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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변형 쌀로 HIV 막는다

유전자 변형 쌀로 HIV 막는다

국제 연구팀, HIV 무력화 단백질 생산하도록 벼 품종 개발 … 연고로 만들 수도 있어
새로 개발된 품종의 쌀은 두 종류의 단백질을 포함해 HIV 바이러스에 결합할 수 있는 한 종류의 항체를 만들어낸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새 연구에 따르면 유전자 변형 쌀이 에이즈바이러스(HIV)를 막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지난 7월 말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서 미국·영국·스페인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HIV 무력화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벼 품종의 유전자를 변형하는 기법을 소개했다. HIV 유행을 막기 위한 오랜 싸움에서 가장 최근에 개발된 무기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HIV에 감염된 사람이 전 세계에서 약 3700만 명에 이르렀다. 15~49세 세계 인구의 약 0.8%에 해당한다. 지역으로 보면 그중 아프리카가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아프리카 성인 25명 중 거의 1명꼴로 HIV에 감염된 채 살아간다. 지난해 HIV 관련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은 전 세계에서 94만 명에 이른다. 그럼에도 HIV 치료에서 많은 진전이 이뤄졌다. 예를 들어 미국에선 새로운 HIV 감염 환자가 1985년 13만5000명에서 2010년 5만 명으로 줄었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 HIV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경구용 치료제 복용과 HIV 전파에 관한 공공 지식의 확대가 최선의 방어책이다. 개도국에선 경구용 치료제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좀 더 많은 선택지가 필요하다. 이번에 개발된 새로운 품종의 쌀은 경구용 치료제와 똑같은 HIV 무력화 단백질을 함유한다. HIV 퇴치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개발된 품종의 쌀은 두 종류의 단백질을 포함해 HIV 바이러스에 결합할 수 있는 한 종류의 항체를 만들어낸다. 이 단백질과 항체는 HIV 바이러스와 인간 세포의 상호작용을 차단한다. 이 벼에서 생산된 쌀을 재료로 피부에 바를 수 있는 연고를 만들 수 있다. 피부에 바르면 이 특수 단백질이 체내로 스며들어 HIV를 막아낸다.

개도국의 환자에겐 쌀이 훌륭한 대안이다. 직접 재배한 벼에서 쌀을 생산해 연고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서 제조된 약을 얻으려고 멀리 떨어진 진료소를 찾아갈 필요가 없다. 찾아가더라도 약을 반드시 받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감염률이 높은 지역은 자체적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쌀로 만든 연고가 상용화되려면 과학자들이 먼저 부작용이 없는지 확인해야 하고 유전자 변형 작물과 관련된 현지의 규제도 극복해야 한다.

- 애비 인터란테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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