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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천비디아’ 돌파…수혜주는 어디?

엔비디아 1분기 실적 시장 예상 상회
AI 반도체·전력 관련 주 수혜 전망

엔비디아 로고. [사진 엔비디아]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칩 대장주 엔비디아가 드디어 ‘천비디아’(엔비디아 주가 1000달러) 고지에 올랐다.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1분기 호실적에 시장은 수혜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5시47분(서부 오후 2시47분) 현재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정규장보다 6.16% 오른 1008달러에 거래됐다. 엔비디아 주가가 1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가는 1020달러 안팎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의 상승은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실적 발표, 2분기 실적 가이던스, 주식분할 발표 소식 등이 호재로 작용한데 따른 것이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매출은 260억4000만 달러(35조6000억원), 주당 순이익은 6.12달러(8366원)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246억5000만 달러를 웃돌았고, 주당 순이익도 예상치 5.59달러를 상회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71억9000만 달러에서 262% 급등했고, 주당 순이익은 1.09달러에서 4.5배 증가했다. 

호실적 배경에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아마존‧오픈AI 등에서 AI 개발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수요 폭증이 있다. 부문별로는 핵심 캐시마우인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22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27% 증가했다. 게임 부문 매출은 18% 늘어난 26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엔비디아의 핵심 AI 칩인 H100 GPU가 포함된 우리의 ‘호퍼’ 그래픽 프로세서 출하가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며 “대형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이 엔비디아 AI 인프라를 대규모로 설치하고 확대하면서 강력한 성장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2분기(5∼7월) 매출을 280억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266억1000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월가는 주당 순이익도 5.95달러로 예상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지난 3월 공개한 차세대 AI 칩 블랙웰을 생산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황 CEO는 “차세대 산업 혁명이 시작됐다”며 “기업과 국가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1조 달러 규모의 기존 데이터 센터를 가속화된 컴퓨팅으로 전환하고, 새로운 유형의 데이터센터인 AI 공장을 구축해 새로운 상품인 AI를 생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애널리스트와의 전화회의(콘퍼런스콜)에서 “블랙웰 AI 칩이 이번 분기에 출하될 것”이며 “다음 분기에는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엔비디아는 이날 주식을 10대1로 분할한다고 밝혔다. 분기별 배당금은 기존 주당 0.04달러에서 0.1달러로 늘렸다.

AI 슈퍼사이클 지속 전망…“전력 설비 더 필요”

증권가에선 엔비디아발 ‘AI 훈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AI 사이클 국면이 아직 초기 단계인데다 내년까지 AI칩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란 예상에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실적 서프라이즈가 지속되고 있고 현재 AI 사이클의 거품은 우려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현 AI 사이클 국면은 보급률 관점에서 아직 초기국면에 불과한 상황이어서 AI 시장의 추가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선 SK하이닉스가 수혜주로 꼽힌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1.16% 오른 20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장 중 20만4000원까지 올랐다. SK하이닉스가 장중·종가 20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예상 수요량 대비 SK하이닉스 생산량은 60%를 점유할 것”이라며 “HBM3와 HBM3E 시장 진입이 늦어진 경쟁사의 생산량은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올해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상당히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현재의 높은 가격 프리미엄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는 AI서버 고용량 D램 모듈을 독점해 온 SK하이닉스에 여전히 유리한 상황으로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망인 SK하이닉스의 수혜가 지속될 것이며, 주가 리레이팅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관련주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AI 데이터센터 확충에 따라 전력 수요에 대한 ‘슈퍼 사이클’이 2029년까지 지속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전기 먹는 하마’라고 불리는 AI의 특상 전기를 생산·공급하는 전력 회사들이 주목받은 것이란 분석이다. 전선 핵심 소재인 구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전선주 역시 최근 고공행진 중이다. 올 들어 280% 넘게 급등한 삼화전기를 비롯해 대원전선, HD현대일렉트릭, LS일레트릭, 대한전선, LS 등이 상승세를 보여왔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AI 등장으로 신규 데이터센터가 필요해지고 노후화된 인프라 교체 사이클이 도래했으며,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등 전력 설비 수요가 급증했다”며 “과거 교체 사이클이 최소 6년간 지속된 것을 감안하면 이번 사이클은 적어도 2029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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