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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바이오 산업을 주목하라

중국의 바이오 산업을 주목하라

전략적인 육성 정책과 규제 완화로 급성장할 전망 … 해외 증시 상장 등 투자 가치 높아
중국은 바이오의료 산업 규모를 2020년까지 최대 10조위안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 사진:XINHUA-NEWSIS
중국의 바이오 산업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기는 쉽지 않다.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 14억 명에 이르는 인구를 생각하면 규모가 엄청나게 클 게 분명하다. 특히 중국의 제약·바이오 시장은 소득증가, 고령화, 정책적 지원과 맞물려 앞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중국의 바이오·제약산업은 글로벌 시장과 동떨어진 세계였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브랜드 우위와 뛰어난 연구개발(R&D) 능력으로 이윤 높은 블록버스터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동안 중국 제약업체들은 신약 개발 능력이 부족해 특허가 만료된 약품의 복제약으로 중국 내수시장에서 가격 경쟁에 매달렸다. 그러나 최근 2~3년 사이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신약 개발의 승인 절차를 개선하고 정책적 지원을 강화했다.

중국의 바이오 주식에 직접 투자하지 않는다고 해도 현재 그 부문에서 일어나는 혁명적인 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제약사는 지구상에 없다. 주시해야 할 4가지 추세를 소개한다.
 1. 홍콩에서 바이오테크 기업공개(IPO) 파티가 열린다.
홍콩 증권거래소가 규제를 완화하면서 중국의 바이오 스타트업 주식이 홍콩 증시를 뒤흔들 전망이다. 대개 바이오 업체들은 주식을 공개하기 전부터 수억 달러를 지출하기 때문에 초기엔 수익을 내기 어렵다. 그러나 홍콩에선 주식을 상장하려면 사전에 3년 동안 수익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이제 홍콩 증권거래소는 바이오 스타트업을 위해 상장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따라서 수많은 혁신가가 투자를 유치하려고 몰려들 것이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의 대형 제약사는 항암제 개발 전문 업체 베이진(BeiGene)을 비롯해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앞으로 그런 회사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단계에 있는 업체는 홍콩 증시 상장을 나스닥을 포함해 해외 증시에 진출하기 위한 징검다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중국의 바이오테크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의 항암제 옵디보(Opdivo)를 승인했다. 암의 면역억제 능력을 제거하는 방식(자동차의 브레이크 역할)으로 작용하는 항암제다. 그 뒤로 미국에선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작용하는 항암제가 옵디보 외에도 4개나 더 승인 받았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최근 들어서야 옵디보를 그런 계열의 항암제 중 첫 제품으로 승인했다.

미국보다 4년이 늦어졌다는 사실이 한심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옵디보의 경우 그나마 다른 약품보다 훨씬 나은 수준이다. 2010~2017년 미국에서 승인 받은 의약품 중 약 3분의 2가 중국에선 승인되지 않고 있다.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치료제를 구입할 수 없다는 당혹스러운 일이 생기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외국에서 실시된 임상시험 데이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큰 문제였다. 그러나 머지않아 그런 문제가 사라질 전망이다. 중국 식품의약 규제당국은 최근 신약 승인 신청의 근거가 되는 모든 데이터를 중국 안에서만 수집해야 한다는 규제를 폐지했다. 해외 임상 데이터를 적극 수용해 신약 승인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취지다. 우선 심사승인제 도입으로 신약 출시 기간을 최대 3년 줄였다. 수입 신약에 대해 지적 재산권 보호도 강화했다. 최대 6년까지 보호 기간을 설정해 그 기간 내 동종 신약 승인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에 따라 중국에서 항암 신약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거나 합작 형태로 진출을 계획 중인 다국적 제약사에도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

아울러 최근 중국 바이오 업체 우시앱텍의 생물제제 공장 중 하나가 FDA의 사전승인 심사를 통과한 첫 중국 시설이 됐다. 머지않아 더 많은 중국 업체가 외국 제약사를 위해 생물제제 의약품을 제조하게 될 것이다.
 3. 보험급여가 큰 장애물이다.
중국을 포함해 미국 외의 거의 모든 나라에선 신약이 승인됐다고 해서 그곳 사람들 대다수가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대다수 정부는 월정 보험료를 두고 경쟁하는 민간 건강보험회사와 달리 그런 압력을 별로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올해 중국에선 약 70만 명이 폐암 진단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정부측 건강보험 당국은 옵디보의 미국 가격인 월 1만3100달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설령 높은 가격에 동의한다고 해도 환자 본인 부담금이 높아 대다수 환자로선 옵디보를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많은 고가 치료제가 인기를 얻겠지만 정부의 보험 급여가 제대로 돌아가기까지는 진정한 보편화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4. 투자도 바이오테크로 몰린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050년까지 중국이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강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은 담대한 ‘중국몽’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세계의 중심 역할을 했던 전통 중국의 영광을 21세기에 되살리겠다는 의미다. 시 주석이 2012년 공산당 총서기에 선출된 직후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의미하는 ‘중국몽’의 실현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진핑 시기의 대표적인 통치 이념으로 자리 잡았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전략인 ‘중국제조 2025’에서 10대 핵심 육성 산업 중 하나로 바이오테크 부문이 지정됐다. 중국은 바이오의료 산업 규모를 2020년까지 최대 10조 위안(약 1700조원)으로 키우고 합성 신약 20개, 바이오 신약 3개를 독자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산업 육성을 저해할 수 있는 각종 규제와 통제를 없애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폭적인 선지원 정책으로 자국 바이오 산업 기술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린 뒤 문제점이 나타나면 그 이후에 차차 고치면 된다는 구상이다.

앞으로 중국과 외국의 바이오 업체에 엄청난 투자가 이뤄진다는 뜻이다. 2016년 미국의 바이오 스타트업으로 흘러들어간 중국의 벤처 자본은 약 2억 달러였다. 그러나 올해 첫 3개월 동안에만 그 자본은 14억 달러에 이르렀다. 중국 벤처 자본 전체의 약 40%에 해당한다. 또 올해 상반기 32개의 새로운 바이오 주식이 나스닥에서 거래되기 시작했다. 투자를 충분히 유치한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앞으로 여러 면에서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계획은 곧잘 흐지부지되지만 탄탄한 기업은 그렇지 않다. ‘중국몽’이 일부 바이오 주식의 가격을 올릴 수 있겠지만 투자자는 그런 개념만으로 주식을 팔고 사지는 않는다. 중국에서 앞으로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상관없이 성공할 수 있는 견실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 코리 리나우어 모틀리 풀 기자



※ [이 글은 모틀리풀 사이트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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