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애플은 2012년 인텔과 닮은꼴
2019년 애플은 2012년 인텔과 닮은꼴
과거 주력사업이던 PC용 칩 시장의 쇠퇴로 침체에 빠졌던 인텔은 사업다각화로 재기했는데 애플도 그 뒤를 따를 수 있을까 반도체 대기업 인텔은 2011년 기록적인 실적을 올린 뒤 2012년 매출이 약간 감소하고 2013년에도 또다시 줄었다. 2014년에 매출이 반등한 뒤 2015년에 또다시 약간 떨어졌다. 그러나 2016년과 2017년 매출이 약간 증가하면서 사정이 나아졌다. 애널리스트들은 인텔의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이 13.5%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수년래 최고의 증가율이다.
애플이 최근 2019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며 실적 예상치를 하향 조정한 뒤 오늘날의 애플과 2012년의 인텔 간에 두어 가지 흥미로운 유사점이 눈에 띄었다.
오래 전부터 인텔의 주력 사업은 PC용 칩 판매였다. 물론 그게 다는 아니었다. 하지만 2012년 인텔의 매출 중 무려 64%가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사업에서 나왔다. 이 수치는 2018 회계연도 애플 매출 중 아이폰 판매가 차지하는 대략 62.8%의 비중과 묘하게 비슷하다.
PC 시장은 널리 알려졌듯이 장기간의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인텔에 큰 압박감을 줬다. 시장조사 업체 IDC가 지난해 12월 11일 보도자료에서 “2018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3% 감소했다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한 자리 수 초반대 성장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한 것도 또 다른 닮은 점이다(2019~2022년 IDC의 예측대로 플러스 성장이 실제로 실현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PC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가 인텔에 악재였지만 애플의 상황은 약간 다르다(그리고 필시 더 나쁘다). 인텔은 PC 시장 전반에 걸쳐 제품을 제공한다. 최저가· 최하급 컴퓨터용 칩뿐 아니라 최고가 PC의 핵심을 이루는 칩도 판매한다(예컨대 애플의 프리미엄 맥 컴퓨터도 인텔 칩으로 작동한다).
반면 애플의 사업은 고급 스마트폰 시장만 대상으로 한다. 중저가보다는 훨씬 더 수익성 높은 시장이지만 모틀리풀의 에반 니우 기자가 최근 지적했듯이 “(스마트폰 시장의) 한계에 다다른 성장을 이끄는 것은 중국 공급업체들의 저가 스마트폰이다.” 따라서 인텔의 핵심시장이 2012년 쇠퇴하기 시작했듯이 애플도 올해 그런 상황을 맞기 시작했다.2012년 인텔은 다른 사업을 개발 중이었다. 그들은 오래 전부터 데이터 센터에 칩을 공급했었다. 그리고 그 시장에서 그들의 야심은 당시에도 대단했다. 임베디드 시장(자동차·전자제품 등에 특수 기능을 위해 내장된 제품)에도 칩을 판매했으며 SSD(solid-state storage drive) 시장의 한 귀퉁이도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 몇 년 사이 인텔의 총 매출에서 그런 사업들의 비중이 훨씬 더 커졌다. 일례로 2012년 매출 중 데이터센터 그룹(DCG)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였지만 2017년에는 30%로 늘어났다. 인텔의 2018년 전체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2018년 1~3분기 중 그 비율이 32.4%로 증가했다.
DCG는 인텔 다각화 노력의 핵심이지만 인텔의 사물인터넷 그룹(과거 인텔의 임베디드 사업부)과 비휘발성 메모리(non-volatile memory) 사업 같은 다른 많은 사업의 비중도 커졌다. 인텔은 또한 2015년 프로그램 가능 논리(programmable logic) 업체 알테라, 그리고 2017년 자율주행차 칩 전문기업 모빌아이를 인수해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애플도 비슷한 다각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서비스 사업에 집중 투자해 아이폰에 이어 제2위 규모 사업부로 키웠다. 애플은 또한 에어팟 무선 이어버드와 애플 워치 같은 히트 상품도 여러 종 내놓았다. 또한 아이패드와 맥 같은 다른 제품항목도 취급하지만 성장하는 시장은 아니다. 2018 회계연도 아이패드와 맥의 매출은 각각 2%와 1% 감소했다.
하지만 요점은 애플도 인텔처럼 아이폰 이외의 다른 사업에서 성장 엔진을 찾아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더욱이 애플의 아이폰 이외 사업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작기 때문에(2012년 인텔의 비PC 사업이 그랬듯이) 다른 사업들의 성장이 아이폰의 실질적인 감소를 벌충하고 남을 만큼 커질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 애슈라프 이싸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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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최근 2019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며 실적 예상치를 하향 조정한 뒤 오늘날의 애플과 2012년의 인텔 간에 두어 가지 흥미로운 유사점이 눈에 띄었다.
오래 전부터 인텔의 주력 사업은 PC용 칩 판매였다. 물론 그게 다는 아니었다. 하지만 2012년 인텔의 매출 중 무려 64%가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사업에서 나왔다. 이 수치는 2018 회계연도 애플 매출 중 아이폰 판매가 차지하는 대략 62.8%의 비중과 묘하게 비슷하다.
PC 시장은 널리 알려졌듯이 장기간의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인텔에 큰 압박감을 줬다. 시장조사 업체 IDC가 지난해 12월 11일 보도자료에서 “2018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3% 감소했다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한 자리 수 초반대 성장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한 것도 또 다른 닮은 점이다(2019~2022년 IDC의 예측대로 플러스 성장이 실제로 실현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PC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가 인텔에 악재였지만 애플의 상황은 약간 다르다(그리고 필시 더 나쁘다). 인텔은 PC 시장 전반에 걸쳐 제품을 제공한다. 최저가· 최하급 컴퓨터용 칩뿐 아니라 최고가 PC의 핵심을 이루는 칩도 판매한다(예컨대 애플의 프리미엄 맥 컴퓨터도 인텔 칩으로 작동한다).
반면 애플의 사업은 고급 스마트폰 시장만 대상으로 한다. 중저가보다는 훨씬 더 수익성 높은 시장이지만 모틀리풀의 에반 니우 기자가 최근 지적했듯이 “(스마트폰 시장의) 한계에 다다른 성장을 이끄는 것은 중국 공급업체들의 저가 스마트폰이다.” 따라서 인텔의 핵심시장이 2012년 쇠퇴하기 시작했듯이 애플도 올해 그런 상황을 맞기 시작했다.2012년 인텔은 다른 사업을 개발 중이었다. 그들은 오래 전부터 데이터 센터에 칩을 공급했었다. 그리고 그 시장에서 그들의 야심은 당시에도 대단했다. 임베디드 시장(자동차·전자제품 등에 특수 기능을 위해 내장된 제품)에도 칩을 판매했으며 SSD(solid-state storage drive) 시장의 한 귀퉁이도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 몇 년 사이 인텔의 총 매출에서 그런 사업들의 비중이 훨씬 더 커졌다. 일례로 2012년 매출 중 데이터센터 그룹(DCG)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였지만 2017년에는 30%로 늘어났다. 인텔의 2018년 전체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2018년 1~3분기 중 그 비율이 32.4%로 증가했다.
DCG는 인텔 다각화 노력의 핵심이지만 인텔의 사물인터넷 그룹(과거 인텔의 임베디드 사업부)과 비휘발성 메모리(non-volatile memory) 사업 같은 다른 많은 사업의 비중도 커졌다. 인텔은 또한 2015년 프로그램 가능 논리(programmable logic) 업체 알테라, 그리고 2017년 자율주행차 칩 전문기업 모빌아이를 인수해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애플도 비슷한 다각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서비스 사업에 집중 투자해 아이폰에 이어 제2위 규모 사업부로 키웠다. 애플은 또한 에어팟 무선 이어버드와 애플 워치 같은 히트 상품도 여러 종 내놓았다. 또한 아이패드와 맥 같은 다른 제품항목도 취급하지만 성장하는 시장은 아니다. 2018 회계연도 아이패드와 맥의 매출은 각각 2%와 1% 감소했다.
하지만 요점은 애플도 인텔처럼 아이폰 이외의 다른 사업에서 성장 엔진을 찾아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더욱이 애플의 아이폰 이외 사업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작기 때문에(2012년 인텔의 비PC 사업이 그랬듯이) 다른 사업들의 성장이 아이폰의 실질적인 감소를 벌충하고 남을 만큼 커질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 애슈라프 이싸 모틀리 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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