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명예회장 장남, 英 바이오 기업 익수다 경영참여… ‘ADC’에 미래 건 셀트리온
익수다테라퓨티스…ADC 개발 전문 영국 바이오 기업
투자사 이사회 의장, 지분 인수한 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 이례적 행보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서 의장은 최근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의 사내이사에 올랐다. 익수다테라퓨티스(이하 익수다)는 ADC 개발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ADC 기술을 사가며 국내에도 잘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앞서 지난 7일 미래에셋그룹과 함께 이 회사에 총 4700만달러(약 530억원)를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 의장의 사내이사 등재가 지난 1일 이뤄졌음을 고려하면, 투자 내용을 언론에 밝히기 전 이미 사내이사로 등재된 셈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현재 익수다의 최대주주는 아니나 2차 투자가 이뤄지면 최대주주가 되기 때문에 익수다 측에서 서 의장의 이사 합류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약정한 투자금액의 절반 가량을 투자했고, 익수다의 마일스톤(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따라 남은 자금을 투자해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서 의장의 익수다 이사회 참여는 주목할 만한 일이란 게 제약업계의 시각이다. 바이오 벤처 등에 대한 투자에는 으레 투자회사의 인사가 사내이사로 참여하는데, 대개 투자 업무를 직접 기획‧실행하는 실무진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셀트리온과 함께 투자한 미래에셋그룹 측에선 실무진이 경영에 참여한다.
제약업계는 서 의장이 직접 인수 회사의 사내이사를 맡는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 회사의 이사회 의장이 인수한 회사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셀트리온이 익수다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추가 투자가 ‘특정 마일스톤 달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머지 않은 시점에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투자에 활용된 자금도 주목할 만 하다. 앞서 셀트리온은 서 명예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던 지난 2017년 미래에셋그룹과 ‘미래에셋셀트리온신성장투자조합 1호’를 결성했다. 적극적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조처였다는 게 당시 제약바이오 업계의 평가다. 펀드 총 투자액은 1500억원으로 설정돼 국내 바이오업계 최대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투자는 해당 펀드가 조성된 지 약 4년 만에 이뤄진 첫 대형 딜이다.실제 셀트리온은 익수다 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ADC 신약 개발을 향해 활발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9년 캐나다 제약업체인 아이프로젠과 ADC 신약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셀트리온 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ADC 기술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BMS(Bristol Myers Squibb)는 일본 제약기업 에자이와 고형암 ADC 치료제인 ‘MORAb-202'의 공동 개발을 위해 최대 31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 등에 따르면 현재 ADC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26억 달러 규모로 파악되고 있으며, 오는 2026년에는 약 7배 가량인 171억 달러까지 급성장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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