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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기업은 ‘벤처투자 러시’, 한국만 제자리걸음 [체크리포트]

상반기 전 세계 CVC 투자액, 지난해 추월
한국은 금산분리 규제로 대기업 참여 제한

 
 
글로벌 대기업의 벤처투자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투자액이 지난 한 해 전체 투자액을 넘어섰다. 그런데 국내 상황은 거꾸로 간다. 규제 탓에 원래도 투자 규모가 작은데, 최근 3년 새 더 줄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6일 낸 보고서 ‘국내외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의 현황과 규제 특징’에서 이렇게 밝혔다. 기업형 벤처캐피털은 회사 법인이 대주주인 투자사를 말한다. 보통 대기업집단에서 신생기업(스타트업)에 투자해 수익을 내거나 미래 비즈니스를 발굴하려고 운용한다.  
 
보고서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 CVC에서 790억 달러(93조7493억원)를 스타트업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CB인사이트 집계를 인용했다. 지난해 연간 투자총액인 740억 달러(87조8158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늘었다.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에서 CVC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벤처캐피털 시장이 가장 큰 미국이 그렇다. 2012년까지 CVC 투자액이 전체의 30%에 못 미쳤지만, 최근 5년 새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급증했다.
 
반면 국내 CVC 투자 규모는 제자리걸음이다. 2018년 21억4500만 달러(2조5448억원)에서 2019년 10억2500만 달러, 지난해는 17억9400만 달러였다. 시장조사업체 프레퀸(Preqin)이 집계한 수치다. 국내 CVC가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3%로, 미국에 비하면 크지 않다.
 
글로벌 흐름과 따로 가는 건 규제 때문이다. 국내 금융당국은 대기업집단에서 CVC를 편법 승계나 일감 몰아주기 용도로 악용할까 우려해 규제해왔다. 지주체제 밖에 두거나 해외법인 형태로만 운영할 수 있다. 이달 30일부터 지주사의 CVC 보유를 허용하지만, 외부자금 차입 등에서 제한이 많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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