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91주년을 맞은 CJ대한통운이 기업 신성장동력에 2023년까지 2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이커머스와 택배, 새로운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유통업체의 상품이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의 전 과정) 등 플랫폼 사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기존 물류사업을 토대로 혁신기술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의지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는 14일 창립 91주년 기념사에서 “과거 우리의 강점이었던 넓은 부지와 큰 창고, 경험 기반의 운영능력은 당분간 시장에서 비교우위를 지키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미래에는 생존조차 보장받기 힘든 방식”이라고 말하며 이 같은 변화를 요구했다.
 
지난 3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향후 3년간 미래 혁신성장 분야에 10조원 이상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한 중기 비전을 제시한 이후 계열사에서 나온 첫 번째 후속 조치다.
 
CJ대한통운은 1930년 11월15일 ‘조선미곡창고’라는 이름으로 탄생한 국내 최고(最古) 종합물류기업이다. 광복과 전후 재건기, 산업화 시기를 거치며 대한민국 물류 근대화를 이끈 주역이다. 2013년 대한통운과 CJ GLS 합병으로 CJ그룹 소속이 됐다. 합병 당시 매출은 3조8000억원이었지만 연평균 23.1% 성장하며 지난해 매출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CJ대한통운은 라스트마일 등 플랫폼 사업 기술역량을 확보해 노동집약 구조에서 디지털집약 구조로 급변하는 물류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이를 위해 융합형 풀필먼트 인프라를 현재의 8배 수준으로 확장한다. 2023년까지 수도권 이커머스 핵심거점 및 3온도(냉장·냉동·상온) 풀필먼트 센터를 추가 구축할 계획이다. 신규 인프라는 이미 운영 중인 곤지암·용인·군포 센터 및 택배거점과 신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와 연계하고, 자율주행 로봇 등을 통한 자동화와 AI·빅데이터 기반의 예측 운영 역량을 더할 계획이다. 
 
택배사업은 소형상품 분류 설비인 멀티포인트(MP) 등을 통해 취급능력을 높이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적화에 나선다. 여기에 신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체계를 구축해 더 많은 이커머스 플랫폼과 셀러, 소비자들에게 융합형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첨단기술 등 미래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와 전문 인재 확보에도 나선다. 2023년까지 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 규모를 2배 이상 키우고 800명 수준의 최고급 전문인력도 확보할 계획이다. 기술 스타트업과의 시너지 창출과 신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인사제도 개편도 단행한다. 7단계 이상 세분화된 직급체계를 단순화하고 나이에 상관없이 역량만 있다면 조직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인사제도를 손질할 예정이다. 성과에 기반한 보상 시스템도 구축한다.
 
강 대표는 “'91살이지만 청년기업'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는 역동적인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단순히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로봇, AI, 데이터 기반의 TES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선도기업 수준을 뛰어넘는 첨단 물류기술을 고객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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