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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40주년 맞은 이랜드 ‘캐주얼 패션 브랜드 산실’] ‘맨투맨’의 원조에서 굴지의 패션유통기업으로

[창립 40주년 맞은 이랜드 ‘캐주얼 패션 브랜드 산실’] ‘맨투맨’의 원조에서 굴지의 패션유통기업으로

패션·유통·외식 등 250개 브랜드 운영… 중국 진출 성공신화로 입지 다져
1990년 9월, 서울 명동에서 이랜드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각종 행사가 열렸다. / 사진:이랜드
‘맨투맨’ ‘런닝 티셔츠’ ‘링클프리 면바지’까지 캐주얼 브랜드에서 흔히 쓰는 용어를 처음 만든 사람이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다. 이랜드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패션으로 승부하며 국내 패션시장의 판도도 바꿨다. 1980년 이화여대 앞 작은 보세 옷가게 ‘잉글랜드’에서 출발한 이랜드는 40년 만에 굴지의 패션유통기업으로 성장했다. 1986년 법인화 당시 66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4조5620억원을 기록했다.

‘눈 있는 사람이 놀라는 가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잉글랜드는 화려한 색상과 알파벳 문양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패션시장은 백화점의 고가 브랜드가 아니면 시장표 옷이 전부였다. 잉글랜드는 실용적인 디자인과 더불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대학생과 청소년을 겨냥했다. 국가명을 상표로 등록할 수 없어 ‘E-LAND(이랜드)’로 법인등록을 마친 후 직접 디자인한 브랜드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1983년 ‘브렌따노’를 시작으로 ‘언더우드’, ‘헌트’, ‘리틀브렌’ 등 내놓는 브랜드마다 공전의 히트를 쳤다. 특히 ‘헌트’는 출시 첫 해인 1993년 국내 단일 패션 브랜드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사업 초기 90개였던 매장 수는 3년 만에 2000개에 이르렀다. 명동·종로 등 서울 시내 주요 상권에는 이랜드가 운영하는 매장이 줄지어 늘어선 ‘이랜드 스트리트’가 생길 정도였다.

10여년 간 패션전문기업으로 외길을 걷던 이랜드는 1994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2001 아울렛’을 열며 유통업에 진출했다. 브랜드가 늘면서 생겨나는 재고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회장은 백화점 이외 중산층이 이용할만한 유통채널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 도심형 아울렛의 문을 열었다. ‘백화점을 할인한다’는 슬로건으로 백화점처럼 쾌적하지만 가격은 50~80% 저렴한 새로운 유통공간은 소비자와 업계의 큰 반향을 불러왔다.

같은 해 이탈리아 정통 피자전문점 ‘피자몰’을 열며 외식사업에도 뛰어들었고, 1996년 호텔사업에 진출하며 점차 그룹의 면모를 갖추어 갔다. 의(衣)·식(食)·주(住)·휴(休)·미(美)·락(樂)으로 대표되는 지금의 사업영역도 대부분 이 시기에 틀을 갖췄다. 이랜드는 현재 패션·유통·외식 등 250개의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이랜드는 그 동안 자체 콘텐트를 육성하는데 주력했다. 패션 사업에서 해외 브랜드를 들여와 운영하면 그만큼 시간이나 비용이 절약 될 수 있지만 해외로 진출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랜드가 해외 패션 브랜드를 라이선스로 운영 하는 것은 뉴발란스뿐이다.

이랜드는 국내 최초 SPA 브랜드인 스파오와 미쏘, 신발 SPA브랜드 슈펜 등을 론칭해 중국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스파오가 연간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미쏘와 슈펜도 10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패션 전 영역에 걸쳐 SPA 브랜드를 선보이고 이를 해외로 진출시켜 글로벌 SPA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랜드그룹은 패션부문인 이랜드월드 외에도 이랜드리테일·이랜드파크·이월드 등 80여 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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