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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온·오프라인 사로잡는다” 신세계가 미술품 투자에 진심인 까닭

신세계, 서울옥션에 280억원 투자 결정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3층서 미술품 판매
1960년대부터 백화점 업계 첫 갤러리 운영
미술품 전시로 오프라인 매장 소비자 모으고
메타버스·NFT 등 디지털 신사업 진출 꾀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3층 고객 라운지 모습.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의 미술품 투자 행보가 심상치 않다. 최근 신세계는 서울옥션에 280억원을 투자하고 주식 85만6767주를 소유하게 됐다. 이 같은 투자로 서울옥션의 신세계 지분율은 4.82%가 됐고 신세계는 국내 미술품 시장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옥션을 활용해 본격적으로 미술품 수급에 나설 전망이다. 미술품 관련 사업에만 집중하는 ‘갤러리팀’도 운영한다. 신세계 갤러리팀은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지난 2019년부터 임원급 조직으로 격상하며 아트 마케팅 전략에 적극적이다.  
 

2019년부터 갤러리팀 임원급 조직으로 격상  

국내 빅3 백화점 모두가 문화센터 등을 운영하며 문화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이중에서도 신세계백화점은 빅3 백화점 처음으로 갤러리를 설치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1930년대부터 국내에서 운영된 미스코시백화점에 화랑은 해방 이후 동화백화점 동화화랑이 됐다가 1963년 11월부터는 신세계백화점 신세계화랑으로 개칭됐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은 대구 신세계갤러리,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 광주 신세계갤러리, 본관 아트월 갤러리 등을 운영하며 연간 50회 이상의 전시를 열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는 갤러리라는 공간을 넘어, 백화점 상품 판매처 중심에도 미술품을 선보이고 직접 판매까지 나섰다. 신세계백화점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강남점을 리뉴얼하며 명품 브랜드 매장이 즐비한 3층 곳곳에 회화부터 오브제, 조작 작품 등 예술작품 250여점을 상설 전시하고 이를 판매한다. 백화점 방문자는 매장 벽을 비롯해 통로 고객 라운지 등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상주하고 있는 전문 큐레이터를 통해 작품 설명을 듣고 살 수 있다. 이처럼 미술품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서 직접 판매까지 나선 것은 백화점업계 첫 시도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에서 열린 블라섬 아트 페어. [사진 신세계백화점]
 

디지털 사업 확장에 제격인 ‘미술품’  

신세계백화점 애플리케이션에서 볼 수 있는 전시 정보. [사진 신세계백화점 앱]
유통기업인 신세계가 본업과 전혀 상관없는 미술 사업에 뛰어든 까닭은 온-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로 분석된다. 가장 가시적인 효과로는 미술품 전시로 인한 볼거리를 제공해, 온라인으로 빼앗긴 소비자들을 다시금 오프라인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게끔 하는 것이다. 이때 신세계는 자사의 강력한 무기인 ‘명품’과의 시너지를 꾀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리뉴얼이 대표적인 예다. 값비싼 미술품을 곳곳에 배치해 명품 브랜드 매장 층 분위기를 더욱 고급스럽게 나타냈다. 갤러리인지 백화점인지 헷갈릴 정도로 명품 상품과 어우러지게 배치해, 명품과 미술품을 향유하는 소비층 모시기에 나섰다.  
 
디지털 사업 확장에도 미술품은 활용하기 쉬운 재료다. 메가 트렌드로 급부상하는 메타버스  사업 등 온라인 먹거리에 신세계가 미술품을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메타버스, NFT 등 디지털 플랫폼에 활용하기 쉬운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미술품 전시 분야”라며 “새로운 디지털 신사업으로 미술품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세계는 지난해 6월부터 신세계백화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미술품을 소개하고, 작가에 대한 기초 지식 및 소개 영상 등을 선보이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소개했던 미술품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트를 제작한 것이다.    
 
또 미술품 투자는 예술작품이나 수집품을 블록체인 상에 나타내는 디지털 파일인 NFT 사업과도 이어진다. 이번 신세계가 280억원 투자한 서울옥션은 업비트 운영업체인 두나무와 협업해 NFT사업에 진출하고, NFT 예술품 거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 측은 미술품 투자에 대해 ‘사회공헌적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60년대부터 이어온 사업이며,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보다는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등 지원하고, 방문자에게 백화점에서 무료로 작품 전시를 제공하는 등 사회공헌 측면이 강하다”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3층에 전시하는 작품들도 모두 다 판매하는 작품이 아닌, 30% 정도만 판매하는 제품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신세계 주력사업이 미술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미술작품 수급 등을 더욱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서울옥션에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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