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바이오 키워드] #제약·바이오 주가 #언론 보도
언론 보도로 주가 급등락…한미약품·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적 사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관심 상승으로 바이오 기업 주가 널뜀 현상 이어져
제약·바이오 기업 관련 언론 보도 신중해져야 할 때
요즘 주식시장의 주인공은 제약·바이오 기업입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주식 시장의 변화입니다.
이번 주에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출렁거렸습니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발표한 이슈에 따라 또는 언론보도 때문에 주가가 요동을 쳤습니다.
이번 주 급등락을 반복한 곳은 한미약품그룹입니다. 한미약품은 지난 5일 전일 대비 6.49%(2만3000원) 오른 37만7500원에,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10.3%(8600원) 오른 9만21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주가는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한미약품은 6일 전일대비 7.15%(2만7000원) 내린 35만500원에 장을 마쳤고, 한미사이언스는 7.82%(7200원) 내린 8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한미약품의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한 이유는 바로 ‘언론 보도’ 때문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강호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대형 제약사와 수시로 협의해 왔다”는 발언을 인용하며 “한국이 글로벌 빅파마들과 최대 10억회분의 백신 생산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로이터는 생산을 맡을 후보에 한미약품의 이름을 거론했고, 해당 보도를 다시 국내언론들이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의 파장은 힘 빠진 주가마저 일으켜 세울 만큼 컸습니다. 이날 오전 장만하더라도 한미약품 그룹 주가는 약세를 보였지만 오후 들어 상승 전환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보건복지부는 “백신 생산 계약은 기업 간 협의 사항”이라며 "보건산업정책국장은 해당 인터뷰에서 한국이 mRNA 백신 생산 능력을 10억회분 이상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복지부의 반박 성명에 주가는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해야 했습니다. 물론 한미약품이 mRNA 백신 생산 능력이 없는 게 아닙니다. 문제는 언론보도가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했고, 이 영향으로 주가가 대폭 상승한 것입니다. 하루 사이에 누군가는 주식으로 큰 이득을 봤고, 누군가는 큰 손실을 본 것입니다.
한미약품그룹은 연 10억 도즈(1회 접종분) mRNA 백신 생산 능력을 갖췄습니다. 국립보건연구원이 원료의약품 기업 한미정밀화학을 방문해 최근 mRNA 핵심 원료 6종의 합성에 성공한 한미의 기술을 확인했습니다.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진하고 있는 전 세계 백신 공급을 위한 지역별 허브 구축 프로젝트 공모에 참여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확정되지 않은 사안을 발표하거나 보도하려면 늘 조심해야 합니다. 일찍 터트린 폭죽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제약·바이오업계 주가 변동을 통해 경험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 달 전 mRNA 백신 생산 오보로 인해 곤혹을 치른 곳이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입니다.
앞서 한 언론은 5월 12일자 1면과 3면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 백신을 만든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중 6% 가까이 상승해 86만원 선까지 거래됐습니다. 이날 회사의 주가는 전일 대비 4.77%(3만9000원) 오른 85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그러나 기사가 나온 직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보도가 “사실이 아니다”고 공시했습니다. 그 기사는 오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결론적으로 추후 해당 언론사도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실제 위탁생산을 맡긴 주인공은 화이자가 아닌 모더나였기 때문입니다.
이 보도가 나온 것은 정통한 유력인사로부터 기업 이름을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해당 사실은 한미정상회담에서 협약이 완전히 체결되기 전까지, 고위 공무원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당사자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확인을 해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얼마 전 한미약품의 mRNA 백신 생산에 관한 외신 보도도 비슷한 맥락이 연출됐습니다. 한미약품이 mRNA 백신 생산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후보 기업 중 어느 곳이 될지는 단정 지어서 말하기 이른 상황입니다.
바이오 기업의 주가 널뜀 현상은 최근 코로나19 치료제·백신 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반영된 탓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신풍제약입니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물질로 언급되면서 한 해 동안 주가가 무려 1600%나 뛰었습니다. 지난해 7월 9일 3만9500원이었던 주가는 불과 두 달만인 9월21일 21만4000원 까지 올랐습니다. 무려 7배 가까운 상승입니다.
하지만 현재 신풍제약의 주가는 6만원대를 기록중입니다. 9일 기준 6만71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 회사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 됐다는 거품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펀더멘털보다는 시장 이슈와 수급이 주가를 좌우했다는 평가입니다. 최근 피라맥스의 임상 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발표로 주가가 다시 하락했습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해외로부터 수많은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실제 생산능력과 기술을 입증하며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업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기업의 성과는 하루 만에 뚝딱 나오는 게 아닙니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 그리고 시행착오를 거치게 됩니다. 그 어려운 것을 국내 기업들이 해내고 있는 만큼 성과나 이슈에 대한 언론 보도가 세심해져야 할 시기입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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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출렁거렸습니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발표한 이슈에 따라 또는 언론보도 때문에 주가가 요동을 쳤습니다.
이번 주 급등락을 반복한 곳은 한미약품그룹입니다. 한미약품은 지난 5일 전일 대비 6.49%(2만3000원) 오른 37만7500원에,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10.3%(8600원) 오른 9만21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주가는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한미약품은 6일 전일대비 7.15%(2만7000원) 내린 35만500원에 장을 마쳤고, 한미사이언스는 7.82%(7200원) 내린 8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한미약품의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한 이유는 바로 ‘언론 보도’ 때문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강호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대형 제약사와 수시로 협의해 왔다”는 발언을 인용하며 “한국이 글로벌 빅파마들과 최대 10억회분의 백신 생산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로이터는 생산을 맡을 후보에 한미약품의 이름을 거론했고, 해당 보도를 다시 국내언론들이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의 파장은 힘 빠진 주가마저 일으켜 세울 만큼 컸습니다. 이날 오전 장만하더라도 한미약품 그룹 주가는 약세를 보였지만 오후 들어 상승 전환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보건복지부는 “백신 생산 계약은 기업 간 협의 사항”이라며 "보건산업정책국장은 해당 인터뷰에서 한국이 mRNA 백신 생산 능력을 10억회분 이상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복지부의 반박 성명에 주가는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해야 했습니다. 물론 한미약품이 mRNA 백신 생산 능력이 없는 게 아닙니다. 문제는 언론보도가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했고, 이 영향으로 주가가 대폭 상승한 것입니다. 하루 사이에 누군가는 주식으로 큰 이득을 봤고, 누군가는 큰 손실을 본 것입니다.
한미약품그룹은 연 10억 도즈(1회 접종분) mRNA 백신 생산 능력을 갖췄습니다. 국립보건연구원이 원료의약품 기업 한미정밀화학을 방문해 최근 mRNA 핵심 원료 6종의 합성에 성공한 한미의 기술을 확인했습니다.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진하고 있는 전 세계 백신 공급을 위한 지역별 허브 구축 프로젝트 공모에 참여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확정되지 않은 사안을 발표하거나 보도하려면 늘 조심해야 합니다. 일찍 터트린 폭죽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제약·바이오업계 주가 변동을 통해 경험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 달 전 mRNA 백신 생산 오보로 인해 곤혹을 치른 곳이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입니다.
앞서 한 언론은 5월 12일자 1면과 3면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 백신을 만든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중 6% 가까이 상승해 86만원 선까지 거래됐습니다. 이날 회사의 주가는 전일 대비 4.77%(3만9000원) 오른 85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그러나 기사가 나온 직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보도가 “사실이 아니다”고 공시했습니다. 그 기사는 오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결론적으로 추후 해당 언론사도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실제 위탁생산을 맡긴 주인공은 화이자가 아닌 모더나였기 때문입니다.
이 보도가 나온 것은 정통한 유력인사로부터 기업 이름을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해당 사실은 한미정상회담에서 협약이 완전히 체결되기 전까지, 고위 공무원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당사자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확인을 해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얼마 전 한미약품의 mRNA 백신 생산에 관한 외신 보도도 비슷한 맥락이 연출됐습니다. 한미약품이 mRNA 백신 생산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후보 기업 중 어느 곳이 될지는 단정 지어서 말하기 이른 상황입니다.
바이오 기업의 주가 널뜀 현상은 최근 코로나19 치료제·백신 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반영된 탓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신풍제약입니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물질로 언급되면서 한 해 동안 주가가 무려 1600%나 뛰었습니다. 지난해 7월 9일 3만9500원이었던 주가는 불과 두 달만인 9월21일 21만4000원 까지 올랐습니다. 무려 7배 가까운 상승입니다.
하지만 현재 신풍제약의 주가는 6만원대를 기록중입니다. 9일 기준 6만71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 회사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 됐다는 거품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펀더멘털보다는 시장 이슈와 수급이 주가를 좌우했다는 평가입니다. 최근 피라맥스의 임상 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발표로 주가가 다시 하락했습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해외로부터 수많은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실제 생산능력과 기술을 입증하며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업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기업의 성과는 하루 만에 뚝딱 나오는 게 아닙니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 그리고 시행착오를 거치게 됩니다. 그 어려운 것을 국내 기업들이 해내고 있는 만큼 성과나 이슈에 대한 언론 보도가 세심해져야 할 시기입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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