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진 기자의 ‘라이징 스타트업’(35) | 백패커] 5000억대 수공예 시장 만들다
[최영진 기자의 ‘라이징 스타트업’(35) | 백패커] 5000억대 수공예 시장 만들다
작가와 소비자 소통할 플랫폼 역할…의류·식품·가구 등으로 작품 영역 확장 그는 한양대 사회학과에 재학 중 공예를 전공했던 사촌동생과 함께 생활한 적이 있다. 공예작가가 작품 활동을 하면서 먹고사는 게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공예품을 판매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사촌동생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길거리나 혹은 아파트 앞에 좌판을 깔고 작품을 팔아야만 했다. 힘들어 하는 동생을 돕기 위해 따라나섰고, 현장에서 수공예품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가 “수공예 작가가 작품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마켓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품게 된 계기다. 10여 년이 지난 후 그는 사촌동생과 같은 수공예 작가를 위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내놓았다. 한국에서 독보적인 수공예 마켓플레이스로 자리 잡은 ‘아이디어스’를 선보인 김동환(37) 백패커 대표다. 김 대표는 “수공예인의 평균 연봉이 1100만원에 불과하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다”면서 “세계적으로 공예 전공이 있는 나라가 별로 없는데도 한국은 그런 경쟁력을 키우지 않고 학과를 통폐합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아이디어스를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한양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후 다음에서 기획과 마케팅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2년 정도 일을 하다 스마트폰 애플리켕션(앱)을 전문적으로 기획하고 마케팅하는 인사이트미디어로 자리를 옮겨 일본 지사장까지 지낸 후 독립을 결심했다. 그는 “30대의 젊은 나이에 해외 지사장까지 오를 정도였으니 일을 정말 열심히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웃었다.
능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했지만 ‘내 일’이 아니라고 느꼈다. 자신만의 일을 하기 위해 창업을 선택했다. 2012년 자본금 100만원으로 백패커라는 앱 개발과 마케팅 회사를 만들었다. 사촌동생과 같은 수공예 작가 대상의 전문 마켓플레이스를 만드는 게 목표였다. 어떤 투자사도 그들을 주목하지 않았다. 그는 “투자를 받지 못하니 사업을 위한 종잣돈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료 앱 시장에 뛰어들었다. 백패커가 만든 유료 앱이 40여 개나 된다. 판매액이 1억원을 넘는 대박 앱도 출시했다. 그는 “굿슬립은 앱스토어에서 2013년을 빛낸 최고작으로 꼽혔는데, 2013년 당시 백패커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유료 앱을 판매한 회사였다”며 웃었다. 유료 앱 판매로 번 돈은 모두 아이디어스 개발비에 투자했다.
2014년 6월 백패커의 창업 이유였던 ‘아이디어스’라는 수공예 전문 마켓플레이스 앱을 론칭했다. 아이디어스가 론칭할 당시 이와 비슷한 서비스는 10여 개나 됐다. 김 대표는 “한국의 수공예 시장 규모는 5000억원 이상으로 꽤 큰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렇게 수공예 시장 규모는 컸지만, 이곳에서 성과를 올리는 곳이 서비스가 없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대다수의 서비스가 판매자를 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 소비자의 구매로 이어지지 않았다”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만드느냐 만들지 못하느냐가 우리의 숙제였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40여 개의 앱을 만들고 판매해본 경험이 아이디어스 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 그는 “40여 개의 앱 중에서 성공한 유료 앱은 소비자가 원한 앱이었지만, 그렇지 못하고 실패한 앱은 내가 잘 될 것이라고 예상해 만든 앱”이라며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느냐 마느냐가 사업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는 것을 유료 앱을 만들면서 배웠다”고 웃었다. 아이디어스는 어렵게 섭외한 60여 명의 작가와 함께 시작했다.
차별화가 필요했다. 소비자를 끌어오기 위해 20대 여성을 우선 타깃층으로 삼았다. 수공예 가죽 휴대폰 케이스나 주얼리 등의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처음으로 팔린 게 가죽 휴대폰 케이스였다. 아이디어스를 이용한 20대 여성들이 좋은 평가를 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좋은 제품을 마켓에 올리기 위해 작가의 작품 검증 절차를 강화했다. 작가 전용 SNS를 넣어서 작가와 소비자가 직접 소통을 할 수 있게 했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던 작가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시작했다. 소비자와 어떻게 소통하고, 소비자의 불만을 해결하는 법을 교육했다. 작가들이 원했던 사진 촬영 교육도 넣었다. 매주 한 번씩 25명의 작가를 아이디어스 사무실에 초청해서 교육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이 교육을 통해 사진 촬영법이나 소비자 응대 등 작가들이 잘 모르는 분야를 교육했다”면서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작가와 소비자들이 원활하게 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자부했다.
소액으로 작가를 후원할 수 있는 작가 후원하기 기능도 넣으면서 작가와 팬 사이의 관계가 더욱 탄탄해져 갔다. 아이디어스를 통해 재구매하는 소비자 비율이 75%나 되는 것은 이런 노력 덕분이다. 김 대표는 “다행인 것이 작가들도 소비자의 불만이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기 때문에 소비자 만족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작가들이 작품 활동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150평 규모의 창고도 마련했다. 그는 “작가가 작품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아이디어스는 독보적인 수공예품 전문 마켓플레이스로 자리를 굳혔다. 60여 명으로 시작했던 작가는 6000여 명으로 늘었고, 입점한 작품과 상품은 9만 여개로 늘어났다. 작가들 중 10% 정도는 매해 억 단위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수제 비누를 만들어 파는 작가는 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면서 “초기부터 활동했던 작가는 귀걸이로 수천만원씩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서울에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해 경기도 이천에 작업실을 마련했고 작업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해 2000만원 이상을 아이디어스에서 제품을 사는 소비자도 있다고 한다. 초기 아이디어스에는 수공예품만 입점했지만 현재는 의류·식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작품이 있다. 올해 말에는 가구도 입점한다. 공통점은 소비자가 주문을 하면 그때부터 생산을 하는 시스템이다. 김 대표는 “초기부터 아이디어스 입점 작가와 작품의 검수는 철저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만 해도 매월 거래액이 60억원을 돌파했고, 매월 이용자수가 150만 명에 이른다. 김 대표는 “올해 말에 누적 거래액을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성장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런 성장에 힘입어 투자자들도 아이디어스에 주목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백패커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210억원이나 된다.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초기와 비교하면 아이디어스의 위상 변화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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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예 작가 도울 마켓플레이스 고민
능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했지만 ‘내 일’이 아니라고 느꼈다. 자신만의 일을 하기 위해 창업을 선택했다. 2012년 자본금 100만원으로 백패커라는 앱 개발과 마케팅 회사를 만들었다. 사촌동생과 같은 수공예 작가 대상의 전문 마켓플레이스를 만드는 게 목표였다. 어떤 투자사도 그들을 주목하지 않았다. 그는 “투자를 받지 못하니 사업을 위한 종잣돈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료 앱 시장에 뛰어들었다. 백패커가 만든 유료 앱이 40여 개나 된다. 판매액이 1억원을 넘는 대박 앱도 출시했다. 그는 “굿슬립은 앱스토어에서 2013년을 빛낸 최고작으로 꼽혔는데, 2013년 당시 백패커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유료 앱을 판매한 회사였다”며 웃었다. 유료 앱 판매로 번 돈은 모두 아이디어스 개발비에 투자했다.
2014년 6월 백패커의 창업 이유였던 ‘아이디어스’라는 수공예 전문 마켓플레이스 앱을 론칭했다. 아이디어스가 론칭할 당시 이와 비슷한 서비스는 10여 개나 됐다. 김 대표는 “한국의 수공예 시장 규모는 5000억원 이상으로 꽤 큰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렇게 수공예 시장 규모는 컸지만, 이곳에서 성과를 올리는 곳이 서비스가 없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대다수의 서비스가 판매자를 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 소비자의 구매로 이어지지 않았다”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만드느냐 만들지 못하느냐가 우리의 숙제였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40여 개의 앱을 만들고 판매해본 경험이 아이디어스 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 그는 “40여 개의 앱 중에서 성공한 유료 앱은 소비자가 원한 앱이었지만, 그렇지 못하고 실패한 앱은 내가 잘 될 것이라고 예상해 만든 앱”이라며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느냐 마느냐가 사업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는 것을 유료 앱을 만들면서 배웠다”고 웃었다. 아이디어스는 어렵게 섭외한 60여 명의 작가와 함께 시작했다.
차별화가 필요했다. 소비자를 끌어오기 위해 20대 여성을 우선 타깃층으로 삼았다. 수공예 가죽 휴대폰 케이스나 주얼리 등의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처음으로 팔린 게 가죽 휴대폰 케이스였다. 아이디어스를 이용한 20대 여성들이 좋은 평가를 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좋은 제품을 마켓에 올리기 위해 작가의 작품 검증 절차를 강화했다. 작가 전용 SNS를 넣어서 작가와 소비자가 직접 소통을 할 수 있게 했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던 작가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시작했다. 소비자와 어떻게 소통하고, 소비자의 불만을 해결하는 법을 교육했다. 작가들이 원했던 사진 촬영 교육도 넣었다. 매주 한 번씩 25명의 작가를 아이디어스 사무실에 초청해서 교육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이 교육을 통해 사진 촬영법이나 소비자 응대 등 작가들이 잘 모르는 분야를 교육했다”면서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작가와 소비자들이 원활하게 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자부했다.
소액으로 작가를 후원할 수 있는 작가 후원하기 기능도 넣으면서 작가와 팬 사이의 관계가 더욱 탄탄해져 갔다. 아이디어스를 통해 재구매하는 소비자 비율이 75%나 되는 것은 이런 노력 덕분이다. 김 대표는 “다행인 것이 작가들도 소비자의 불만이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기 때문에 소비자 만족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작가들이 작품 활동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150평 규모의 창고도 마련했다. 그는 “작가가 작품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아이디어스는 독보적인 수공예품 전문 마켓플레이스로 자리를 굳혔다. 60여 명으로 시작했던 작가는 6000여 명으로 늘었고, 입점한 작품과 상품은 9만 여개로 늘어났다. 작가들 중 10% 정도는 매해 억 단위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수제 비누를 만들어 파는 작가는 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면서 “초기부터 활동했던 작가는 귀걸이로 수천만원씩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서울에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해 경기도 이천에 작업실을 마련했고 작업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해 2000만원 이상을 아이디어스에서 제품을 사는 소비자도 있다고 한다.
누적 투자 유치액 210억원
이런 성장에 힘입어 투자자들도 아이디어스에 주목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백패커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210억원이나 된다.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초기와 비교하면 아이디어스의 위상 변화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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