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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기자의 Who’s next | 공유주거 생태계 만든 리우양 유플러스 대표] “코워킹 넘어 공유주거로 진화 예상”

[김유경 기자의 Who’s next | 공유주거 생태계 만든 리우양 유플러스 대표] “코워킹 넘어 공유주거로 진화 예상”

개인이 주거·업무 함께 처리하는 공간... 한국 내 중국 유학생 8만명이 1차 타깃
리우양 대표는 앞으로 공유주거가 공유오피스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 사진:김경빈 기자
근로의 탈중앙화와 프로젝트의 유닛화, 커뮤니티의 중요성 부각…. 일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같은 사람들과 한 사무실에서 20~30년 일하는 직장은 사라지고 있다. 대신 자신의 특기를 살린 일을 독립적으로 하거나, 남들의 재능과 접목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이 일자리의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변화에서 성공하려면 사람과 인프라·정보가 밀집된 도시에서 사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높은 주거비와 불안정한 소득이 걸림돌이다. 이에 최근 ‘코리빙(co-living, 공유주거)’이 주목 받고 있다. 도심 속에 자신만의 삶의 터전을 가꾸면서도, 사람들과 어울려 일·학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일종의 생활공동체, 협력생태계인 셈이다.

중국에서 가장 먼저 공유주거 기업을 만든 ‘유플러스’가 한국에 상륙한다. 한국도 부동산 가격 급등과 근로 형태의 변화 등으로 공유주거가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란 판단한 것이다. 인구가 많고 도시 집중화가 심한 중국에서는 공유주거 문화가 한국보다 한발 앞서 생겼다.

이에 한국을 찾은 리우양(刘洋) 유플러스 대표를 인터뷰했다. 리우양 대표는 공유오피스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전인 2011년 유플러스를 창업했다. 현재 중국 9개 도시에서 5000개 이상의 주거 공간을 운영 중이다. 샤오미 레이쥔(雷军) 회장이 설립한 슌웨이펀드(顺为资本)와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디지털스카이테크놀로지(DST), 글로벌 부동산 자산운용사 콜로니캐피털(Colony Capital) 등의 투자를 받으며 단숨에 유명해졌다.



공유주거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렸나.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일하면서 주택 임대 비용이 비싸고 좋은 집을 구하기도 어렵다고 느꼈다. 대도시에서 일하는 많은 젊은이가 나와 비슷한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공유주거 사업을 2011년 시작하게 됐다.”



공유주거의 강점은 무엇인가.


“주거는 삶의 필수 요소다. 공유오피스는 기업 대표가 임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사무공간인 데 비해, 공유주거는 개인이 주거와 업무를 함께 처리하는 공간이다. 사람들은 사무실보다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주거비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이에 공유주거가 절충점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조직보다는 탈중심화 된 프리 형태의 근로가 확산될 텐데, 근로와 생활의 밸런스에 맞춘 주거 형태다.”



공유오피스와 가장 큰 차별점은 무엇인가.


“업무의 탈중심화로 나온 것이 코워킹인데, 출퇴근을 위해 하루에 3시간 이상 허비해야 하는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집과 사무실을 연계하는 데 장시간을 쓰려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공유주거가 늘어나면 공유오피스는 줄어들 것이다.”



샤오미 등 중국 대기업들이 유플러스에 투자한 이유는.


“부동산의 추세가 바뀌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공유주거는 단순한 주택 임대가 아닌,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공간이다. 또 투자자들은 주거 공간보다는 입주한 사람들이 더 가치 있다고 보고 있다. 공간를 통한 사람들의 교류에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숨어 있다.”



교류 활성화를 위해 구비하는 공간이나 설비가 있나.


“거주 공간보다는 공유 공간의 면적이 넓다. 주방과 세탁실·오락실·극장·헬스장·테라스 등을 공용 공간으로 배치했다. 공용 공간에서 새 친구와 교류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며, 공간 활용도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창업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나.


“콘텐트별로 매일 있다. 피트니스·요리·맛집탐방 등 취미 활동도 외부 강사를 초청해 진행 중이다.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초빙 강연도 매주 하고 있다. 입주자들이 뭉쳐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스타트업 교육 프로그램이 더 많다. 노숙자에게 도시락을 전달하는 등의 여러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월 임대료는 얼마 정도인가.


“중국 이선도시는 평균적으로 월 50만원 정도다. 중국 근로자 소득의 30~4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베이징·상하이등 일선도시는 20~30%가량 더 비싸다. 주로 중국의 하이테크·벤처 중심지에 있다.”



입주 조건이 있나.


“좋은 커뮤니티 조성을 위한 3불(3不) 원칙이 있다. 새 친구를 사귀기 꺼려하는 45세 이상은 입주가 안 된다. 또 젊은 사람들과 라이프스타일이 달라 공동 생활이 어려운 노인·어린이도 안 된다. 커뮤니티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은 받지 않는다. 주기별 입주자 투표에서 나쁜 평가를 얻은 사람은 퇴출된다.”



휴식 공간인 집에서 업무 협력이 이뤄질 수 있나.


“거주자들은 대부분 자기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지방에서 대도시로 온 젊은이들이다. 모두들 목표를 갖고 왔기 때문에 서로 부딪히고 협력하는 것에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고 본다. 수많은 파트너, 가족들과 함께 있음으로써 더 많은 불꽃이 튈 수 있다.”



유플러스가 배출한 스타 스타트업은.


“엔젤투자만 1200만 달러(약 140억원)를 받은 산호왕이라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회사가 대표적이다. 유플러스 입주자들이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만든 기업이다. 폐식용유로 항공유를 만든 스타트업, 별다른 교육을 받지 않고도 연주할 수 있는 기타를 만든 회사도 있다. 또 중국 블록체인 기업의 3분의 1 이상의 유플러스에서 탄생했다.”



경쟁사가 있나.


“위워크가 가장 큰 경쟁자다. 2016년 위리브라는 코리빙스페이스를 만들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유플러스가 우세할 것이다. 서구 사회는 개인주의 문화가 강한 데 비해, 아시아는 집단주의 문화가 있어 서로 협력하고 단체화 되는 것을 선호한다. 위워크가 중국에서 부진한 것도 문화적 차이 때문이다.”



해외 진출 지역을 고르는 기준이 있나.


“중국인 유학생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우선적으로 본다. 해외에서는 이방인 취급을 받기 때문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거나 친구를 사귀려는 수요가 있게 마련이다. 중장기적으로 현지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특히 중국과 세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서울의 창업자가 중국에서 투자를 유치하거나 해외 스타트업이 중국에서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부동산 가격이 저렴한 데 비해 임대료는 비싼 한국·일본이 가장 좋은 시장이다.”



한국 진출 계획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진출한다. 한국에 있는 중국인 유학생 8만 명이 1차 타깃이다. 이들 중 10분의 1만 고려해도 100실 규모의 유플러스가 80개나 필요하다. 직접 건물을 매입하기보다는 이미 건물을 보유 중인 한국 부동산 사업자와 손을 잡을 것이다. 거주의 형태가 바뀐다고 판단하며 전략적 방향이 일치하는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으려고 한다. 요금은 서울 광화문 등 중심 지역의 경우 보증금 없이 월 80만~100만원, 대학교 주변 지역은 50만~60만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 건축법은 까다롭다. 건물 리모델링은 직접 하나.


“한국 서비스를 위한 벤처 형태의 계열사를 설립해 건물 리뉴얼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젊은 사람들의 취향에 맞춘 효율적인 공간 운용 노하우를 갖고 있다. 또 각자의 공간은 입주자의 삶의 터전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DIY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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