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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기자의 Who’s next | 사업계획서 어떻게 써야 할까] 수익화 전략, 창업자 의지, 위기대응 전략 중요

[김유경 기자의 Who’s next | 사업계획서 어떻게 써야 할까] 수익화 전략, 창업자 의지, 위기대응 전략 중요

지원 자금 늘고 창업 공모전 쏟아져… 사업계획서는 수시로 작성, 자기객관화 노력도
사진:픽사베이
창업 공모전이 쏟아지고 있다. 제2의 벤처 붐을 일으키겠다는 정부의 정책 자금을 비롯해 대기업·유관기관·대학·엑셀러레이터 등의 지원 사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창업포털인 ‘K스타트업’을 보면 160건의 공모전이 신규 창업자를 기다리고 있다. 올 들어 542건의 창업 공모전이 마감됐다. 하루 5.4개꼴이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공모전에 지원하는 것이 좋다. 창업자금과 사무실, 교육, 컨설팅 등을 통해 부족한 자원과 경험을 메꿀 수 있어서다. 공모전 입상 경력이 있으면 투자 유치, 거래 계약 등을 맺을 때도 훨씬 유리하다.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거나, 정교한 전략 수립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디어뿐인 사업 계획을 남에게 어필하는 일은 무척 어렵다. 비즈니스 모델이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투자 등 지원을 요청하는 일은 무신론자에게 종교를 전파하는 일과도 같다. 당장은 아이디어 밖에 없으니, 어느 제품을 어느 소비자를 타깃으로 언제 어떻게 팔지 창업자조차 장담할 수 없다. 심지어 법인 설립 방법조차 모르며, 파트너는 어떻게 구할 것이며, 도메인은 어떻게 구매할 것인지 계획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공모전 심사위원들의 눈에 찰 리 없다. 어느 공모전이든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하며, 이를 통해 지원을 결정한다. 사업계획서란 형식을 빌어 전문가들에게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와 역량을 알려야 하는 것이 창업의 첫 단추다. 수많은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으로 한껏 높아진 벤처캐피털(VC) 등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선 이전보다 치밀하고 정교한 사업계획서가 필요하다.

사업계획서에는 우선 무엇으로, 얼마를, 어떻게, 언제 벌 것인지의 얼개를 짜서 넣어야 한다. 시장성 있는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어떻게 어필해, 얼마만큼의 수익을 언제 올릴지 현실적인 목표와 비전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예컨대 공유자전거 업체라면 온라인 플랫폼 사용자 확대 전략과 지역 선정, 자전거 설치 및 관리, 대당 운영비와 요금제, 당국 및 기타 이해관계자들과의 갈등 해결 방안, 공유킥보드 등 유사 서비스와의 차별화 전략 등이 입체적으로 서 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자본력과 본격적인 수익 창출 시점, 지역당 올릴 수 있는 최고·최저 매출 규모, 사업 확대 전략 등을 함께 담아야 한다.

제품 개발 및 수익 창출까지 소요 시간:
창업 전문가들은 어떤 아이템·아이디어가 좋은지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창업의 아이디어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고, 이 가치를 현재 관점에서 평가하기는 무리가 있어서다. 카카오톡도 처음에는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를 대체하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불과했고, 우버·리프트 같은 공유자동차 서비스도 등장 초기에는 터무니 없는 사업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공모전 심사위원들은 많은 경우 창업자가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어떻게 사업화해서 돈을 벌 것인가 하는 전략에 주목한다. 아이디어 수준의 제품·서비스를 언제 출시할 수 있으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인가를 가늠하는 능력·의지를 중요하게 따진다. 스티브잡스가 아이폰이라는 혁신적인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들, 무선인터넷 인프라가 깔려 있지 않은 2000년대 초였다면 퇴짜를 맞았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준비 중인 제품이 현재 시대의 요구에 얼마 만큼 부합하며, 그 요구를 충족시킬 사회적 인식과 인프라가 깔려 있느냐, 향후 2~3년 내에 수익을 올릴 수 있는가 등 비즈니스 모델의 타당성과 전략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창업자의 의지와 확신:
투자자들은 ‘될놈될(될 놈은 된다)’인 창업자를 찾는다. 운명론적 해석이 아니라, 어떤 악재가 닥쳐도 이겨내고 극복하는 의지와 확신이 있는 창업자를 선호한다는 뜻이다. 맨 땅에서 시작해야 하는 스타트업 창업자는 밤샘 근무 등 불안정·불규칙적인 생활은 기본이다. 경쟁사의 출현과 경영환경의 변화, 재무적 위험, 사기 등 수많은 위험에 노출된다. 이런 역경을 뚫어낼 수 있는 창업자라는 점을 사업계획서에 드러내야 한다. 이는 사업계획서의 정교함과 여러 리스크에 대한 대응 방안 등에서 드러난다. 예컨대 모든 수입과 저축을 스타트업에 쓸 수 있는지, 과거 역경을 극복한 사례도 표현 방법이다. 사업계획서에 자신의 인문학적 소양이나 취미·특기를 뽐내면 공모전에서는 대번에 낙방할 확률이 높다. 창업자가 자신의 목표를 파트너·직원들과 공유하고 있으며, 당장의 돈이 아닌 비전을 향해 향해 뛰고 있다는 점을 어필할 필요도 있다. 금동우 한화생명 드림플러스63 핀테크센터장은 “사업계획서의 시장·경쟁사 분석 등을 보면 창업자의 열정과 고민이 묻어나며, 이를 통해 의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며 “극초기에는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얼마나 끈끈한 인간관계로 뭉쳤느냐도 중요하다.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성과를 올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위기 대응 방안:
스타트업은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 그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재무적 위기다. 초기 투자를 받아 제품·서비스 개발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일어나는 사이 많은 경우 자금의 공백이 발생한다. 대개 스타트업 1~2년차는 초기 투자금으로 연명하는데, 매출이 발생하는 3년차부터 사업의 성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흔히 ‘데스밸리(Death Valley, 창업 3~7년차 기업이 겪는 경영난)’라 불리는데, 이런 재무적 위험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계획이 서 있어야 한다. 특히 스타트업은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가족이나 지인에게 자금을 꿀 수 있다든가, 금융권에서 추가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등의 대책을 갖춰야 한다. 재무적 위험을 견딜 수 있다는 안도감이 있어야 투자 및 지원도 성사된다. 시장 상황의 변화나 경쟁사의 등장도 염두에 둬야 할 위험 요인인데, 이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가 돼 있어야 초기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 및 상황의 객관화:
사업에 과몰입하면 자기객관화가 어렵다. 남의 눈에 잘 띄어도 창업자 눈에는 드러나지 않는 점이 있게 마련이다. 이를 객관화 하기 위해서는 파워포인트 등으로 만들어진 사업계획서의 텍스트만 모아 볼 필요가 있다. 그래픽 등 시각적 요소를 제거하면 사업계획서가 본질에 얼마나 충실하며, 구체적인지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 자료를 토대로 ‘만약 내가 투자자라면 이 기업에 투자할 수 있을까, 혹은 동업할 수 있을까’라고 자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의 사업 모델이 삼성전자·SK 등 대기업처럼 투자자가 기꺼이 투자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지 수시로 자가검증을 할 필요가 있다. 당장은 아이디어 수준의 사업계획서이기 때문에 투자자를 설득하려면 정교하고 전략적인 사업계획서가 필요하다.

글은 짧고 내용은 촘촘하게:
인생은 우연의 연속이란 말이 있듯 끌리는 창업공모전은 언제 공고가 날지 모르고, 어느 장소에서 투자자를 만나게 될지 모른다. 사업계획서는 아이디어 구상 단계 때부터 작성해야 하며, 생각이 바뀌거나 새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버전을 올려 다시 쓰는 것이 좋다.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앞서 유니콘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서에 자신의 아이템을 대입한다든가, 정부나 대기업의 사업계획을 참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단 사업계획서의 글을 풍성하게 작성한 후 줄여나가는 것이 내용의 밀도를 올리는데 좋다. 또 과거 작성한 사업계획서와 최근 것을 수시로 비교해 바뀐 점을 확인하는 것도 비즈니스 모델을 정교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부 벤처캐피털의 경우는 문답식 사업계획서를 요구하기도 하며 창업자의 생각을 서술형으로 작성해 제출하라는 경우도 있다. 스타트업의 현재 모습이 아니라 아직은 존재하지 않는 성공을 가정한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 유리하다.

사업계획서는 사업의 비전과 리스크 관리, 임직원 간에 공감대 형성에 대한 내용이 뚜렷하게 드러나야 한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PSST (Problem-Solution-Scale up-Team)’ 방식의 표준사업계획서 양식을 요구하고 있으며, 현재 대부분 정부 지원 사업도 이 방식을 따르고 있다. 창업자들이 스스로 아이템을 개발, 개선해 제품화 시키고, 성장 가능성에 대한 목표 설정과 이를 이루기 위한 팀원 간에 협업 등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정부의 창업 공모전에 지원한다면 정부가 운영하는 ‘경제배움e’ 등을 통해 PSST 표준사업계획서 양식을 먼저 참고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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