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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4분기 연속 감소 ‘외환위기 수준’

단기‧노년 취업만 늘어 고용의 질적 하락 우려
공공일자리 증가와 업체들의 고육지책도 원인

서울 성동구 희망일자리센터의 구인 게시판. [연합뉴스]
최근 국내 고용시장에서 일자리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임시·일용직 신규 채용만 증가하면서 고용의 질적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근속 기간이 3개월 미만이거나 주당 15시간 미만의 초단기간 일자리가 증가하고 60세 이상 근로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고용불안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6일 발표한 ‘최근 고용 흐름의 3가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8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에는 전 분기 기준으로 28만8000명 증가했지만, 2분기에는 40만7000명 감소했고 이후 4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임금근로자와 비임금근로자 모두 4분기 연속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5분기 연속 감소세 이후 처음이다.
 
경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최근 고용 부진은 강도 측면에서 (2009년) 세계금융위기보다 크다”고 분석했다. 2009년 당시 1~4분기 동안 취업자 수는 평균 8만8000명 감소했는데, 코로나19 위기 이후 감소 폭은 4분기 평균 38만6000명으로 충격이 4배가량 큰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점은 올해 1~3월까지 근속 기간 3개월 미만인 임금근로자가 3만6000명 증가했다는 점이다. 국내 전체 임금근로자가 전년 대비 20만6000명 감소한 가운데 단기 일자리만 늘었다는 것이다. 경총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상황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임시·일용직을 우선 채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근속 기간 3개월 미만 임금근로자 중 60세 이상은 1년 전보다 6만5000명 증가했다. 60세 미만은 취업자 수는 2만9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주당 근무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기 일자리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1분기 기준 주당 15시간 미만 취업자는 18만7000명 늘어난 데 반해 주당 15시간 이상 취업자는 31만6000명 감소했다.
 
경총은 “초단시간 일자리 증가는 노인·여성 경제활동 확대와 공공부문 일자리 증가에 기인한 측면도 있지만, 어려운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높아진 최저임금 수준과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부담을 견뎌내기 위한 고육지책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민간부문의 고용창출력 회복을 위해서는 규제개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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