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절호의 사업 기회?
기후변화는 절호의 사업 기회?
온실가스 배출 줄이는 비즈니스 솔루션은 수익성 높아… 혁신적 사업 모델과 규모의 확장이 관건 2017년 카리브해와 북미를 강타한 하비·어마·마리아 같은 대형 허리케인이나 남아시아를 휩쓴 폭우와 홍수는 그 규모와 피해가 어마어마했다. 그러나 그런 사건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긴급성을 보여주는 기상이변 사례에 불과하다. 엄청난 자연재해를 몰고 오는 극단적인 기상 사건은 그 외에도 많다. 지금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그런 사건은 앞으로 더 자주 닥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적응력과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이 우리의 중대한 과제다. 지난해 기상이변과 관련된 재해로 전 세계에서 2400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다. 그에 따른 경제적·사회적 손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 같은 자연재해 건수는 1970년 이래 약 4배로 늘었다.
기후변화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큰 피해를 가져온다. 예를 들어 에너지 불평등과 자원 부족 현상을 동시에 일으킨다. 이 두 가지는 서로 얽혀 있다. 따라서 한쪽이 피해를 보면 다른 쪽에도 부정적인 파급 효과가 미친다.
빈곤도 이런 부정적인 기후 영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에 이르는 인구가 기본적인 에너지 서비스와 깨끗한 물, 위생 제품에 접근하지 못한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인류의 경제 생산이 약 100배 증가했지만 아직도 전기 없이 살아가는 인구가 15억 명에 이른다. 그 결과 경제 발전이 늦어져 약 13억 명이 극도의 빈곤 상황에서 살아간다. 세계적인 소득 불균형은 에너지와 자원의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전 세계의 에너지 중 약 60%는 소득 상위 20%에 속하는 부유한 국가에서 사용한다. 소득 하위 20% 국가에 돌아가는 에너지는 5%에 불과하다.
에너지와 자원의 사용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급속히 늘어난다. 인구 팽창과 선진국의 소비 추세, 개도국의 변화가 자원과 소재 사용의 증가를 이끈다. 자원의 수요는 전통적인 농업 기반 경제에서 현대 도시산업 경제로 이동한 지 오래다. 특히 기후변화는 우리 일상생활의 중요한 측면에도 큰 피해를 준다. 2015년 채택된 파리 기후협정의 목표(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할당량이 정해진 것으로 유엔의 지속가능 개발 목표에 통합됐다)를 달성하려면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서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과 자본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 역할은 이전의 어떤 것보다 영향력이 더 크고, 중대하며, 의미 있어야 한다. 기업이 가진 힘을 보라. 대기업은 사실상 전 세계의 경제를 움직인다. 또 민간자본의 투자 잠재력을 생각해보라. 공공투자 잠재력보다 훨씬 크다. 예를 들어 신흥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공적개발 원조가 전체 자금이동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0% 이상에서 10% 아래로 줄어들었지만 민간자본 이동은 더 확대됐다.기업은 앞길을 선택해야 한다. 기후변화 솔루션의 일부가 되든가 갈수록 커지는 문제의 일부가 되든가 둘 중 하나다. 기업과 자본은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경제성을 생각해서라도 당연히 그런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 친환경 기업 DSM을 이끄는 페이크 시베즈마 CEO, 에너지회사 엔지의 제라르 메스트랄레 CEO, 생활용품 다국적기업 유니레버의 폴 폴먼 CEO 같은 기업인은 자주 “기후변화는 사회적 재난일 뿐 아니라 경제적 재앙”이라고 말한다.
당연하지만 지구가 없으면 기업도 없기 때문이다. 지구가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우리가 지구를 더 많이 필요로 한다. 비즈니스의 관점에서도 우리 코앞에 닥친 세계적인 기후·자원 위기를 해결하는 일에 힘을 보태는 것 외에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지속가능 개발 목표 달성을 위한 비즈니스 차원의 솔루션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수익성도 높다. 또 그 모든 목표는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음식물 쓰레기를 대폭 줄이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막을 뿐 아니라 기후변화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식량과 토지 사용 시스템이 온실가스 배출의 25%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더 많은 사람에게 식량을 제공할 수 있다. 지금도 저녁 끼니를 거른 인구가 거의 8억 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런 조치는 필수적이다.
그 같은 비즈니스 혁신 사례는 세계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모펀드 인터에너지는 파나마 페노노메의 라우다토시 풍력발전 단지의 개발과 건설에 투자했다. 중앙아메리카 최대의 풍력발전 단지인 이곳은 215㎿급 발전으로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을 40만t 줄일 수 있다. 자동차 8만4000대를 운행하지 않는 것과 같다.
에너지 효율성과 일상생활의 필요성 둘 다에 맞출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면 사회적 영향이 큰 솔루션이 나올 수 있다. 대기오염은 질병과 함께 지구에서 가장 중대한 건강 위험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도 기업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세계에서 대기 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 중 하나인 멕시코시티에 세워진 토레 데 리 에스페치알리다데스 병원은 대기 오염물질을 물 같은 무해한 물질로 전환하도록 설계됐다. 그 건물의 외벽은 ‘ProSolve370e’라는 새로운 형태의 타일로 덮였다. 하루 8750대의 차량에서 나오는 매연을 중화할 수 있다.
또 다른 획기적인 사례는 인터페이스라는 회사다. ‘이산화탄소 제로’ 목표를 달성한 이 회사는 그다음 단계로 이산화탄소를 적이 아닌 우군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이산화탄소를 카펫 타일 소재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인터페이스는 그 프로젝트를 ‘기후변화 되돌리기(climate take back)’라고 부르며 규모를 키워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바람직한 사례는 그 외에도 많다. 그러나 혁신적인 사업 모델만으로는 부족하다. 성공하려면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솔루션이 더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솔루션으로 가는 문이 가로막고 있다. 그 문을 발견하고 열어젖히는 것이 기업의 기회이자 책임이다. 무엇보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바람직한 사업이다. 지구를 살리는 것은 그 부수적인 효과라고 해도 좋다.
- 마르가 호에크
※[필자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전문가로 유엔의 지속가능 개발 목표와 관련된 사업 기회를 해설한 책 ‘1조 달러짜리 변화(The Trillion Dollar Shift)’를 펴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후변화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큰 피해를 가져온다. 예를 들어 에너지 불평등과 자원 부족 현상을 동시에 일으킨다. 이 두 가지는 서로 얽혀 있다. 따라서 한쪽이 피해를 보면 다른 쪽에도 부정적인 파급 효과가 미친다.
빈곤도 이런 부정적인 기후 영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에 이르는 인구가 기본적인 에너지 서비스와 깨끗한 물, 위생 제품에 접근하지 못한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인류의 경제 생산이 약 100배 증가했지만 아직도 전기 없이 살아가는 인구가 15억 명에 이른다. 그 결과 경제 발전이 늦어져 약 13억 명이 극도의 빈곤 상황에서 살아간다. 세계적인 소득 불균형은 에너지와 자원의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전 세계의 에너지 중 약 60%는 소득 상위 20%에 속하는 부유한 국가에서 사용한다. 소득 하위 20% 국가에 돌아가는 에너지는 5%에 불과하다.
에너지와 자원의 사용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급속히 늘어난다. 인구 팽창과 선진국의 소비 추세, 개도국의 변화가 자원과 소재 사용의 증가를 이끈다. 자원의 수요는 전통적인 농업 기반 경제에서 현대 도시산업 경제로 이동한 지 오래다. 특히 기후변화는 우리 일상생활의 중요한 측면에도 큰 피해를 준다. 2015년 채택된 파리 기후협정의 목표(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할당량이 정해진 것으로 유엔의 지속가능 개발 목표에 통합됐다)를 달성하려면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서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과 자본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 역할은 이전의 어떤 것보다 영향력이 더 크고, 중대하며, 의미 있어야 한다. 기업이 가진 힘을 보라. 대기업은 사실상 전 세계의 경제를 움직인다. 또 민간자본의 투자 잠재력을 생각해보라. 공공투자 잠재력보다 훨씬 크다. 예를 들어 신흥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공적개발 원조가 전체 자금이동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0% 이상에서 10% 아래로 줄어들었지만 민간자본 이동은 더 확대됐다.기업은 앞길을 선택해야 한다. 기후변화 솔루션의 일부가 되든가 갈수록 커지는 문제의 일부가 되든가 둘 중 하나다. 기업과 자본은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경제성을 생각해서라도 당연히 그런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 친환경 기업 DSM을 이끄는 페이크 시베즈마 CEO, 에너지회사 엔지의 제라르 메스트랄레 CEO, 생활용품 다국적기업 유니레버의 폴 폴먼 CEO 같은 기업인은 자주 “기후변화는 사회적 재난일 뿐 아니라 경제적 재앙”이라고 말한다.
당연하지만 지구가 없으면 기업도 없기 때문이다. 지구가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우리가 지구를 더 많이 필요로 한다. 비즈니스의 관점에서도 우리 코앞에 닥친 세계적인 기후·자원 위기를 해결하는 일에 힘을 보태는 것 외에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지속가능 개발 목표 달성을 위한 비즈니스 차원의 솔루션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수익성도 높다. 또 그 모든 목표는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음식물 쓰레기를 대폭 줄이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막을 뿐 아니라 기후변화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식량과 토지 사용 시스템이 온실가스 배출의 25%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더 많은 사람에게 식량을 제공할 수 있다. 지금도 저녁 끼니를 거른 인구가 거의 8억 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런 조치는 필수적이다.
그 같은 비즈니스 혁신 사례는 세계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모펀드 인터에너지는 파나마 페노노메의 라우다토시 풍력발전 단지의 개발과 건설에 투자했다. 중앙아메리카 최대의 풍력발전 단지인 이곳은 215㎿급 발전으로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을 40만t 줄일 수 있다. 자동차 8만4000대를 운행하지 않는 것과 같다.
에너지 효율성과 일상생활의 필요성 둘 다에 맞출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면 사회적 영향이 큰 솔루션이 나올 수 있다. 대기오염은 질병과 함께 지구에서 가장 중대한 건강 위험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도 기업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세계에서 대기 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 중 하나인 멕시코시티에 세워진 토레 데 리 에스페치알리다데스 병원은 대기 오염물질을 물 같은 무해한 물질로 전환하도록 설계됐다. 그 건물의 외벽은 ‘ProSolve370e’라는 새로운 형태의 타일로 덮였다. 하루 8750대의 차량에서 나오는 매연을 중화할 수 있다.
또 다른 획기적인 사례는 인터페이스라는 회사다. ‘이산화탄소 제로’ 목표를 달성한 이 회사는 그다음 단계로 이산화탄소를 적이 아닌 우군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이산화탄소를 카펫 타일 소재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인터페이스는 그 프로젝트를 ‘기후변화 되돌리기(climate take back)’라고 부르며 규모를 키워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바람직한 사례는 그 외에도 많다. 그러나 혁신적인 사업 모델만으로는 부족하다. 성공하려면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솔루션이 더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솔루션으로 가는 문이 가로막고 있다. 그 문을 발견하고 열어젖히는 것이 기업의 기회이자 책임이다. 무엇보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바람직한 사업이다. 지구를 살리는 것은 그 부수적인 효과라고 해도 좋다.
- 마르가 호에크
※[필자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전문가로 유엔의 지속가능 개발 목표와 관련된 사업 기회를 해설한 책 ‘1조 달러짜리 변화(The Trillion Dollar Shift)’를 펴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양세형, 박나래랑 단둘이 마카오…"촬영 본분 잊어"
2 지하철 1∼8호선 오전 러시아워 운행 9시30분까지 30분 연장
3'솔로라서' 명세빈, 난자 냉동 언급? "이젠 나이가…"
410만 달러선 실패한 비트코인, 9만 달러선도 위협…하락세 지속
5뉴욕 유가,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에 하락 반전…WTI, 0.25%↓
6"중견기업, 트럼프 2기 무역장벽에 수출시장 다변화해야"
7삼성전자, ‘위기론’ 이후…들려온 ‘이 소식’ 구원투수 될까
8BTS 뷔·박효신 명동 뜬다...신세계스퀘어, K-컬처 명소 도약
9롯데지주, 밸류업 계획 공시…“주주환원율 35% 이상 지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