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에디슨모터스, 법원에 쌍용차 정밀실사 기간 연장 요구
30일까지 연장 신청에 이르면 12월 초 본계약 협상 전망
일부선 “대선 코앞까지 시간 끌기” 지적도
쌍용자동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지난 10일부터 2주간 쌍용차 인수를 위해 정밀실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법원에 정밀실시 기간을 1주일 연장해달라고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이 연장 신청을 받아들이면, 당초 11월말로 예상됐던 본 계약 협상은 내달 초에 이뤄질 전망이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정밀실사 기간 연장 이유에 대해 “별도로 언급할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에선 “쌍용차 인수 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는 에디슨모터스 측이 내년 대선 정국까지 쌍용차 인수 문제를 끌고 가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는 것”이란 의구심도 제기된다.
22일 완성차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요구로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지난 19일 서울회생법원에 우선협상대상자 정밀실사 기간에 대한 연장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초 정밀실사는 23일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오는 30일까지 정밀실사를 진행하겠다고 요청한 것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현재까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정밀실사 기간 연장 신청에 대해 별도의 답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서울회생법원 측은 “정밀실사 기간 연장 신청과 신청 허가 등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회생법원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요구대로 정밀실사 기간을 1주일 연장할 경우, 11월 말로 예상됐던 본 계약 협상도 내달로 연기된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과 쌍용차 간 본 계약이 체결되면 쌍용차 회생을 위한 자금 조달, 부채 상환과 회생채권 변제율 등의 내용이 담긴 회생 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 회생 계획안이 최종 확정되려면 채권단 등 관계인 집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에디슨모터스 측과 쌍용차 매각 주간사인 EY한영 측은 정밀실사 기간 연장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이코노미스트]와 통화에서 “정밀실사 기간 연장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인수 절차가 늦어졌기 때문에 실사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본 계약 전부터 ‘삐걱’…내년 대선까지 시간 끌기?
에디슨모터스 측은 쌍용차에 인수·운영 자금을 투입해 회사가 안정되면 이후 평택공장 부지를 담보로 정상적으로 대출을 신청하는 것이며, 용도 변경의 경우 과거 평택시와 쌍용차가 추진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동차업계와 자동차 전문가들, 심지어 쌍용차 내부에서도조차 인수할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것에 대한 의구심과 불안감은 여전한 분위기다.
일부에선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자금 마련 구상에 대해 “내년 대선 정국까지 쌍용차 인수 절차를 끌고 가기 위한 일종의 시간 끌기 전략”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자동차학)는 “에디슨모터스도 특혜 시비에 민감한 산은이 현 시점에서 평택공장 부지 담보 대출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에디슨모터스가 내년 대선 정국에 쌍용차 인수 문제를 부각시켜, 고용 안정 등을 무기로 산은의 지원을 유도하려는 고도의 시간 끌기 전략을 펴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영권 대표는 인력 구조조정 없이 쌍용차 회생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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