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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앞당겨진 폐점…'위드 코로나'에도 은행 영업시간 그대로

금융서비스 조회 인터넷뱅킹 93.2% 이용...창구는 4.8% 그쳐
비대면 거래 확산 속 은행들 “디지털 소외계층 포용 노력 지속”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 붙은 영업시간 단축 안내문. [연합뉴스]
정부의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이 열흘째를 훌쩍 넘어섰지만, 은행 영업시간은 여전히 한 시간 단축 운영되고 있다. 
 
앞서 주요 시중은행 영업점은 기존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까지 운영됐으나, 지난 7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에 따라 오전 9시30분에서 오후 3시30분으로 축소했다. 일상 회복에도 불구하고 금융소비자들이 서비스 이용에 큰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은행측 설명이다.  
 

영업시간 줄어도 '비대면 거래'로 대부분 가능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들은 정부의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른 별도의 영업시간 변경 지침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로 영업시간을 축소 운영한 이후 유지되고 있다”며 “아직 정상화에 대한 특별한 지침은 없다”고 말했다.
 
굳이 은행 점포를 방문하지 않아도 예·적금, 신용대출 등 대부분의 서비스가 비대면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터넷뱅킹 조회서비스 이용 비중(건수 기준)은 93.2%에 달하는 반면 창구를 찾는 고객은 4.8%에 그쳤다. 국내은행의 모바일뱅킹 이용금액도 일평균 12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모바일뱅킹 일평균 이용금액은 12조5891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19.8% 증가했다. 이용건수는 1405만건으로 같은 기간 13.3% 늘었다.
 
같은 이유로 코로나19 이후 은행 영업 점포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점 점포 수는 일 년 사이 173곳이나 줄었다. 지난해 6월 3001곳이었던 점포는 올해 6월 2828곳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KB국민 74곳, 우리은행 37곳, 하나은행 32곳, 신한은행 30곳 순으로 감소했다.  
 
영업점 감소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KB국민은행 홈페이지에 따르면 내년 1월 24일부터 35개점(영업점 24개점·출장소 11개점)을 폐쇄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내년 1월 24일 7개 지점을 인근 지점과 통합해 운영한다. 
 

KB·신한 앱 가입자수 늘고 하나·우리 비대면 상품 가입 ↑ 

은행들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고객 수를 늘리고 비대면 상품 출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한시적으로 중단했지만, KB국민은행의 'KB스타신용대출‘과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은 비대면 전용 상품이다.  
 
또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 앱 가입자 수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1762만3000명으로 지난해 말 1668만1000명보다 94만2000명이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모바일 앱 ‘쏠(SOL)’의 3분기 말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953만명을 기록해 지난해 말 685만명 대비 40% 가까이 늘었다.  
 
하나은행은 신규좌수 기준 주요 비대면 상품 실적에서 신용대출이 92.2%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예‧적금도 58.1%가 비대면으로 가입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영업점포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던 고객이 하나원큐 등 모바일 앱을 통해 넘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신용대출에서 비대면 비중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67.2%를 기록했다. 비대면 상품 가입 고객 수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167만8000명에서 3분기 말 현재 기준은 172만6000명으로 확대됐다.
 
은행권은 여전히 앱 이용자 수로 1·2위를 차지하는 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을 위해 디지털 전환에 힘쓰고 있다. 늘어난 시중은행 앱 이용자 수와 비대면 비중은 앱을 개편하고 챗봇 활성화 등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카카오뱅크가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예고하면서 은행권의 비대면 상품 경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금융소외계층 우려도

할머니가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은행 지점을 찾아 들어가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하지만 비대면 서비스의 급격한 확산으로 디지털 기술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은 더욱 큰 ‘디지털 소외’를 느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인구 고령화가 심각한 지방과 노년층이 주로 거주하는 격지 중심으로 영업점포가 문을 닫으면서 금융소외계층 역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업무 효율화에 따라 영업점포를 줄이고 있지만 고령층이 많은 곳은 그들의 수요 역시 고려하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을 하더라도 생활금융과 결합된 형태나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디지털 소외계층을 보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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