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챗봇 이용해 보니] 활용 범위 넓혔지만 만족도는 낮아
[시중은행 챗봇 이용해 보니] 활용 범위 넓혔지만 만족도는 낮아
신한 ‘오로라’가 하나·우리보다 이해도 높아... 인터넷전문은행 비해 실효성 떨어져 “심심해.” 기자가 말을 걸었다. 질문을 건내자 “전 심심할 때 금융상품 쇼핑을 해요! 저와 함께 하실래요?”라고 대답했다. 다시 “적금상품 추천해줘”라고 묻자 최근 많이 가입한 상품, 금리 높은 상품, 신상품 등 추천 상품을 소개했다. 기자와 대화를 나눈 것은 신한은행의 챗봇 ‘쏠메이트 오로라’다. 챗봇(chat-bot)은 ‘수다를 떨다(chat)’와 ‘로봇(robot)’의 합성어로 사람 대신 인공지능(AI)이 문자나 음성으로 대화하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지난해 12월 신한은행이 출시한 오로라는 예금 가입과 계좌이체 등 금융업무 뿐 아니라 일상적인 대화도 가능하다. “어디 살아?”라고 묻자 “신한은행에서 먹고 살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취미가 뭐야?”라는 질문에는 “금융에 대해 공부하기요!”라며 익살스럽게 응답했다.
챗봇 이용방법은 간단한다. 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 ‘쏠(SOL)’에 접속해 하단에 위치한 챗봇 버튼을 누르면 오로라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는 챗봇의 대답이 기계처럼 딱딱했다면 오로라라는 인격(페르소나)을 부여해 챗봇 말투를 더욱 사람 느낌이 나도록 개선했다”며 “성별·연령대별로 다양한 인격을 만들어 고객들의 챗봇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은행들이 챗봇 개발에 한창이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메신저 채팅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한 데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가 늘면서 전화상담 대신 챗봇상담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여기에 AI 발전으로 음성인식, 자연어 처리 기술이 크게 향상된 것도 배경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측면도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챗봇을 통해 콜당 3800원 수준인 처리 비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 오로라를 비롯해 우리은행 ‘위비봇’, KEB하나은행 ‘HAI’ 등의 챗봇이 등장했다. KB국민은행은 AI 챗봇 시스템을 상반기 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의 챗봇에 ‘예금상품 가입하고 싶어’ ‘신용대출 금리 알려줘’라는 공통된 질문을 던져봤다. 신한은행 오로라는 ‘예금 상품 가입하고 싶어’라는 요구에 예금 목적에 정기예금을 선택하자 ‘쏠편한 정기예금’ 등 3가지 상품과 금리를 각각 제시했다. 하나은행 HAI는 오로라와 비슷한 대답을 내놨다. 우리은행 위비봇은 “현재 금리가 높은 상품을 안내해드릴게요”라며 금리가 높은 상품을 소개했다.
‘신용대출 금리 알려줘’라는 질문에는 모든 챗봇이 대출용도와 직장, 재직기간, 소득 정도 등을 확인 후에 대출상품을 안내했다. 대출상품 안내에도 최대 한도만 알려줄 뿐 궁금했던 대출금리는 상담을 통해 파악하라는 답변만 내놨다. 챗봇마다 금융 이해도 수준에도 차이가 있었다. 신한은행 오로라에 “금융채가 뭐지?”라는 질문을 하자 금융채에 대해 막힘없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러나 하나은행 HAI는 에러 창이 떴고, 우리은행 위비봇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또 은행들의 일부 챗봇은 소음이 있는 곳에서는 음성을 제대로 인식 못해 ‘동문서답’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은행별 챗봇을 사용해 보니 은행 업무부터 맞춤형 상품 추천까지 AI 기반 챗봇의 활용범위는 넓혔지만 만족도는 낮고 제한된 수준의 서비스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은행 챗봇이 인터넷전문은행 챗봇보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기자는 카카오뱅크 챗봇에 접속해 동일한 질문을 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를 알려줘’라는 요구에 바로 “최저 연 3.158%∼최고 연 6.715%(4월 4일 기준)이며 심사 결과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기준금리는 금융채 3개월 또는 1년 중 선택 가능하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금융채가 뭐지’라는 추가 질문에도 용어 설명을 쉽게 풀어줬다. ‘예금상품 가입하고 싶어’에 대한 질문도 상품 개설 방법, 개설 조건, 가입 금액, 예치 기간까지 자세하게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챗봇 평가가 더 높은 것에 대해 은행들은 “영업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지점, 전화상담, 챗봇 등 다양한 수단으로 상담을 할 수 있지만 인터넷은행은 비대면상담으로 진행하다 보니 챗봇과 같은 기능이 더 체계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챗봇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디지털 투자를 늘리고 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지난해 11월 창립기념식에서 “2025년까지 디지털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늘리고 디지털 인재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전년보다 4배 많은 IT·신기술·디지털 분야의 경력직원을 뽑았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디지털 전환은 숙명”이라며 “KEB하나은행을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변신시키겠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창의적이면서 뛰어난 형태로 디지털 전환을 할 수 있다며 디지털 담당 직원 채용 방식부터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앞으로 챗봇을 통한 금융서비스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은행 홈페이지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비교했을 때 신속성, 개인화, 간편성, 사용 용이성 측면에서 강점이 많아서다. 노용관 KDB산업은행 미래전략개발부 선임연구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챗봇 도입은 앞으로 로보어드바이저와 결합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등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해외 금융사들은 AI 학습 데이터를 수준을 높여 챗봇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해 5월 단순 거래정보 조회뿐만 아니라 질문에 기반, 적절한 제언까지 가능한 AI 기반 고객자산관리 가상도우미 ‘에리카(Erica)’ 서비스를 출시했다. 에리카는 고객의 신용등급이 낮은 경우 이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하거나 이자비용을 낮출 수 있는 신용카드 대금 납부 방법 등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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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 이용방법은 간단한다. 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 ‘쏠(SOL)’에 접속해 하단에 위치한 챗봇 버튼을 누르면 오로라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는 챗봇의 대답이 기계처럼 딱딱했다면 오로라라는 인격(페르소나)을 부여해 챗봇 말투를 더욱 사람 느낌이 나도록 개선했다”며 “성별·연령대별로 다양한 인격을 만들어 고객들의 챗봇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은행들이 챗봇 개발에 한창이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메신저 채팅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한 데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가 늘면서 전화상담 대신 챗봇상담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여기에 AI 발전으로 음성인식, 자연어 처리 기술이 크게 향상된 것도 배경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측면도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챗봇을 통해 콜당 3800원 수준인 처리 비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 오로라를 비롯해 우리은행 ‘위비봇’, KEB하나은행 ‘HAI’ 등의 챗봇이 등장했다. KB국민은행은 AI 챗봇 시스템을 상반기 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소음 있는 곳에서 ‘동문서답’ 하기도
‘신용대출 금리 알려줘’라는 질문에는 모든 챗봇이 대출용도와 직장, 재직기간, 소득 정도 등을 확인 후에 대출상품을 안내했다. 대출상품 안내에도 최대 한도만 알려줄 뿐 궁금했던 대출금리는 상담을 통해 파악하라는 답변만 내놨다. 챗봇마다 금융 이해도 수준에도 차이가 있었다. 신한은행 오로라에 “금융채가 뭐지?”라는 질문을 하자 금융채에 대해 막힘없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러나 하나은행 HAI는 에러 창이 떴고, 우리은행 위비봇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또 은행들의 일부 챗봇은 소음이 있는 곳에서는 음성을 제대로 인식 못해 ‘동문서답’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은행별 챗봇을 사용해 보니 은행 업무부터 맞춤형 상품 추천까지 AI 기반 챗봇의 활용범위는 넓혔지만 만족도는 낮고 제한된 수준의 서비스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은행 챗봇이 인터넷전문은행 챗봇보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기자는 카카오뱅크 챗봇에 접속해 동일한 질문을 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를 알려줘’라는 요구에 바로 “최저 연 3.158%∼최고 연 6.715%(4월 4일 기준)이며 심사 결과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기준금리는 금융채 3개월 또는 1년 중 선택 가능하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금융채가 뭐지’라는 추가 질문에도 용어 설명을 쉽게 풀어줬다. ‘예금상품 가입하고 싶어’에 대한 질문도 상품 개설 방법, 개설 조건, 가입 금액, 예치 기간까지 자세하게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챗봇 평가가 더 높은 것에 대해 은행들은 “영업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지점, 전화상담, 챗봇 등 다양한 수단으로 상담을 할 수 있지만 인터넷은행은 비대면상담으로 진행하다 보니 챗봇과 같은 기능이 더 체계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챗봇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디지털 투자를 늘리고 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지난해 11월 창립기념식에서 “2025년까지 디지털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늘리고 디지털 인재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전년보다 4배 많은 IT·신기술·디지털 분야의 경력직원을 뽑았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디지털 전환은 숙명”이라며 “KEB하나은행을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변신시키겠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창의적이면서 뛰어난 형태로 디지털 전환을 할 수 있다며 디지털 담당 직원 채용 방식부터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은행들, IT 인력 충원 중
실제로 해외 금융사들은 AI 학습 데이터를 수준을 높여 챗봇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해 5월 단순 거래정보 조회뿐만 아니라 질문에 기반, 적절한 제언까지 가능한 AI 기반 고객자산관리 가상도우미 ‘에리카(Erica)’ 서비스를 출시했다. 에리카는 고객의 신용등급이 낮은 경우 이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하거나 이자비용을 낮출 수 있는 신용카드 대금 납부 방법 등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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