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인 셰프 데이비드 장,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뜻으로 레스토랑 수익 일부 진보적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발표

미국의 유명 한인 셰프로 한식 퓨전 레스토랑 체인 모모푸쿠를 설립한 데이비드 장은 지난 8월 9일 누들바·쌈바·푸쿠 등 모모푸쿠 체인 산하 레스토랑의 수익을 여러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부동산 재벌이자 플로리다주 풋볼팀 마이애미 돌핀스 구단주인 스티븐 로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선거자금 모금행사 주최로 비난을 사면서 그가 장 셰프의 레스토랑 체인 투자자이기도 하다는 뉴스가 나와 모모푸쿠가 덩달아 공격을 받기 때문인 듯하다.

모모푸쿠 레스토랑 그룹은 성명을 통해 8월 한 달 동안의 수익금 중 일부를 “시티 하베스트를 비롯해 우리가 지지하는 운동을 돕는 에브리타운, 플랜드 패런트후드, 레이시스 텍사스, 시에라 클럽, 서지 이바카 재단 등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 기부가 모모푸쿠의 투자자인 로스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인지는 확실치 않다. 로스는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있는 휴양지 햄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선거자금을 모금하는 수백만 달러 규모의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그가 투자한 회사들(이퀴녹스, 소울사이클, 모모푸쿠 등)을 향한 대중의 반발을 촉발했다. 장 셰프는 자신의 팟캐스트 ‘데이비드 장 쇼’에서 이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팟캐스트에서 로스를 지칭하며 “난 당신을 사업가로서 존경한다”고 말했다. “당신은 모모푸쿠가 내세운 모든 가치와 비전을 지지했다. 또 당신은 회사로서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그래서 진정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모금 행사는 “당신의 투자를 받아들여 내가 성취하기를 기대하는 바와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장 셰프는 또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자신의 견해도 밝혔다. “난 트럼프 대통령에 확고히 반대한다. 그가 너무 싫다. 누구나 말하기는 쉽다. 따라서 우리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는 총기 폭력과 백인 우월주의를 일상처럼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는 불법체류자의 자녀를 수용소에 억류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품위도 없고 자신 외에는 누구도 존중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의 민주주의 규범을 파괴하고 있다.”

장 셰프는 이어 외식 사업과 투자자 사이의 역학이 복잡하다고 인정하면서 궁극적으로 자신은 올바른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도덕적 갈림길에 이르면 언제나 옳은 편에 서기를 원한다.”

장 셰프는 모모푸쿠를 2004년 누들바로 시작했다. 그 이래 모모푸쿠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레스토랑 그룹 중 하나로 성장하면서 지점을 수십 곳으로 확장했다. 장 셰프에 따르면 매일 모모푸쿠 레스토랑 중 하나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이 3000명 이상이다.

로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40년 지기이고 선거운동에 오랫동안 관여했다며 이번 모금 행사를 개최한 이유를 댔다. “난 언제나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어떤 사람은 뒷짐 지고 선거운동을 비난하지만 나는 직접 뛰어들어 내가 중시하는 이슈를 지지한다.” 로스는 또 지도자들과 손잡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회사를 견실하게 만드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며 특히 자신은 다양성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지금까지 인종 평등, 통합, 다양성, 공립 교육,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지도자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돕겠다.”

로스가 개최한 햄튼스 모금 행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거 자금으로 1200만 달러를 안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포스트 신문은 그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했다. “로스가 이번 주 약간의 문제에 봉착했는데 나는 그에게 ‘이봐 로스, 정치의 세계에 들어온 걸 환영해!’라고 말했다.”

- H. 앨런 스콧 뉴스위크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