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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위협하는 해수면 상승을 잡아라

지구 위협하는 해수면 상승을 잡아라

온난화에 따른 남·북극 빙상 용해가 가장 큰 문제 … 얼음 두께 변화 정확히 측정하는 첨단 위성 발사로 대책 마련의 기대 커져
그린란드에서만 매년 2500억t의 얼음이 사라진다. 이곳의 얼음이 다 녹을 경우 해수면이 6.4m 상승할 수 있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지난 9월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미국을 덮쳤을 때 피해를 초래한 것은 폭우와 강풍만이 아니었다. 상승하는 해수면의 영향으로 일부 강 하구에선 폭풍해일의 높이가 거의 6m에 이르렀다. 해수면은 지난 20년 동안 매년 약 3㎜씩 상승하면서 여러 곳에 해안 침수 피해를 일으켰다. 그렇다면 앞으로 해수면은 얼마나 더 올라갈까?

그 답을 찾기에 적합한 곳이 북극과 남극이다. 북극권의 그린란드와 남극대륙의 얼음이 녹는 것이 해수면 상승의 주된 원인 중 하나다. 그린란드엔 얼음이 많아 그곳의 빙하가 다 녹을 경우 해수면이 6.4m나 상승할 수 있다. 북극의 얼음이 녹아 사라지면 겨울철 유럽의 기온을 따뜻하게 유지해주는 난류인 멕시코만류가 차단되면서 북유럽과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극심한 한파가 닥치게 된다. 2004년 개봉된 공상과학 영화 ‘투모로우’에서 묘사된 시나리오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에서 극지방의 빙하를 연구하는 물리학자 소스텐 마커스는 “그 영화에서처럼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지는 않겠지만 점차 그런 식으로 돼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류의 순환이 차단되면 모든 것이 극적으로 변한다.”뉴스위크는 NASA 위성 아이스샛(ICESat)-2의 프로젝트 과학자인 마커스를 인터뷰했다. 지난 9월 발사된 이 위성은 지구 500㎞ 상공 궤도를 돌면서 ‘첨단 지형 레이저 고도계 시스템(ATLAS)’이라는 레이저 측정 장비로 극지방 얼음 두께의 변화를 0.5㎝까지 기록할 수 있다. 지구로 1초에 1만 번씩 쏜 레이저가 지표면에 닿았다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얼음 높이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또 3차원으로 빙상과 빙하, 유빙 등의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함으로써 해수면 수준과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맨 위부터 시곗바늘 방향으로) 지난 9월 발사된 아이스샛-2 위성은 극지방의 얼음 두께를 측정한다. NASA에서 극지방의 빙하를 연구하는 물리학자 소스텐 마커스. 아이스샛-2의 궤도는 북극과 남극의 상공을 통과한다. / 사진:CLOCKWISE FROM BOTTOM: NASA’S GODDARD SPACE / FLIGHT CENTER(2); COURTESY OF THORSTEN MARKUS


아이스샛-2 위성이 해수면 상승 이해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


이 위성의 주된 목표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유빙과 그린란드·남극을 덮고 있는 빙상(대륙빙하)의 높이를 측정하는 것이다. 그 과정을 더 잘 이해하면 미래에 일어나는 현상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극지방의 얼음과 해수면 상승에 관해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지속적인 관찰과 데이터 수집이다.



아이스샛-2는 이전의 위성과 어떻게 다른가?


아이스샛-1은 단일 레이저 빔을 초당 40회 쐈다. 지구 표면을 따라 약 170m마다 높이를 측정할 수 있었다. 그에 비해 아이스샛-2는 레이저를 6개의 빔으로 나눠 초당 1만 회 발사할 수 있다. 지구 표면을 76㎝ 단위로 스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초고밀도 데이터다. 놀라울 정도로 높은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유빙과 빙상의 차이는?


유빙은 바닷물이 얼어서 형성된다. 한 계절 동안이나 그 이상 바다를 떠다닐 수 있다. 유빙의 분포 범위는 일반 위성 사진으로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유빙의 두께는 알 수 없다.

그린란드나 남극대륙에 있는 것 같은 빙상은 대륙빙하라고도 불리며 유빙과는 전혀 다르다. 두께가 수㎞에 이르고 눈이 계속 쌓여 시간이 흐르면서 단단하게 뭉쳤다가 얼음으로 변해 형성된다. 빙상은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아래로 이동한다. 그 아랫부분이 조각으로 부서지면 빙산이 된다. 안정된 상태라면 빙산으로 떨어져 나가는 얼음의 양만큼 눈이 내려 다시 쌓여야 한다.



현재의 빙상은 안정된 상태인가?


그렇지 않다. 매년 상당 부분이 녹아 없어진다. 그린란드에서만 연간 2500억t의 얼음이 사라진다. 관측되는 해수면 상승의 약 3분의 1이 빙상이 녹은 결과다. 따라서 빙상이 사라지면 해수면이 크게 상승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해안 지역이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바다에 떠다니는 유빙이 녹으면 어떻게 되나?


유빙이 녹아도 해수면에는 영향이 없다. 유빙은 바다에 포함된 얼음이기 때문이다. 음료 컵에서 얼음이 녹아도 높이가 그대로인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유빙이 녹으면 극지방에서 먼 곳까지 기후와 날씨 패턴이 변할 수 있다. 유빙은 흰색이다. 태양광을 반사한다는 뜻이다. 유빙이 녹으면 어두운 바다가 태양 에너지를 더 많이 흡수해 지구의 온도가 높아진다. 그러면 대륙의 빙하와 빙상이 더 많이 녹게 된다. 극지방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우리의 기후와 도시, 국내총생산 등 모든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 에이미 톰슨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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