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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제철 기술 패권 노리는 포스코의 ‘도전’

자사 기술 공유해 전 세계 철강사와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2050년까지 수소환원제철 전환에 30조~40조원 투입”

김학동 포스코 사장이 2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
포스코가 2050년 탄소중립(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달성을 위해 전 세계 철강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한다. 자사의 파이넥스 공정을 전 세계 철강사들과 공유해 수소 100%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수소환원제철(하이렉스) 개발을 앞당긴다는 것이다.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제철소 공정을 무(無)탄소 공정으로 전환하고, 생산‧운송‧저장‧활용 등을 아우르는 수소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29일 온오프라인으로 국제 수소환원제철 포럼(HyIS 2021)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10월 6일부터 8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HyIS 2021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 로 주관하는 HyIS 2021은 전 세계 철강사들이 머리를 맞대 수소환원제철 개발 동향, 국가별 저탄소 정책, 기술 개발 협업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환영사로 시작하는 이 포럼은 키노트 세션, 정책 세션, 테크놀로지 세션, 컬래버레이션 세션 등으로 구성된다.  
 
키노트 세션에선 에드윈 바쏜 세계철강협회 사무총장의 ‘저탄소 시대를 위한 철강산업의 도전과 역할’, 알란 핀켈 호주 정부 저탄소 특별고문의 ‘수소 생산‧공급‧조달 등에 대한 현황과 전망’ 등이 발표된다. 또한 마틴 웬궈 페이 SSAB(스웨덴 철강사) 최고기술책임자(CTO), 이덕락 포스코 기술연구원장 등도 각 사의 탄소중립 전략 등을 공유한다. 이날 현재 온오프라인으로 포럼에 등록한 인원이 700명을 넘는 등 이번 포럼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분위기다.  
 
김학동 포스코 사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철강업계 탄소중립 핵심은 탄소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활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제철”이라고 강조하면서 “개별 기업이 수소환원제철 개발하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철강업계 간 공동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포럼을 통해 포스코뿐 아니라 전 세계 철강사들의 탄소중립 실현 의지를 전달하고, 그린 철강 시대 실현을 위한 철강업계 간 협력 방안을 모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기술 공유로 수소환원제철 개발 주도  

 
포스코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자사 고유 기술인 파이넥스를 전 세계 철강사들과 공유해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포스코가 현재 활용하고 있는 파이넥스는 고로 없이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유동환원로에 넣어 환원철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석탄을 투입한 용융로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75%와 수소 25%를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제로 사용하는 것이다. 수소 100%를 환원제로 활용하는 하이렉스의 중단 단계 기술인 셈이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요구로 각국의 철강사들도 수소를 활용한 제철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유럽과 중국 철강사 다수가 채택한 방식은 샤프트(Shaft) 환원로 방식이다. 분철광석을 전처리(前處理) 과정을 거쳐 펠릿(구술 형태의 원료)을 제조하고, 이를 환원로에 투입하는 것이다. 펠릿과 함께 1050도 이상 가열된 수소를 넣어 환원철을 생산하는 구조다.  
 
샤프트 환원로 방식의 문제는 펠릿 분화 등을 방지하기 위해 고(高)품위 펠릿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해당 기술이 전 세계 표준이 된다고 가정하면, 고품위 펠릿 수급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수소 흡열 반응 등도 한계로 거론된다. 이덕락 포스코 기술연구원장은 “샤프트 환원로 방식은 전처리를 거친 펠릿을 사용하는 데다, 수소 흡열 반응에 대비해 열 보상 설비를 갖춰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동환원로를 활용한 포스코의 하이렉스는 분철광석을 유동환원로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전처리 없는 분철광석과 880도 정도 가열된 수소를 환원로에 넣어 환원철을 뽑아내는 구조다. 지난해 전 세계 철광석 해상 물동량 가운데 분철광석이 차지하는 비중은 68%에 달한 반면, 펠릿은 13%에 불과했다. 분철광석을 바로 투입하는 만큼, 안정적인 원료 수급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수소 통로인 파이프에 산소를 추가 투입해 보다 수월하게 열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수소 흡열 반응 대응이 용이하다는 평가다. 이덕락 기술연구원장은 “현재 유동환원로 방식을 통해 3000만 톤의 용선(鎔銑)을 생산하는 등 해당 기술에 대한 현장 조업 노하우, 설비 운영 기술은 거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채택한 철강사는 포스코가 유일해 당장 전 세계 철강사들과의 협업 등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국제 수소환원제철 포럼을 주관한 이유다. 이덕락 기술연구원장은 “이번 포럼에서 우리 기술의 잠재적 우수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같이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국내 제철소 고로를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는 데 총 30조~4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학동 사장은 “2050년까지 수소환원제철을 제강 설비로 연결시키는 데 5조~10조원, 수소환원제철 구축을 위한 신규 투자비가 20조~30조원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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