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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만 카드’ 먹힐까

미국의 ‘대만 카드’ 먹힐까

미-중 긴장 고조된 상황에서 타이베이에 2조원어치 무기 판매 승인… 중국 “난폭한 내정 간섭”
대만은 중국군의 무력 침공을 상정해 격퇴 능력과 방어 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1984년부터 매년 한광훈련을 실시한다. / 사진:AP/YONHAP
미국 국무부가 대만에 22억 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승인하자 중국이 맹비난에 나섰다. 이 무기 거래에는 M1A2T 에이브럼스 전차, 스팅어 미사일과 그 외 다른 군사 장비가 포함된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 3월 미국에 무기 판매를 요청하며 “그 무기는 우리의 지상·공중 방어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고, 군의 사기를 높이며, 미국의 대만 방어 공약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에 발끈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결정을 두고 “중국의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하고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훼손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미국은 1979년 의회가 대만관계법을 제정한 이래 대만에 무기를 판매했다. 그 법은 ‘미국은 대만이 충분한 자위 역량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만큼 방위 물자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규정한다.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규모는 시기에 따라 상당히 큰 차이가 났다. 예를 들어 2009년엔 31억7000만 달러어치, 2005년엔 24만4000달러어치였다. 인구 2300만 명인 대만은 대만 해협을 사이에 두고 중국 푸젠성과 마주하고 있으며, 1949년부터 중국과는 독립적인 체제를 유지한다. 중국 정부는 대만이 ‘하나의 중국’에 포함된다고 믿으며 ‘하나의 중국’과 ‘일국양제’를 주장한다. 차이잉원 총통을 포함한 대만 지도자들은 ‘일국양제’ 개념을 거부하며 중국 본토로부터 완전히 독립할 뜻을 내비쳤다. 중국은 대만의 독립을 격렬히 반대한다.

이번 무기 거래는 미중 관계가 무역전쟁으로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나왔다.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중국도 미국산 상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공방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양자 회담을 갖고 상호 간추가 관세를 부여하지 않기로 하고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등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지만 양국 사이엔 여전히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과 대만 사이의 관계가 달라졌다. 미국은 대만에 더 많은 무기를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외교 관계도 강화했다(지난해 설치된 미국 재대만 협회를 사실상의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으로 활용한다).

2016년 미국 대선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자 자격으로 차이잉원 총통과 전화 통화를 함으로써 미국과 중국 사이에 파문을 일으켰다. 미국이 중국의 요청에 따라 대만과 국교를 단절한 1979년 이래 미국과 대만 지도자 사이의 통화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이든 당선자든 대만 총통과 접촉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깼다.

- 웨슬리 도커리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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