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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경제 大예측 | 비대면·헬스케어 성장세 이어갈까?] 한국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아

[2021 경제 大예측 | 비대면·헬스케어 성장세 이어갈까?] 한국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아

2016년부터 바이오 투자 중심 분야로 꼽혀… 2021년 한국 미래 결정 지을 시기 될 것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그룹 영상통화 솔루션을 활용해 2020년 8월 대기업 신입 공채 최초로 비대면 그룹 면접을 실시했다. / 사진:SK텔레콤
비대면과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세는 2021년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일상의 변화가 산업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어서다. 재택근무는 새로운 근무형태로 자리 잡았다. 대기업들은 거점 근무제를 도입하며 공유 오피스에 사무실을 얻기 시작했다. 노트북 화면에서 사람들을 만나 회의하고, 학교 수업을 듣고, 가벼운 음주문화를 즐기는 일도 이제 일상에 녹아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는 이렇게 일상을 바꿔놨다.

자연스럽게 산업과 경제도 여기에 발맞춰 움직인다. 2020년 비대면과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많은 투자금이 몰린 것도 맥을 같이한다. 이 두 산업은 이제 확실한 신(新)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21년부터는 주력산업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의료에 투자금 몰려
2020년의 산업 트렌드를 우선 살펴보자. 사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은 5년 전부터 주력 산업으로 발돋움을 시작했다. 산업 흐름의 최전선으로 볼 수 있는 벤처캐피털(VC)의 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2016년 바이오·의료(헬스케어 포함) 분야는 기존 최강자였던 전자정보통신(ICT) 서비스 분야의 전체 투자액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그리고 2020년까지 꾸준히 벤처캐피탈(VC)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0년 역시 3분기 기준으로 7684억원의 투자금이 몰려 업종 중 단연코 1위를 달리고 있다.

약 5년간 투자가 많이 이뤄지면서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0년 11월 기준 코스닥시장에 신규 진입한 기업은 66곳, 이 중 18곳(27%)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다. VC의 누적투자는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기업공개(IPO)로 이어진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VC의 해당 분야 투자가 2021년 IPO 트렌드로 주름잡을 가능성이 높다.

비대면은 사실 2020년 처음으로 등장한 산업분류다. 코로나 시대가 낳은 새로운 산업분류법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 분야의 정의를 스마트 헬스케어, 교육, 스마트 비즈니스·금융, 생활소비, 엔터테인먼트, 물류·유통, 기반기술 등 7가지 분야의 비대면 기업으로 집계한다. 2020년 3분기까지 비대면 분야에 VC가 투자한 금액은 1조3362억원, 전체 투자액의 46.9%나 차지한다. 2020년 VC 투자의 2개 중 하나는 비대면 관련 기업 투자라는 셈이다.

2021년에도 이같은 경향은 지속할 것이다. 해당 산업은 가속 성장모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망을 뒷받침하는 수치가 바로 ‘드라이파우더(Dry Powder)’다. 드라이파우더는 사모펀드(PEF)·VC펀드의 투자 약정액 중 아직 투자를 집행하지 않은 돈을 말한다. 쉽게 말해 아직도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실탄’이다.

드라이파우더의 증가는 정부 정책과 연계된다. 2020년 7월 발표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는 비대면에 대한 언급이 63회나 이뤄졌다. 비대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투입되는 투자규모는 2조5000억원 수준이다. 비대면과 연계되는 디지털 뉴딜에는 38조5000억원이 2025년까지 투입된다. 1000개의 비대면 스타트업 육성을 목표로 하는 투자펀드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 조성에만 6조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정부에서 투입되는 자금이 비대면,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육성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드라이파우더’ 비대면 산업에 집중 가능성 높아
이 같은 정책의 효과가 2020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2020년 VC 펀드 조성이 사상 최대라는 점이다. 2020년 3분기까지 누적된 벤처펀드 결성 실적은 2조6498억원이나 된다. 전년 동기 대비 6.3% 성장했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은 연간 단위 사상 최대의 벤처펀드가 결성된 해가 된다. 성장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M&A)에 자금을 투입하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의 드라이파우더 역시 크게 증가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투자대상을 정하지 않고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 자금이 약 20조원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국내 3대 대형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조성한 펀드 규모만 12조3800억원이다.

결과적으로 2021년에 산업 흐름을 이끌 비대면과 바이오·헬스케어는 드라이파우더 소진과 함께 스케일업(Scale-up·규모 확대)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에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는 해당 분야의 많은 기업들이 나타났다. 보스톤컨설팅그룹(BCG)은 최근 ‘떠오르는 차세대 테크 기업’으로 국내에서 카카오뱅크,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컬리(마켓컬리)를 꼽았다. 모두 비대면과 관련된 기업들이다. 현재 컬리가 유니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유니콘 반열에 오른 쏘카 역시 비대면 서비스로 분류된다. 2021년에는 이들의 뒤를 이을 비대면 서비스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유치가 예상된다.

융합 역시 중요한 포인트다. 비대면과 바이오·헬스케어가 융합된 비대면 헬스케어 분야가 특히 주목 받을 것이다. 사실 국내에서 비대면 의료는 불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상황은 한시적으로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방안으로 이어졌다. 이런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들의 성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영역은 해외에서 이미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독일의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세계 비대면 의료시장은 2015년 이후 연평균 14.7%씩 성장했다. 2021년 예상 시장 규모는 412억 달러(약 45조원)에 달한다. 국내 관련 기업들이 해외에서 대규모 투자유치를 받는 등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과 2021년은 대한민국의 미래와 판도를 바꿔놓을 중요한 시기다. 그만큼 투자업계에서도 향후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이 많다. 전반적으로 투자가 어렵거나, 나쁘진 않았지만 어떤 특정 영역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새로운 경향이 나타난 것은 분명하다. 아마도 이 시기의 빈티지는 연도만큼이나 ‘포도 품종(비대면과 바이오·헬스케어)’이 중요하게 기록될 것이다.

- 김태호 가이아벤처파트너스 책임심사역, 전 한국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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