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블록체인·메타버스에 눈독 들이는 이유
미르4 흥행 등으로 어느 정도 여유 생겨
게임 개발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로 블록체인 사업 집중
‘미르의전설(미르)’ 지적재산권(IP)으로 유명한 위메이드가 최근 블록체인·메타버스 등 신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한 ‘미르4’ 흥행을 비롯해 미르 IP 관련 소송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으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2000년 액토즈소프트에서 분사한 뒤 2001년 PC 온라인게임 ‘미르의전설2’를 개발했다. 분사 과정에서 액토즈소프트는 위메이드 지분 40%와 미르 IP의 공동소유권을 가져갔다. 이후 미르2는 중국 시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된다.
미르2로 중국에서 대박…무단 도용 카피캣으로 오랜 분쟁
그러나 미르2가 중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미르 IP를 무단 도용한 카피캣들이 중국에서 활개 치기 시작했다. 중국 현지에서 미르2의 중국 명칭인 열혈전기를 따서 이러한 게임들을 ‘전기류 게임’이라고 부른다.
컨설팅업체 ‘보스턴 컨설팅그룹’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내 전기류 게임 시장 규모는 550억 위안(약 9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보스턴 컨설팅그룹은 중국 전기류 게임의 PC게임 시장규모를 4조2000억원, 모바일게임 시장규모는 3조7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위메이드는 미르 IP를 무단 도용한 수많은 게임사와 길고 긴 소송전을 벌였다. 특히 IP 공동소유권을 보유한 액토즈소프트가 2004년 중국 게임사인 ‘샨다게임즈’에게 인수되면서 샨다게임즈와의 오랜 악연이 시작됐다. 위메이드와 산댜는 미르 IP를 놓고 최근까지도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위메이드는 미르2 이후 ‘미르3’를 비롯해 ‘윈드러너 시리즈’, ‘이카루스’ 등 다양한 신작 게임을 선보였으나 미르2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아울러 미르2 카피캣들이 난립하면서 제대로 된 IP 사용료를 받지 못했다.
미르4 흥행으로 여유 생겨...올해 신사업 드라이브 건다
위메이드는 미르4 흥행을 비롯해 미르 IP 관련 신작들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면서 블록체인·메타버스 등 신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르 IP 관련 소송도 정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통해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위메이드트리는 지난해 말 첫 블록체인 게임 ‘버드토네이도 for 위믹스’를 선보였으며, 미르2 IP를 활용한 ‘재신전기 for 위믹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위메이드트리는 지난 1월 암호화폐 위믹스토큰을 국제 거래소에 상장했고, 최근 블록체인 NFT 거래 시장에 진출했다. 위메이드트리는 미술품 공동구매 서비스, 가상자산 자산운용사에 투자하는 등 블록체인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게임이 메타버스로 진화하고 가상자산이 가치를 인정받는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미르4 글로벌 버전은 NFT 기반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메이드는 3년 전부터 블록체인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 게임이 주목을 받기 전이었다. 미르4 글로벌 버전을 비롯해 NFT를 적용한 게임을 계속해서 선보일 방침이다. 현재 암호화폐 위믹스토큰이 상장돼있어, 향후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한 위믹스토큰을 실제 재화로 바꾸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현재 수많은 게임사가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관련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물론 대형 게임사들도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는 진행하고 있지만, 직접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하지 않고 있다. 위메이드에게 시장 선점의 기회가 있는 셈이다.
아울러 위메이드는 최근 PC 온라인 메신저 ‘버디버디’ 홈페이지를 리뉴얼하고 서비스 재개를 준비 중이다. 버디버디는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PC 메신저다. 위메이드는 버디버디 서비스 재개만 알렸을 뿐, 구체적인 운영 방식 등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게임 업계에서는 위메이드가 버디버디를 게임 보이스 메신저인 ‘디스코드’나 음성기반 소셜서비스 ‘클럽하우스’와 같은 용도로 쓸 것이라고 예측한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은 블록체인 기술이 최근 뜬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준비한 것이 아니라, 3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왔던 것”이라며 “메타버스 역시 가상자산과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에 준비하던 것의 연장선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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