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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유료 전환한 구글과 백기 든 이통사, 좁아진 소비자 선택지

구글포토 시장 과점 상황에서 서비스 유료 전환
이통3사는 일찌감치 철수 결정, 대안 서비스 적어

 
 
구글포토가 유료 전환하면서 대체 서비스를 찾는 사용자가 늘었지만 선택지는 한정적이다. [AP=연합뉴스]
6월 1일, 구글포토가 유료로 전환했다. 15㎇(기가바이트)까지는 계속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용량이 초과하면 요금을 내야 한다. 이용료는 100㎇엔 2400원, 200㎇ 3700원, 2000㎇ 1만1900원 등이다.  
 
구글포토는 지난 2015년 5월부터 누구나 사진과 영상을 저장할 수 있게 했다. 용량 제한도 없었다. 이번 유료전환 결정을 둘러싼 유저의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다. 구글도 이익을 내야 하니 당연한 일이라고 수긍하는 의견도 있는 한편, 시장에서 점유율을 선점하고 난 뒤 수익화를 꾀하는 전형적인 과점 사업자의 탐욕이란 지적도 있다.  
 
문제는 사용자들이 ‘괘씸죄’를 이유로 구글포토의 데이터를 옮길 수 있는 대체 서비스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당장 시장에서 쓸 만한 개인클라우드 서비스는 네이버 마이박스, 마이크로소프트 원드라이브, 드롭박스 정도다. 각각의 서비스는 구글포토와 마찬가지로 사진·영상이 자동으로 업로드되고, 무료 용량과 다양한 요금 구성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 시장의 사업자가 더 많았다는 점을 곱씹어보면 아쉬운 일이다. 
 
대표적으로 이동통신 3사가 각각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개인 클라우드 시장이 모바일 위주로 활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통3사는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탑재 앱으로 설정하고, 고객의 사용을 유도했다.  
 
하지만 현재는 이들 모두 개인용 클라우드 시장에서 발을 뺐다. KT는 지난해 9월, SK텔레콤은 올해 2월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마지막 사업자였던 LG유플러스마저 유플러스박스의 서비스 종료를 공지하면서 한국 시장에 통신사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가 사라지게 됐다.  
 
이들 3사는 시장 철수 이유로 ‘사업환경 변화(KT)’, ‘변화된 시장 상황(SK텔레콤)’, ‘더 나은 서비스 제공 실패(LG유플러스)’ 등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들이 백기를 든 이유는 간단하다. ‘선탑재’란 전략을 썼음에도 좀처럼 사용자를 끌어모으지 못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 월간 순 이용자(MAU)는 구글 드라이브·포토가 1614만명으로 압도적이다. 이어 네이버 마이박스가 327만명, 마이크로소프트 원드라이브는 126만명 순이었다. 반면 이통3사의 MAU는 72만명에 그쳤다.  
 
글로벌 IT 기업의 한 클라우드 전문가는 “한때 이통사의 미래 먹거리처럼 여겨졌지만, 정작 서비스를 운영할 땐 홀대하는 수준이었고, 사용자 불편도 제대로 개선하지 못했다”면서 “이미 점유율 격차가 벌어진 처지를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성장 중인 시장의 서비스를 아예 포기하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개인 클라우드 시장은 전망이 밝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마캣앤마켓은 2019년 237억 달러 규모를 달성한 개인 클라우드 시장은 2024년이 되면 734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간 연평균 25.4%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승승장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통3사는 이 잔치에 초대받지 못할 거란 얘기다. 소비자의 서비스 선택 폭이 줄어든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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