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구찌 제품?…'구찌(GUCCI)' 대신 '가옥(GAOK)' 새겼다
최초로 한 지역 판매만을 위해 패턴 개발
상품 가운데 매장 이름 딴 영문 ‘GAOK’ 더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한국 단독 매장에서만 살 수 있는 스페셜 제품을 내놨다. 일명 ‘한국판 구찌 제품’인 셈이다.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글로벌 브랜드 구찌가 한 국가, 거기서도 한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에 구찌가 출시한 스페셜 제품은 지난 5월에 새롭게 오픈한 한남동 구찌 매장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다. 한남동 구찌 매장은 구찌가 1998년 서울 청담동에 국내 1호 매장을 오픈한 이래 23년 만에 처음으로 생긴 국내 2호 단독 매장이다. 현재는 청담동 구찌 단독 매장이 9월까지 리모델링 공사로 문을 닫아, 국내에 운영하는 유일한 구찌 단독 매장이기도 하다.
색동저고리 색상 착안한 디자인, 한국에서만 판매
한남동 구찌 매장 이름은 ‘구찌 가옥’. 스페셜 제품 역시 매장 이름을 따서 ‘가옥 스토어 익스클루시브’라고 이름 지었다. 이 상품들은 제품 한가운데 매장 이름인 ‘가옥(GAOK)’을 영문으로 새긴 것이 특징이다. 가방, 모자, 슬리퍼 등 다양한 제품이 스페셜 제품으로 출시됐는데 대부분의 제품 한가운데 ‘GAOK(가옥)’이라고 적혀있다. 보통 브랜드 영문명인 ‘GUCCI(구찌)’를 볼 수 있는데, 이번 스페셜 제품들은 달랐다.
색상도 눈길을 끈다. 빨강, 초록, 노랑, 파랑, 하양 등 우리나라 전통 한복인 ‘색동저고리’를 연상하게 하는 색색의 줄무늬 디자인을 선보였다. 구찌 관계자는 “이번 스페셜 제품의 ‘바이아데라디자인’은 한국 전통의 ‘색동’ 컬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상품”이고 설명했다.
이 제품들은 온라인에서 판매하지 않고, 오프라인마저도 서울 한남동 구찌 매장에서만 판매한다. 제품 가격은 버킷 모자가 102만원, 슬라이드는 98만원, 토트백이 340만원, 파우치 가방이 193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가격을 다른 일반 구찌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가방 종류는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모자나 슬라이드 제품과 같은 가방 외 제품은 비교적 비싼 편이다. 현재 구찌가 판매하고 있는 다른 구찌 슬라이드 제품은 40만~50만원이고, 모자는 60만~70만원 수준이다.
명품계 ‘큰 손’ 한국 공략하는 구찌 글로벌
한편 구찌는 이번 한남동 매장을 새로 오픈하고 한국판 제품만을 내놓는 등 한국 소비자를 공략하는 데 더욱 본격화할 전망이다. 구찌 글로벌 I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명품시장 규모는 110억 유로(약 15조원)로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이 명품 소비 세계 4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구찌 글로벌이 한국을 명품 소비력이 있는 시장으로 파악하기 시작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구찌 글로벌에서 직접 움직이는 등 한국 소비자 공략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구찌는 지난해 74억4000유로(약 10조원) 매출을 기록했고 이 중 10% 정도인 1조원이 한국 매출인 것으로 추정된다.
구찌 관계자는 “특정 지역에서만 판매하는 컬렉션은 기존에도 있었으나, 이번에 선보인 가옥 스토어 익스클루시브처럼 구찌가 한 지역을 위해 패턴을 개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 제품들은 별도 판매 기간이 정해지지는 않고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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