연분진을 처리해 에어잉크(Air-Ink)라는 잉크로 만들어 전 세계의 미술가에게 공급한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 유학 중이던 인도 대학생 아니루드 샤르마가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고향 뭄바이 집에서 지내던 중 떠올린 아이디어가 출발점이었다. 샤르마는 대기오염으로 악명 높은 뭄바이에서 지내던 중 자신의 옷이 갈수록 더러워지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이것이 대기오염, 다시 말해 검정 입자로 이뤄진 매연 분진 같은 미세먼지임을 알게 됐다”며 “국민건강에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 매연분진은 보통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지름 약 2.5㎛(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m) 이하의 검정 탄소입자로 이뤄진다. 이런 심한 미세먼지에 만성 노출되면 허파 손상, 암이나 기타 이상이 생길 수 있다. 2013년 조사에선 대기오염으로 인해 매년 약 550만 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세계 2위 인구대국인 인도에서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지난 수년간 110만~140만 명의 조기사망이 대기오염과 관련됐다.

샤르마는 “여기서는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대기오염 때문에 초등학교가 문을 닫는다. 재앙이나 다름없다.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 나라로 돌아왔다.” 그 뒤 샤르마는 그래비키 랩스를 설립해 그 문제를 완화하고 ‘현실세계’에 변화를 주려 했다.

그래비키 랩스는 차량과 디젤 발전기의 배기장치에 장착할 수 있는 칼링크(KAALINK)라는 원통형 기기를 개발했다. 특수 필터를 이용해 이들 시스템에서 배출되는 매연 분진의 85~95%를 흡수해 가둬둘 수 있다. 각 칼링크 기기를 15~20일 정도 사용한 뒤 내부에 끼워 넣은 일회용 필터를 꺼내 그래비키 랩스로 보내면 그것을 잉크로 가공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중금속과 기타 유해 화학물질이 제거된다.

그래비키 랩스는 인도 전역에서 시범 프로그램을 실시해 지금껏 약 16억㎍의 미세먼지를 거둬들였다. 대략 1조6000억ℓ의 공기를 정화한 셈이다. 이 매연 분진은 1000ℓ에 가까운 잉크로 변환돼 전 세계의 미술가가 사용하게 된다. 샤르마는 “오염은 잡고 예술은 키운다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그대로 뒀다면 우리 허파로 갔을 미세먼지로 재활용한다”고 말했다.

그런 노력으로 그래비키 랩스는 칸느 리옹 국제광고 페스티벌에서 야외 혁신 부문 금상을 포함해 수많은 상을 받았다. 이제 샤르마는 그 메시지를 퍼뜨리려 한다. 그는 “대기오염에는 국경이 없다”고 설명했다. “인도와 미국 보스턴뿐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발생한다. 우리 잉크는 세상에서 활용하기 가장 어려운 자원 중 하나가 오염물질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그러나 가능한 일이다.”

- 아리스토스 조르주 아이비타임즈 기자

[뉴스위크 한국판 2018년 1월 1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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