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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e북 시장의 다윗과 골리앗

미국 e북 시장의 다윗과 골리앗

월마트가 아마존이 80% 이상 점유한 e북 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월마트는 최근 일본 기업 라쿠텐과 제휴해 그들의 코보 브랜드로 e북과 오디오북 매장을 개설했다. / 사진:NEWSIS
지난 2~3년 사이 월마트는 적극적으로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을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일본 기업 라쿠텐과 제휴해 그들의 코보 브랜드로 e북과 오디오북 매장을 개설했다. 코보는 전체 영어 e북 매출 중 약 2%를 차지하는 e북 시장의 소기업이다. 실상 아마존을 빼고는 모두 피라미 기업이다. 아마존이 e북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월마트가 유명 브랜드이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성장세에 있지만 아마존이 점유하던 e북과 오디오북 시장을 빼앗아오는 건 힘든(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러나 월마트가 도서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면 그들의 나머지 온라인 사업에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내 연간 e북 매출액은 약 32억 달러, 오디오북은 21억 달러다. e북 시장에서 코보가 차지하는 2%의 시장은 매출액 기준으로 약 6400만 달러에 상당한다. 지난 1년 사이 월마트의 글로벌 매출액이 5000억 달러 이상임을 감안할 때 라쿠텐과의 파트너십에서 예상되는 수익은 없어도 그만인 액수다.

한편 아마존은 미국 내 디지털 출판물 매출액의 80%를 차지해 e북 시장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누린다. 디지털 오디오북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선두업체 오더블도 아마존 소유다. 아마존은 실제로 디지털 북 시장에서 연간 약 35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다. 하지만 지난 1년 사이 회사 전체 매출액 2080억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아마존이 시장을 독점함에 따라 다른 유통업체를 선호하는 출판사도 있다. 이는 5대 출판사의 도서 판매 중 아마존을 이용한 비율이 중소 출판사들의 아마존 판매 비율보다 낮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월마트가 대안이 될지 모르지만 납품업체를 쥐어짠다는 평판이 있음을 감안할 때 출판사들이 아마존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월마트는 오디오북 회원 할인으로 아마존의 시장기반을 공략한다. 출판사 입장에선 강한 성장세를 보이는 유일한 분야다(오디오북의 대폭적인 할인 판매에 따른 손실을 월마트가 감수하는지 출판사들과 계약을 체결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언젠가 e북, 스트리밍 동영상, 식품 배달·픽업, 온라인 택배 서비스를 회원제 패키지 서비스로 묶어 아마존 프라임과 경쟁할 수도 있다. / 사진:MARK LENNIHAN-AP-NEWSIS
e북의 수익성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미디어를 통해 소비자와 정기적인 접점을 구축하면 상당히 큰 혜택을 볼 수 있다. 월마트는 대안 e북 매장을 개설할 뿐 아니라 그들의 부두(Vudu) 브랜드 아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월마트는 아마존의 실질적인 대안 기능을 갖춘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e북, 스트리밍 동영상, 식품 배달과 픽업, 온라인 주문 2일내 배달 등의 종합 서비스다. 어쩌면 언젠가는 모두 하나의 회원제 패키지 서비스로 묶어 아마존 프라임과 경쟁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월마트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한 가지뿐이었기 때문에 그런 노력이 효과를 못 봤다.

소비자가 매일 접할 수 있는 브랜드의 구축은 큰 가치를 지닌다. 아마존에서 동영상·음악 스트리밍 또는 e북 리더 킨들의 무료 도서 다운로드 같은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는 프라임 회원들은 회원 계약을 갱신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코(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 소유자도 아마존닷컴에서의 평균 지출액이 일반 고객보다 70% 많은 VIP 고객으로 손꼽힌다.

월마트가 독서와 TV 시청 등 더 많은 소비자의 일상생활 속에 자리 잡는다면 50억 달러 규모 디지털 도서 시장의 한 귀퉁이를 훨씬 뛰어넘는 혜택을 볼 수 있다. 온라인 상거래 시장을 계속 잠식해 들어가 아마존의 실질적인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다. e북은 월마트의 미래 집중투자 프로젝트에서 첫걸음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 애덤 레비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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