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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라임병’의 미스터리

‘만성 라임병’의 미스터리

항생제 치료받으면 대부분 완치하지만 10명 중 1명은 오래 지속되는 증상에 시달려
사진:GETTY IMAGES BANK
바야흐로 라임병을 일으키는 보렐리아 부르그도르페리 균이 승승장구하는 시절이다. 그 박테리아를 가진 흰꼬리사슴과 고양이 같은 포유류의 개체 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사슴으로부터 인간의 혈류로 그 박테리아를 옮기는 진드기가 끝없이 번식하면서 라임병에 걸리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미국에서 매년 약 30만 명이 라임병에 걸린다. 치료하지 않으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예를 들면 그 박테리아는 감염된 환자의 심장과 신경계를 공격하고 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다.

다행히 보렐리아 부르그도르페리 균은 아직 항생제 내성을 발달시키지 않았다. 진드기에 물린 뒤 운 좋게 라임병의 초기 증상을 일찍 발견한 사람에겐 좋은 소식이다. 그 증상에는 발열, 두통, 오한, 피로, 관절·근육통, 림프절 팽창, 물린 부위 주변의 발진 등이 포함된다. 조기 진단 시 3~4주 항생제를 복용하면 치료된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완치하는 것은 아니다. 라임병으로 치료받은 환자 10명 중 1명은 몇 달, 심지어 몇 년 동안 그 증상에 시달린다.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4월 학술지 BMC 공중보건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런 환자는 ‘라임병 치료 후(PTLD) 증후군’이라는 회색 지대에 속한다. 특징은 인지 장애, 극단적인 피로, 만성 통증이다. 미국에서만 그 비용으로 1년에 약 10억 달러를 지출한다.
사진:GETTY IMAGES BANK
의사들은 PTLD 증후군의 원인을 두고 논쟁을 벌이는 중이다. 보렐리아 부르그도르페리 균의 세포 중 교묘하게 신체의 면역체계에 침투할 수 있는 소수가 항생제 치료에도 살아남아 ‘만성 라임병’을 일으킨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연구는 그런 주장에 의문을 제기한다. 연구자들은 아직 유력한 가설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PTLD 증후군에 시달리는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BMC 공중보건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PTLD 증후군 환자가 현재 몇 명이며 그 수가 얼마나 빨리 늘어나는지 추정했다. 그들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수집한 데이터와 과거의 라임병 발병률·생존율과 치료 실패율 추정치를 사용했다.

그들이 치료 실패율을 10%로 가정했을 때 PTLD 증후군 발병 건수는 1980~2005년 점진적으로 증가하다가 2020년이 돼서야 줄어들기 시작한다. PTLD 증후군 발병 건수는 2016년 약 6만9000건에서 2020년 8만 건 이상으로 약간 늘어난다. 그러나 치료 실패율을 20%로 가정했을 때는 2020년 PTLD 증후군발병 건수가 190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패율에 따라 그처럼 큰 차이가 났다.

연구팀은 “어느 쪽이 더 정확하든 우리가 얻은 결론은 라임병 관련 만성 질병을 앓는 환자가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PTLD 증후군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한 검사법을 개발하고, 대중의 인식을 제고하며, 환자 수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 캐슈미라 갠더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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