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SK텔레콤·게임빌·HDC현대산업개발의 공통점은?
‘PER 10배-PBR 1배’ 이하인 저평가 종목 62곳
금융>건설>금속>복합산업 순으로 많아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저평가주가 주목받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현금비중이 높거나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으로 투자자금이 옮겨간다. 저평가주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게 형성된 기업으로 가치주로도 불린다.
저평가주는 보통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이하·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인 기업을 말한다. PBR은 기업의 자산가치가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 알아볼 수 있는 투자지표다. PBR이 1배 미만일 경우 기업가치가 청산가치에도 못 미칠 만큼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PER은 값이 낮을수록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금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됐다는 의미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추정(증권사 3곳 이상)이 가능한 코스피·코스닥 상장회사 가운데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이하·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인 곳은 62개사(6월 18일 기준)다. 이 가운데 94%인 58곳이 코스피 상장기업이다.
금융주 금리인상, 배당성향 종료로 주가 긍정적
업종별로는 은행과 보험, 증권 등 금융주가 19곳으로 가장 많다. 그 뒤로는 건설(7곳), 금속·광물(5곳), 복합산업(4곳) 등이다. 금융주 가운데 주요 저평가 기업은 JB금융, BNK금융, DGB금융, 우리금융 등이다. JB금융의 PER과 PBR은 각각 3.35배, 0.34배다. BNK금융의 PBR은 0.26배로 PBR 1배 이하인 기업 중에 가장 낮다.
금융주는 꾸준한 호실적에도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는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부실 우려와 배당제한 등 정부규제로 인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난 1년 간 코스피지수는 30.8% 오른 반면 금융업지수는 4.15% 하락했다.
금융주는 한국은행이 하반기 기준금리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발언으로 단기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했고, 이는 은행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순이자마진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6월말 종료되는 ‘배당성향 20% 제한’ 권고 조치 종료도 금융주엔 긍정적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실위험에 대비해 배당성향을 20% 넘기지 말라고 권고했다.
올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배당성향 조치가 종료될 경우 하반기 배당을 높일 계획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우리금융과 DGB금융의 배당은 경쟁사 대비 유사하거나 더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태준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배당성향을 27.1%, DGB금융은 23%로 예상했다. 이는 2019년 4대 금융지주의 배당성향 전망치(25~26%)와 지방금융지주의 전망치(21%)를 웃도는 수치다.
건설업종에서는 한라, 코오롱글로벌,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등이 저평가 종목으로 꼽힌다. 김현욱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로 급락했던 유가가 1년 만에 회복되면서 글로벌 발주 환경이 좋아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저평가 종목 가운데 GS건설과 대우건설을 관심주로 꼽았다. 목표주가는 GS건설 5만6000원, 대우건설 9400원이다. 18일 종가 기준 GS건설의 현재 주가는 4만2000원, 대우건설은 8430원이다.
게임빌은 게임 관련 업종에서 유일한 저평가 종목이다. 올 1분기 게임빌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 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5% 올랐다. 글로벌 신작 2종을 1분기 중 연속으로 출시한 데다 ‘2021 게임빌프로야구슈퍼스타즈’ 등 기존 게임들이 선전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좀비 열풍의 원조인 ‘워킹데드’, 방치형 RPG ‘프로젝트 C’ 등 신작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통신업종 중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근 인적분할과 액면분할 이슈가 있는 SK텔레콤의 주가 상승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계에선 SK텔레콤 분할 이후 합산 가치를 28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SK텔레콤의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를 41만원을 유지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15일 종가 기준으로 32만8000원이다.
그러나 무늬만 저평가 된 종목을 솎아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저평가된 기업들을 살 때 펀더멘탈(실적과 성장성 등 기업의 내재가치) 부진으로 주가가 지속적인 저평가 상태에 머무르는 종목은 피해야 한다”며 “저평가 기업 중에서도 실적 개선의 여지가 보이는 종목을 선별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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