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드림플러스] 진입 장벽 높고 깐깐한 테스트베드 역할
[한화드림플러스] 진입 장벽 높고 깐깐한 테스트베드 역할
국내 핀테크 육성 전문 엑셀러레이터… 오픈이노베이션 공간으로 대기업·스타트업 협업 지원
밥만 잘 먹는다고 아이가 성숙한 어른으로 자라나지는 않는다. 부모의 올바른 조언과 질 높은 교육, 다양한 경험, 깨달음의 기회가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투자가 곧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사업의 가이드라인을 잡고 좋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잠재력을 키울 수 있다. 이 역할은 인큐베이터·엑셀러레이터·벤처캐피털(VC)의 몫이다. 스타트업이 사회·경제 변화의 씨앗이라면 엑셀러레이터·VC는 촉매제다. 한국에도 유니콘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고 엑셀러레이터들도 성공 방식을 체감하고 있다. 대형 VC가 등장하며 스타트업 육성 방식도 정교해지고 있다. 본지는 더 나은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고,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주요 엑셀러레이터·VC와 스타트업이 펼치고 있는 협력 방식과 효과를 총 10회에 걸쳐 분석한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자신을 세상에 입증하는 일이다. 세상은 새로운 것에 쉽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제아무리 뛰어난 기술일지라도 작은 사고나 오류 한번에 거대한 밸류체인이 손상을 입을 수 있어서다.
이런 행태가 가장 심한 분야는 금융업이다. 작은 사고라도 자칫 신뢰 시스템을 해칠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이를 치밀하고 완고하게 관리하고 있어 핀테크 등 기술 기반의 신규 사업자가 진출하기 어렵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한화드림플러스63’은 일찌감치 핀테크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 중이다. 한화는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신동아화재보험(현 한화손해보험)을 각각 인수하며 대기업 중에서는 금융업에 뒤늦게 진출했다. 그러나 인증·로보어드바이저 등 금융 신기술에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편이다. 한화생명은 2013년부터 인터넷보험 등 온라인 전용 상품을 내놓는 한편 K뱅크에 투자했다. 현재는 온라인 전문 보험사 ‘캐롯’ 설립을 추진 중이다. 또 로보어드바이저 등 디지털 자산관리 기술 개발에도 관심을 보인다. 이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이끌고 있다.
한화 디지털 금융 혁신의 선봉에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한화드림플러스가 있다. 사실상 국내 유일의 핀테크 전문 엑셀러레이터다. 드림플러스는 2014년 문을 열어 현재 서울 강남(리빙)과 여의도(리빙) 두 곳에 공유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드림플러스는 1년에 두 차례 입주 스타트업을 선정해 6개월간 사무공간과 편의시설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1~3기에 걸쳐 24개사를 지원했다. 현재 4기 10개사가 입주했다. 드림플러스는 입주 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마다 한명씩의 심사역을 붙여 사업개발과 법무·세무·회계관리·마케팅 등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드림플러스의 가장 큰 특징은 계열사를 통해 스타트업이 자신을 입증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한화생명·한화손보 등 5개 금융계열사와 파트너사들을 통해 스타트업들이 개발한 제품·서비스를 적용한다. 신기술의 사업 가치와 개선할 점 등을 찾고, 초기 매출 발생에 도움을 주는 차원에서다. 현재 센스톤과 콰라소프트·지속가능발전소 등 4개 회사가 한화 금융 계열사와 사업 협력을 맺은 상태다. 센스톤은 한화손보와 인증솔루션 공급계약을 했고, 콰라는 한화자산운용과 머신러닝 솔루션 공급계약을 맺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한화투자증권과 기업 비재무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AI 솔루션 회사인 애자일소다 최대우 대표는 “심사역이 스타트업 기술과 서비스를 적용해 달라며 영업하듯 계열사를 일일이 돌아다니는 모습에 놀랐다”며 “가족·의리 문화는 전사적으로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드림플러스는 오픈이노베이션 공간을 지향한다는 점도 강점이다. 정부 유관기관과 대기업·스타트업들이 함께 입주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 열린 공간으로, 시너지 효과 창출을 지향하고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와 이랜드 등 대기업들이 입주해 스타트업과 연계 작업을 펼치고 있다. 초기 기업은 비즈니스가 어디로 튈지 모르며, 어떤 기업·프로젝트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지 알기 어렵다. 이에 드림플러스는 네트워크 플랫폼으로써 대기업·스타트업 간에 협업을 끌어내고 있다.
모빌리티 혁명에 발맞춰 출범하는 온라인 전문 보험사 캐롯도 드림플러스 플랫폼 안에서 한화손보(지분율 75.1%)와 SK텔레콤(9.9%)·알토스 펀드(9.9%)·현대차(5.1%) 등이 협업해 만든 결과물이다. 금동우 드림플러스63 센터장은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을 통해 한화 금융 계열사의 혁신을 추구하는 한편, 성장동력을 찾는 게 드림플러스의 목표며, 이를 위해 핀테크 혁신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림플러스는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과 투자 유치, 해외 스타트업 투자 등 글로벌화 비즈니스도 펼치고 있다. 협소한 한국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영역을 넓히는 한편, 글로벌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비즈니스의 스케일업을 지향하고 있어서다. 드림플러스는 현재 10개 이상의 글로벌 VC 투자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상태며, 250여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드림플러스는 GEP(Global Expansion Program)를 통해 스타트업들의 중국·베트남·일본·인도네시아 등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한화생명등 한화 계열사와의 공동 사업도 추진할 수 있다. GEP를 통해 센스톤과 지속가능발전소가 일본 업체와 제휴를 맺었고, 센트비는 베트남 로컬 은행 및 파트너 업체들과 제휴 계약을 했다. 금 센터장은 “국내에서는 스타트업 발굴·투자·육성을 통해 오픈이노베이션 경험을 쌓는 가운데 해외에서 굵직한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관계를 넓히고 있다”며 “유망 해외 기업의 정보 수집과 투자 기회를 엿보는 한편,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및 해외 스타트업과의 협업 추진 등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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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만 잘 먹는다고 아이가 성숙한 어른으로 자라나지는 않는다. 부모의 올바른 조언과 질 높은 교육, 다양한 경험, 깨달음의 기회가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투자가 곧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사업의 가이드라인을 잡고 좋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잠재력을 키울 수 있다. 이 역할은 인큐베이터·엑셀러레이터·벤처캐피털(VC)의 몫이다. 스타트업이 사회·경제 변화의 씨앗이라면 엑셀러레이터·VC는 촉매제다. 한국에도 유니콘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고 엑셀러레이터들도 성공 방식을 체감하고 있다. 대형 VC가 등장하며 스타트업 육성 방식도 정교해지고 있다. 본지는 더 나은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고,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주요 엑셀러레이터·VC와 스타트업이 펼치고 있는 협력 방식과 효과를 총 10회에 걸쳐 분석한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자신을 세상에 입증하는 일이다. 세상은 새로운 것에 쉽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제아무리 뛰어난 기술일지라도 작은 사고나 오류 한번에 거대한 밸류체인이 손상을 입을 수 있어서다.
이런 행태가 가장 심한 분야는 금융업이다. 작은 사고라도 자칫 신뢰 시스템을 해칠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이를 치밀하고 완고하게 관리하고 있어 핀테크 등 기술 기반의 신규 사업자가 진출하기 어렵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한화드림플러스63’은 일찌감치 핀테크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 중이다. 한화는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신동아화재보험(현 한화손해보험)을 각각 인수하며 대기업 중에서는 금융업에 뒤늦게 진출했다. 그러나 인증·로보어드바이저 등 금융 신기술에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편이다.
사업개발·마케팅 등 1대1 관리
한화 디지털 금융 혁신의 선봉에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한화드림플러스가 있다. 사실상 국내 유일의 핀테크 전문 엑셀러레이터다. 드림플러스는 2014년 문을 열어 현재 서울 강남(리빙)과 여의도(리빙) 두 곳에 공유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드림플러스는 1년에 두 차례 입주 스타트업을 선정해 6개월간 사무공간과 편의시설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1~3기에 걸쳐 24개사를 지원했다. 현재 4기 10개사가 입주했다. 드림플러스는 입주 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마다 한명씩의 심사역을 붙여 사업개발과 법무·세무·회계관리·마케팅 등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드림플러스의 가장 큰 특징은 계열사를 통해 스타트업이 자신을 입증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한화생명·한화손보 등 5개 금융계열사와 파트너사들을 통해 스타트업들이 개발한 제품·서비스를 적용한다. 신기술의 사업 가치와 개선할 점 등을 찾고, 초기 매출 발생에 도움을 주는 차원에서다. 현재 센스톤과 콰라소프트·지속가능발전소 등 4개 회사가 한화 금융 계열사와 사업 협력을 맺은 상태다. 센스톤은 한화손보와 인증솔루션 공급계약을 했고, 콰라는 한화자산운용과 머신러닝 솔루션 공급계약을 맺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한화투자증권과 기업 비재무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AI 솔루션 회사인 애자일소다 최대우 대표는 “심사역이 스타트업 기술과 서비스를 적용해 달라며 영업하듯 계열사를 일일이 돌아다니는 모습에 놀랐다”며 “가족·의리 문화는 전사적으로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드림플러스는 오픈이노베이션 공간을 지향한다는 점도 강점이다. 정부 유관기관과 대기업·스타트업들이 함께 입주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 열린 공간으로, 시너지 효과 창출을 지향하고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와 이랜드 등 대기업들이 입주해 스타트업과 연계 작업을 펼치고 있다. 초기 기업은 비즈니스가 어디로 튈지 모르며, 어떤 기업·프로젝트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지 알기 어렵다. 이에 드림플러스는 네트워크 플랫폼으로써 대기업·스타트업 간에 협업을 끌어내고 있다.
모빌리티 혁명에 발맞춰 출범하는 온라인 전문 보험사 캐롯도 드림플러스 플랫폼 안에서 한화손보(지분율 75.1%)와 SK텔레콤(9.9%)·알토스 펀드(9.9%)·현대차(5.1%) 등이 협업해 만든 결과물이다. 금동우 드림플러스63 센터장은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을 통해 한화 금융 계열사의 혁신을 추구하는 한편, 성장동력을 찾는 게 드림플러스의 목표며, 이를 위해 핀테크 혁신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림플러스는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과 투자 유치, 해외 스타트업 투자 등 글로벌화 비즈니스도 펼치고 있다. 협소한 한국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영역을 넓히는 한편, 글로벌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비즈니스의 스케일업을 지향하고 있어서다. 드림플러스는 현재 10개 이상의 글로벌 VC 투자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상태며, 250여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해외 진출 프로그램으로 국내외 투자·협업 지원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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