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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용자 대출 막힌 카카오·케이뱅크, 대손비용 관리 '시험대'

케이뱅크 첫 연간 흑자 달성 기대…카카오뱅크 고객수 1740만명↑
"중금리대출 확대로 연체율 상승 불보듯…플랫폼 역량 입증 시험대"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 [사진 카카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1, 2호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지난 3분기 일제히 호실적을 거두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됐음에도 고객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 호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중금리대출 확대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는 만큼 대손비용 관리가 핵심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케뱅·카뱅 고객수 증가하며 호실적 견인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 누적 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출범 4년 여 만에 첫 연간 흑자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누적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95.6% 증가한 167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케이뱅크는 예대마진 확대 등의 영향으로 올해 3분기 약 168억원의 잠정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123억원)와 2분기(39억원)의 손익을 감안하면 출범 이후 누적 흑자 전환에 성공한 수치다. 3분기 예대마진은 지난 1분기보다 0.24% 늘었다. 이에 힘입어 3분기 순이자이익은 5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3억원보다 약 5배 상승했다.  
 
케이뱅크의 성장세는 업비트를 비롯한 제휴처 확대도 보탬이 됐다. 가상자산 가격 변동 리스크에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비이자이익은 3분기 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6억원 손실에서 111억원 늘어난 수치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꾸준한 여신 성장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679억원, 영업이익 2050억원을 달성했다.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520억원, 영업이익은 712억원을 기록했다. 수신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5조5252억원 불어난 29조645억원을 기록하며 저원가성 예금이 5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여신 잔액은 4조7252억원 증가한 25조385억원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부분은 두 은행 모두 고객수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 고객 수는 3분기 말 기준 1740만명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 앱의 MAU(월간 실사용자 수)는 1470만명을 넘어서 금융 앱 부문 1위 자리를 지켰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고객수가 219만명이었으나 올 3분기 말 기준 66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중금리대출 확대가 건전성 우려로…4분기가 시험대"  

케이뱅크 사옥 앞 CI. [사진 케이뱅크]
인터넷은행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카뱅과 케뱅의 실적 호조세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 인터넷은행은 올 연말까지 중저금리 신용대출 비율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고신용대출을 막고 중저신용 고객 확대를 위해 이자 지원에 나서는 등 경쟁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2분기 말 기준 15.5%, 카카오뱅크는 3분기 말 기준 13.4% 수준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올해 중저금리 신용대출 비율(잔액기준) 목표는 각각 21.5%, 20.8%로 현 수준과 큰 격차를 보인다.
 
이에 케이뱅크는 오는 6일부터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의 고신용 고객(KCB 820점 초과) 신규 및 증액 신청을 연말까지 중단하기로 했고,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 10월 8일부터 고신용 신용대출 및 직장인 사잇돌대출, 일반 전월세보증금 대출의 신규 대출을 연말까지 중단했다.  
 
문제는 늘어난 중금리대출 만큼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카카오뱅크 대손비용은 296억원으로 지난 2분기(165억원)보다 79.6%나 늘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대손비용은 296억원으로 이에 따른 CCR(대손충당금 전입비율)은 47bp를 기록했는데 중금리대출이 5~6bp 상승요인"이라며 "수수료와 플랫폼 수익도 늘어 비이자이익 증가를 견인하겠지만, 중금리 대출로 대손비용이 늘어나면서 건전성 관리가 방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4분기가 금융 플랫폼 역량을 입증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카카오뱅크 신용평가시스템(CSS)이 타사보다 나은 점이 입증되지 않으면 대손 비용률이 2023년까지 높아져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대출과 연말 출시 예정인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 대출 등 신상품으로 여신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CSS 고도화를 통해 연체율을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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